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는,
인종과 문화와 지역의 장벽을 넘어서 하느님의 구원이
모든 사람에게 선포된다는 구원의 보편주의이다.
이 대주제 다음으로 중요한 주제는 그리스도교의 호교론이다.
사도21,17-28,31은 : 루가의 호교론이
구원의 보편주의를 바탕으로 전면에 등장한다.
․유다인들 앞에서 그리스도교가 유다교 전통에 충실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래서 루가는 바울로를 예루살렘 성전의 경신례와
유다인들의 종교적 관습을 존중했고,
그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맺으려고 언제나 노력해 왔다고 한다.
바울로는 어디를 가든 항상 유다인들의 회당이나 기도처에 들러
이방인들에 앞서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들은 바울로의 가르침을 모독, 배척했다.
․루가의 호교론은 : 구원의 보편주의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곧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따라 그리스도교는 유다교에서 발전된 종교이며
율법과 예언서를 비롯하여 성서 전체가 이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예언을 해놓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로마인들 앞에서 그리스도교를 안전하고 평화로운 종교로 소개하고자 했다.
루가는 자신의 공동체에 닥친 박해 앞에서 묵시록의 저자와 의견을 달리한다.
루가는 : 로마 제국이 하느님의 징벌로 곧 망해버릴 나라가 아님을 간파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공동체에 순교만을 유일한 선택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스테파노의 순교를 비롯하여 몇몇 순교의 예가 언급되지만
순교 그 자체를 영웅적인 행위로 부각시킨 대목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바울로가 로마에서 순교했다는 사실을 모를리 없지만
그에 대한 암시조차 하지 않는다.
루가는 : 바울로의 변호 연설들 안에서
그리스도교가 유다교의 한 분파임을 역설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유다교가 로마로부터 얻어낸
신앙의 자유를 함께 나누어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다교가 로마로부터 합법적으로 허락된 종교로서
신앙의 자유를 허락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한 편 바울로는 : 유다인 법률가 데르딜로가 자신에게 뒤집어씌운
정치적인 죄목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데르딜로는 펠릭스 총독에게 바울로를
세상에 있는 모든 유다인들에게 폭동을 선동하는 자로 고발하였다.
그러나 바울로는 총독에게 자신이 예루살렘에 온 지 12일 밖에 되지 않았고
그동안 성전에서도 여러 회당에서도 시내에서도
어느 누구와 논쟁하거나 군중의 폭동을 유발하는 것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음을 상기시키며
유다인들의 고발이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펠릭스 후임으로 유다 총독이 된 페스도 앞에서도 바울로는 :
유다인들의 율법과 성전에 대해서는 물론
황제에 대해서도 아무런 죄를 지은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힌다.
바울로의 이런 변호에 로마의 정치인은 물론
유다인들의 왕인 아그리빠도 무죄임을 인정하려 든다.
이는 바울로를 그리스도인들의 대표로 내세워
결코 로마의 질서를 파괴하는 선동자들이 아님을 증언한다.
이는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사이의 갈등이며 이들의 능력을 벗어나는
교리상의 문제이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가의 호교론이 잘 드러난 논지는 :
바울로가 비록 죄수의 몸이지만 로마 안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알릴 수 있었던 것은
로마가 그리스도교를 안전한 종교로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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