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역대기 공부

역대상 21장 공부 : 인구 조사와 흑사병

윤 베드로 2017. 9. 6. 08:54

인구 조사와 흑사병(21,1-17) 


21,1-8 :

본문에 기록된 사건은 사무엘하 24장에도 기록 되어 있다.

그러나 다윗이 인구 조사한 동기는 두 본문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무엘하에서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여 다윗을

격동시키심으로 인구조사를 하였다고 말하고 있으나(사무하24:1),

본문에서는 사탄이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격동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 동기가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와 상관없이 두 본문이

공통적으로 말해 주고 있는 것은 다윗이 인구조사를 한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즉 그의 이와 같은 행위는

하느님의 진노하심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인구조사가 하느님의 진노하심을 가져오는 사건이었을까?

이스라엘에서 인구조사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목적으로 행해졌다.

하나는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군대를 모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율법이 명하고 있는 것으로서

이런 목적의 인구조사 자체는 죄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윗이 인구조사 한 것은 죄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다윗이 인구 조사한 그 행위에 대하여

그토록 진노하신 이유는 인구조사 자체 보다는

인구조사를 한 다윗의 동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본문에서 이와 같은 암시를 찾을 수 있다.

다윗이 군대장수 요압에게 인구조사를 명했을 때

요압은 다윗에게 다음과 같이 말함으로 그 일이 옳지 않음을 말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지금보다 백배나 불어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 그들은 모두 임금님의 종들이 아닙니까?

그런데 임금님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요구하십니까?

어찌하여 이스라엘을 죄짓게 하려 하십니까?(21:3)”

다윗도 인구조사를 마친 후에 그 마음에 자책이 되어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런 일을 하여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당신 종의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습니다.(21:8)”

인구조사가 율법에 의하여 합법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요압이 만류하였고, 

            또한 다윗도 인구조사를 마친 후 자책한 것은

이 일을 한 동기가 불신앙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욕망은 세 가지 근원 중 하나로부터 온 것이다.

하나는 자아로부터, 다른 하나는 하느님께로부터,

또 다른 하나는 사탄으로부터 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마음에 욕망이 일어날 때 그 욕망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분별하여 따를 필요가 있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온 거룩한 소원에 따라 행한다면 반드시 살 것이지만,

사탄으로부터 온 욕망에 따라 행한다면 반드시 망할 것이다.

다윗은 사탄으로부터 온 욕망에 따라 행함으로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칠만 명이 죽임을 당하게 했다.


21,9-17 :

하느님은 다윗이 죄를 깨닫고 회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심판을 선언하셨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다윗이 진정으로 회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을 선언하신 것은 예외적인 일이다.

그러면 어째서 다윗이 진정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용서치 않으시고 오히려 심판하실 것을 선포하셨을까?

우리가 이 물음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자기 백성들이

지상에 사는 동안 내리시는 심판의 궁극적 목적은 사랑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에게 죄에 대한 형벌이 그의 삶에 궁극적으로

유익이 된다면 회개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그에게 형벌을 허용하시고,

용서가 유익이 된다면 하느님은 회개한 자를 용서하시고

그로부터 심판으로 거두어 가시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생각해 볼 때 하느님께서 회개한 다윗에게

오히려 심판을 선언하신 것은 비록 다윗이 심판으로 인하여

큰 고통을 당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더욱 하느님을 경외하게 될 것을 아셨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우리에게 때로는 죄에 대한 심판으로서 형벌이 필요한 것은

이로 인하여 죄의 고통을 체험함으로 죄를 멀리 할 수 있기 때문이며 

       또한 사죄의 은총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범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면

이것은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15절, “하느님께서는 예루살렘을 파멸시키시려고 천사를 보내셨다.”라는

말은 흑사병이 자연 발생이 아니라 하느님의 심판이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므로 이 흑사병은 하느님께서 거두어 가실 때만 그칠 수 있었다.

하느님은 “이 재앙을 내림을 뉘우치심”으로

백성을 멸하는 사자에게 재앙을 거두도록 명하셨다.

