2025/01 53

샘(우물) ;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축복

인류는 옛날부터 샘물을 중요하게 여기고 신성시했다. 그래서 보통 양지바른 산 밑 좋은 샘물이 솟아오르는 곳에 촌락을 형성했다.마을 공동 우물터는 공동 작업장인 동시에 휴식처와 사교장이며         세상 물정을 배워가는 교육장이었다.신선한 물이 흐르는 우물이나 샘은 마음과 몸을 정화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샘은 생명의 근원이며, 정화와 풍요의 상징이었다.예로부터 우물터는 기운을 북돋워 주는 원기 회복의 장소로,                  낙원을 가리키는 '표시'이기도 했다. 그래서 신성시되던 우물이 있는 장소에 신전을 건립했다.신전 안에 있는 거룩한 우물에서 사람들은 물을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샘에서 넘쳐 흘러나오는 물은 생명과 풍요로움의 상징으로도 보인다. 구약시대에 우물은 생명의 상징이며    ..

사십(40) - 새 세대가 시작하는 기간

마흔의 나이를 불혹(不惑)이라 한다. 나이 사십이면 사물의 이치와 세상사에 어느 정도 깨달음이 있어          미혹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자신의 의지나 인생관을 확립하는 시기이고,             주변 여건에 흔들리지 않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고대 유다인의 비문들을 살펴보면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나이를 정확하게 몰랐던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묘비에 적힌 나이들이 정확한 나이가 아니라 어림잡은 나이를 새겨 놓은 것이다. 당시에는 정확한 숫자 개념이 없었다.성경에 셋, 일곱, 사십이라는 숫자가 많이 등장하는 것이 그 증거다. 즉, 셋은 적은 것이고, 일곱은 좀 더 많은 것이며, 사십은 아주 많은 것을 뜻한다.따라서 이 숫자들은 모두 근사치다. 이러한 부정확한 숫자 개념..

소금- 인간과 하느님을 잇는 매개물

소금은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경제적ㆍ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옛날부터 교역에서 소금이 화폐 역할을 하기도 했다.로마시대에는 관리ㆍ공무원ㆍ군인 급료를 소금으로 지급한 일이 있었다. 소금은 깨끗하게 하는 힘, 거룩한 힘을 갖는다. 더러움을 씻는 소금은 마귀를 내쫓는 일이나 질병 치료에도 사용됐다. 성경에도 소금에 관한 기록이 많이 등장한다.소금이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하며, 죽음과 유산(流産)의 더러움을              깨끗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소금은 인간과 하느님을 잇는 상징적 매개물이다. 하느님에게 희생 제물을 바칠 때 희생되는 수소와 숫양에                    제사장이 소금을 뿌리도록 지시하고 있다.(에제 43,24).소금은 또한 사람과 하느님, 사람과 사람의 굳은 유대감..

술 ; 풍요로움, 성대한 잔치를 나타내

우리나라는 비교적 관대한 음주문화 탓에 알코올 관련 질병 발생률이 높다. 알코올 소비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술은 뇌세포에 치명적 손상을 입힌다. 술을 급히, 많이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충분히 분해할 수 없고,         알코올은 혈액 공급량이 많은 뇌에 손상을 주게 된다. 전두엽은 학습, 단기 기억, 이성, 계획, 문제 해결, 감정 조절 등과 같은                 고차원적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이며,                 두정엽은 공간, 시각적 과정과 집중력 조절 등을 담당하는 부위다.만성적이고 과도한 음주는 이들 부위에 신경생물학적으로                     비정상적 활동을 일으킨다.평소 순하던 사람이 술만 마시면 작은 자극에도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

재- 덧없음과 무상, 슬픔과 재회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것과 함께 거행되는 참회 전례는 많은 상징을 갖고 있다.예로부터 재의 수요일에는 재에 성수를 뿌린 다음 그 재를 신자들 머리에 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된 밥에 재 뿌린다'는 속담처럼 재는 부정적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그리스도교에서 재는 많은 것을 상징한다. 초대교회 때부터 내려오던 교회의 공적 참회 제도가 10세기 말께 없어졌지만                재를 뿌리는 의식은 그대로 보존됐다.교황 우르바노 2세는 1091년 이 관습을 모든 교회에서 보존하기를 권고했다. 이 예식에서 성직자들이나 남자들에게는 머리 위에 재를 얹었고,                     여자들에게는 재로 이마에 십자표를 그었다. 재는 덧없음과 무상, 슬픔과 참회의 상징이므로 사순절 회개의 전례에 안성..

