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탈출기 공부

하느님께서 불타는 떨기 속에 나타나시다(출애 3,1-6)

윤 베드로 2014. 3. 24. 20:18

1). 하느님께서 불타는 떨기 속에 나타나시다(출애 3,1-6)

 

3- 1모세는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고 있었다.

그는 양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다.

2주님의 천사가 떨기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3모세는 "내가 가서 이 놀라운 광경을 보아야겠다.

  저 떨기가 왜 타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4모세가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시고, 떨기 한가운데에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그가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5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말아라.

네가 서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6그분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그러자 모세는 하느님을 뵙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다.

 

 ①이스라엘 백성의 울부짖음을 들으신 하느님은 :

          이제 구체적으로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나서신다.

          그 첫 번째 조치로 당신이 장차 쓰실 일꾼

               모세를 택하여 해방의 소명을 맡기신다.

 

②미디안 땅에 온 후 목자가 되어 세상에서 잊혀진 채로 살던 모세는 :

              어느 날 양떼를 이끌고 광야 끝으로 가다가

                          하느님의 산 호렙에 다다른다.

              거기서 모세는 가시나무 떨기에 불꽃이 이는데도

                     타서 없어지지 않는 광경을 보고는 신기하게 여겨 다가간다.

 

③바로 그때 하느님은 :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3,4)하고 부르신다.

모세가 :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하고 대답하자,

하느님은 :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3,5)고 하셨다.

 

⇒모세가 : ‘조상들의 하느님’을 만난 이야기와

               또 이로 인해 마음속에 크나큰 갈등이 일어났다는 이야기

                  구약성서의 가장 뛰어난 걸작 중의 하나이다.

               모세의 생애에서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사건.

 

※고대 세계에서는, 특히 구약성서에서는 :

           흔히 불이 하느님의 顯現을 상징하는 표현방법이었다

                                 (탈출 13,21 ; 19,18 ; 신명 4,12 ; 1열왕 18,24).

    설화자는 : 모세가 아무 생각 없이 거룩한 땅에 들어갔다가

                      인간 세상에 발현하여 두려움을 자아낸 거룩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④θ의 발현을 본 뒤의 모세의 반응은 : 하느님을 뵙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다.” 고 간결하게 표현되어 있다(6절).

  ⇒거룩함을 체험한다는 것은 : 매료되면서도 한편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진 현상이다.

    그러나 거룩한 분이 : 그저 신령하고 이름 없는 분,  또는 두려운 신비가 아니라,

                                      바로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의 하느님이었다.

    聖性은 : 파라오의 정권에서 억압받는 노예들을 구출하기 위해

                            세상에 드러낸 하느님 의지의 표현이다.

 

⑤모세가 불이 붙었으나 타지 않는 떨기나무를 확인하려는 장면에서,

              재빨리 역사적인 사건 안에 말을 건네는 θ의 소리를 듣는 장면으로

              바꾼 설화자의 의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θ이 말을 한다고 표현한 것은 :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는

                 히브리인의 처지가 모세의 가슴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다.

                    모세는 공사감독을 죽인 후 이집트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래서 θ께서는 모세에게 역사적 사건을 거듭 강조하신 것이다.

                 θ의 말은 당신이 하고자 하는 계획의 선포다(탈출 3,7-8).

                         ="나는 에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작업 감독들 때문에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녕 나는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

                           8그래서 내가 그들을 에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구하여,

                             그 땅에서 저 좋고 넓은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리고 올라가려고 내려왔다.

 

⑥모세에서 비롯되는 신앙에 의하면,

  하느님은 : 인간의 고통과 압제를 수수방관하는 분이 아니다.

                 θ은 당신의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 人間事에 간섭한다.

                 θ은 당신의 행위, 즉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우리는 바로 이 이야기에서 이스라엘의 역사적 신앙의 핵심을 본다.

   

*1a 절 : 모세는 목자가 되어 있었다. (선조 아브라함처럼, 에집트 왕자에서 목자로)

                         그의 신분 못지 않게 내적인 변화도 컸을 것이다.