다윗은 여부스 사람 오르난 타작마당에 서 계신 곁에서 사자를 보고 하느님께 아뢰었다.

“백성의 인구 조사를 하라고 명령한 것은 제가 아닙니까?

죄를 짓고 이토록 큰 악을 저지른 자는 바로 저입니다.

그러나 주 저의 하느님, 이 양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그러니 제발 당신 손으로 저와 제 아버지의 집안을 치시고

당신 백성에게서는 이 재난을 거두어 주십시오.(17절)”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제단을 세우다(21,18-22,1) 

 

21,18-27 :

하느님께서 예언자 갓을 통하여 다윗에게 말씀해 주신

구원의 길이란 하느님께 제사 드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흑사병 재난이 하느님께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또한 이 재난을 거두어 가실 분도 하느님이심을 말해 준다.

다윗은 예언자를 통해 주신 말씀에 따라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사서

그곳에 제단을 쌓고 하느님께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그때 이스라엘 가운데 내리신 재앙이 그쳤다.

특별히 다윗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하느님께 번제를 드리고자 했을 때, 

         오르난이 왕에게 번제에 필요한 땅과 제물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 주고자 했지만 다윗은 이와 같은 호의에도 불구하고

값을 주고 필요한 모든 것을 사서 하느님께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다윗은 예배를 위하여 이처럼 값을 지불할 줄 아는 자였다.

주님께서 하늘로부터 번제단 위에 불을 내려 응답하셨다는 것(26절)은

주님께서 다윗이 드린 제사를 받으셨다는 의미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이 드리는 제물을 받으셨을 때

그곳에는 사람들의 문제들이 해결 된다.


21,28-30 :

본문은 다윗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단을 쌓고 하느님께 제사를 드린 것이 

        당시 이스라엘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에 대하여

예외적인 일이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제사는 반드시 하느님께서 정해 주신

거룩한 곳(성막이 있는 곳)에서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나안 정복 후 성막은 실로에 있었는데 엘리 때 블레셋에게 법궤를 빼앗긴 후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기까지 성막과 법궤는 분리되어 있었다.

즉 법궤가 없는 성막만 존재하였다는 의미다.

블레셋으로부터 법궤가 돌아온 후 약 20년 동안

법궤는 아비나답의 집에 모셔 있었고

성막은 어떤 이유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실로로부터 기브온으로 옮겨져 있었다.

이처럼 법궤가 모셔 있지 않은 성막이었지만

사람들이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고자 했을 때에는

성막이 있는 기브온에서 드렸다.

다윗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주님의 천사의 칼을 두려워하여

감히 그 앞에 가서 하느님께 묻지 못하고”,

하느님께서 명하신 오르난 타작마당에서 제사를 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그 제사를 받으셨기 때문에

다윗은 그곳에 대하여 “이곳이 바로 주 하느님의 집이며

이스라엘의 번제 제단이다.”라고 했다.

이 일로 인하여 후에 솔로몬 성전은 바로 이곳에 세워진다.

이처럼 하느님의 역사는 인간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볼 때 하느님께서 다윗으로 하여금

장차 성전을 지어야 할 장소를 계시해 주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22:1).


⇒이미 21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윗의 범죄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으로

이스라엘 전역에 흑사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을 때

하느님은 다윗과 이스라엘을 불쌍히 여기심으로

그 재앙을 거두시고자 하셨다.

그래서 하느님은 다윗에게 오르난 타작마당에 단을 쌓고

그곳에 번제를 드리라고 말씀하셨다.

다윗이 순종하여 그곳에서 번제를 드렸을 때

하느님께서 그 단위에 불을 내리심으로 번제물을 태우셨다.

다윗은 이 광경을 보고 “이곳이 바로 주 하느님의 집이며

이스라엘의 번제 제단이다.”고 말했다.

다윗의 이와 같은 고백은 성전의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즉 성전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특별한 장소(성막 또는 성전)가 아니고,

하느님께서 임재하시는 곳은 어느 곳이나 성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