키드론 계곡

예루살렘은 해발 760m의 돌산에 세워진 도시다. 동쪽은 경사가 급한 절벽이 계곡에 닿아 있고             서쪽과 남쪽은 완만한 낭떠러지에 접해 있다. 북쪽만 트여 있는 셈이다.따라서 성안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북쪽뿐이고 이곳을 성벽으로 막았다. 현재는 예루살렘 신도시가 성벽 앞까지 뻗어 있다. 물론 성안에는 구시가지가 예전부터 있었다. 오랫동안 구시가지는 요르단에 속해 있었고 신도시만 이스라엘 땅이었다. 그러다보니 성 밖의 신도시 사람들은 성탄절과 부활절 외에는                    성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그러다 1967년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 영토로 선언해 버렸다.이렇게 해서 성벽을 경계로 갈라졌던 예루살렘이 하나가 되었다...

소 아시아

小 아시아는 오늘날의 터키이다. 특히 아시아 쪽 반도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그냥 아시아로 불렀다.그러다 아시아가 동쪽으로 엄청 크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아시아로 부르게 된 것이다.로마인들은 아나톨리아라 불렀다. 해 뜨는 곳이란 의미다. 그들에게는 동쪽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초대교회 때는 묵시록에 명시된 일곱교회가 이곳에 있었다(묵시 2장~3장).그만큼 로마시대에는 그리스도교가 활발했던 곳이다. 기원전 18세기를 풍미했던 히타이트 제국 역시 이곳에서 번성한 나라다. 다윗의 심복이었던 '우리야'는 히타이트 출신으로 이스라엘에서 출세한 군인이었다.그의 부인이 훗날 솔로몬의 어머니가 되는 '밧 세바'다. 아무튼 이 지역은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곳이며, 이집트에서 희랍..

할례는 하느님 나라의 주민증?

초기 그리스도교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많은 이들이 세례를 받았다. 그런데 초창기에는 유다교의 영향으로 개종의 전제 조건으로              할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이처럼 초기 그리스도교의 복음 전파에서 유다인의 율법이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래서 예루살렘 사도회의는 이방계 그리스도인은             유다교의 율법을 지킬 의무가 없다는 것을 결의했다.(사도 15장 참조) 그래서 교회는 사도회의의 결정 이후 이방인들에게 할례 없이             자유롭게 세례를 베풀 수 있었다. 할례는 오늘날의 포경수술과 같은 것으로,             매우 오래 전부터 여러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풍속이었다. 할례는 보통 성인식의 통과의식으로 시행되었다. 할례를 베푸..

벌꿀처럼 달콤한 하느님 말씀

벌꿀은 인류가 자연에서 얻은 초기 식품이다. 그래서 벌꿀은 신화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인류가 벌꿀을 이용하게 된 것은 적어도 5000년 이전으로 추측한다.옛날 사람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신을 젖먹이 때          꿀로 키웠다고 해서 꿀을 신들의 음식으로 생각했다. 인도 신화에서도 경건한 사람들의 생기를 되살리는 벌꿀의 샘이 등장한다.이처럼 벌꿀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음식이다. 로마인들도 벌꿀을 일종의 '만나'라고 생각하며,                    우주의 나무에서 방울져 떨어지는 이슬과 같은 신비스러운 것이라 표현했다. 그후 인류사회에서 꿀은 시신 방부제, 미이라 제작, 과실 보존 등에 사용했다. 또 옛날부터 꿀벌이 만들어낸 신비한 꿀에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셀라(selah)

셀라(selah)는 시편에 71번이나 등장하는 특수 용어다.하지만 아직까지 확정적인 해석은 없다. 몇 가지 이론적인 주장들이 있지만               오늘날은 상호 보완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 일반적인 해석은 '멈춰서 듣는다'라는 의미다.다시 말해 읽는 이에게 '잠시 멈추어 앞부분을 생각하라'는          권고로 보는 견해다. 중지한다는 뜻이 되겠다. 2. 다음은 '강조의 의미'다.이 주장은 셀라의 원형을 히브리어 솔라(sollar-높이다)의 변형으로 보든 데서 착안되었다.따라서 소리가 없는 구간에서는 간주를 크게 하라는 표시일 뿐이라는 것이다. 3. 한편 이러한 해석의 영향으로 '다음 내용은 고상한 내용'이니              악기 소리를 다시 조정하라는 뜻으로 풀이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