              - 미디안 광야살이, 게르솜이라는 아들의 이름에서 내비치는

                           정체성의 상실에서 오는 고독과 에집트에서 겪은 패배감,

                           허탈감, 배신감, 현재 자신에 대한 격심한 갈등...을 상기.

 

      ⇒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삶,

          화려하지는 않지만 하루하루 삶 속에서 살고있는 모세에게

          θ은 나타나시어 자신의 삶에 안주하도록 놓아두지 않으시고 사명을 주신다.

 

      ‘모세는 미디안 사제인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는 목자가 되었다.’ :

                ‘장인 이드로의 양떼’라고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모세의 처지가 비록 결혼하여 자녀를 두고 산다고 하여도

                    결국 타향살이, 장인의 집에 얹혀 사는 더부살이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b 절 ; 그러던 어느 날, ‘모세는 양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

 

 ․“호렙”은 : 히브리어로 ‘황량한 곳, 불모지, 내버려진 땅’을 의미한다.

                   아마도 그는 양떼를 위해 신선한 풀밭을 찾아다니다가

                              평상시 다니던 영역을 벗어나 그곳에 도착했을 것이다.

 

  ⇒이런 뜻의 산이 ‘하느님의 산’이라는 것,

     이런 땅에서 하느님을 체험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

             ․지금도 버림받고 황폐한 삶의 현장이 하느님을 뵐 수 있는

                        ‘하느님의 땅’이라는 사실을 뜻하기도 하며

           ․ 또한 텅텅 빈 마음의 황무지를 말하기도 한다.

                 

․θ의 산 호렙에 이른 모세는 : 거기서 떨기 속에서 불꽃이 이는데도

           그 떨기가 타 없어지지 않는 신비한 현상을 보고 놀랍게 여기고,

                                                                    그 근처로 다가간다.

 

        ※떨기 : 광야의 마른 시내(와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약 1m 정도 자라는데, 장미 같은 조그만 꽃이 피며

                           익으면 까맣게 되는 산딸기 비슷한 열매가 달린다.

                     떨기의 히브리 이름은 ‘스네(s neh)’로 ‘시나이’를 연상시킨다.

 

※떨기가 불꽃 속에서도 타지 않는 것은,

①거센 억압 속에서도 이스라엘이 사라지지 않고 보존됨을 뜻하고,

②또 다른 랍비들은 하느님이 떨기에서 나타나신 사실을 가르치길

               하찮은 떨기 덤불에서도 하느님이 계신다.

      ⇒ 곧 하느님이 아니 계신 곳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③또 불꽃이 이는데도 떨기를 태워버리지 않는 불은

                  우리 안에 계시면서도 우리를 없애버리지 않으시는 야훼 하느님의 힘이다.

 

*4-6절 : 모세가 가까이 다가가자,

               하느님께서 그를 보시고 ‘모세야, 모세야’하고 부르신다.

 

  ․“모세야, 모세야” 이름을 두 번씩 부름은 :

                  부름의 중요성과 긴급함이 내포된다.

                    (사무엘상3,10 : 사무엘아, 루가22,31 : 시몬아,

                     루가 : 마르타야, 사도9,4 : 사울아.)

  ⇒이렇듯 二重 호명은 : 그 호명을 받은 사람들의 생애에

                                    결정적 전환점의 시기가 되었다.

 

  ․처음 모세의 호기심은 : 자연현상이나 일상적 경험과는

           다른 현상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었을지 모르나,

         사실 이 현상에는 많은 신학적 해석이 따른다.

          ①사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잘 것 없는 떨기,

             즉 에집트에서 억압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비참한 처지를 상징한다.

             ⇒불은 파라오(태양신의 아들)와 같은

                       강력한 억압자들의 세력을 의미한다.

         ②弱肉强食의 에집트와 같은 사회에서

            불은 인간을 억압하고 파괴하는 상징으로 쓰이는데 비해,

            떨기의 불은 보잘 것 없는 우리(떨기) 안에 계시면서도

                      우리의 본질을 없애버리지 않으시는

                       야훼 하느님의 능력과 자비를 상징한다.

        ③모세의 초라한 신분(떨기)에도 불구하고

                      그의 동족에 대한 내면적인 뜨거운 정렬(불)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말한다.

                       (철학적 해석) ............ 등등의 해석들이 있다.

 

*4b :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공동번역-‘말씀하십시오’)” 하고 대답하자,

5절 ; 하느님께서 이르셨다.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아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①에집트나 팔레스티나에서 서민들은 맨발로 생활했고,

       조금 부유한 사람만이 밖에서 파피루스 조각으로 엮었거나

       가죽 창에 가죽끈을 맨 샌달을 신었다.

     ⇒어떻든 신발은 : 더러운 것으로 간주되어

                     집안으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벗고 발을 씻었다.

                    하물며 거룩한 장소에 들어갈 때 신을 벗는 것은

                 마땅한 예의고 존경의 표시이다.

                    (이슬람 사원 - 신, 양말까지 벗는다,

                     고대 에집트 - 맨발로 왕 앞에 나간다.)

 

②또한 인간의 발은 : 인체에서 가장 더러운 부분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맨발은 인간의 약하고 추한 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숨김없이 神 앞에서 드러낸다는

          겸손한 마음의 표시이기도 하다(2사무 15,30; 이사 20,2; 에제 24,17.23).

 

③모세는 : 지금 서 있는 땅이 거룩한 땅인지 전혀 몰랐다.

                 그러나 그 땅이 원래 거룩하다기보다는

              지금 ‘하느님의 현존’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에 거룩한 것이다.

                 이 점이 주변세계의 ‘거룩함’의 의미와 다른 점이다.

                 즉 주변세계는 ‘거룩함’이란 숭배되는 물체와 장소에 깃들여있으나,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철저히 ‘자연’과 분리되어

                그것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분이기 때문에,

                 하느님과 떨어진 어떤 것도 ‘거룩’할 수 없다.

⇒성서에서 ‘나무’ ‘돌’ ‘강’등이 거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곳에서 하느님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제 불타는 떨기 덤불은 뒤로 사라지고 하느님의 말씀만이 크게 부각된다.

         모세 역시 ‘지켜 봄’이 아니라 ‘귀기울여 듣는’ 자세로 변화된다.

 

6절 “나는 네 선조들의 하느님이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이 표현은 ‘조상들의 하느님’에 대한 전형적인 표현이다.

 

①모세를 부르신 하느님은 당신이 누구신지를 밝히신다. :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6절)

     =이 말은 : 히브리인으로 태어났지만 이집트 왕궁에서 공주의 아들로 자라나

                      이집트인을 죽이고 현재 미디안 땅에서 양을 치고 있는

                      모세에게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으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혀주는 말씀.

                      하느님은 모세가 억압자 파라오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 사람임을 분명히 밝히신 것이다.

 

②모세는 하느님의 신비에 매혹되면서도 동시에 두려움을 느꼈다. :

               6b ‘모세는 그분 “뵙기가 무서워 얼굴을 가렸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하느님의 현존을 직접 체험하면

                          두려움과 놀라움이 엄습한다.

 

     ⇒창세 32,21 씨름하던 분이 하느님이었음을 깨달은 야곱은

             ‘내가 하느님을 대면하고도 목숨을 건졌구나.’

     ⇒초월적인 분, 거룩한 분을 체험한 사람은

               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됨으로

               보통 ‘두려워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씀이 함께 내려진다.

 

※성서에서 하느님이 “나는 ..... 이다”라고 당신을 소개하는 대목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야훼다”(출애 6,2).

                  “나는 전능한 신이다”(창세 28,13).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창세 35,11).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는 틀은 고대 근동 北西 셈족 지역의

                    왕의 포고문에 관례적으로 쓰이던 양식에서 연유한 것.

          예를 들어, 기원전 830년경에 세워진 모압왕의 비석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케모슈의 아들 메사, 모압의 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