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공부/사도행전 공부

바다에서 만난 태풍(27,13-44)

윤 베드로 2023. 4. 18. 07:26

13 때마침 남풍이 순하게 불어 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젠 되었다고 생각하고

                  닻을 올리고 그레데 해안에 바싹 붙어서 항해하였다.

14 그런데 얼마 안 가서 섬 쪽에서 유라퀼로라는 태풍이 불어 와서

15 배가 바람에 휘말리게 되었다. 우리는 바람을 뚫고 나갈 수가 없어서

               바람이 부는 대로 배를 내맡기고 표류하기 시작하였다.

16 가우다라는 조그만 섬을 북쪽으로 끼고 가는 동안에

                         우리는 끌고 가던 거룻배를 간신히 바로잡을 수가 있었다.

17 선원들은 거룻배를 끌어올리고 배가 부서지지 않게 선체를 밧줄로 동여 맸다.

그대로 가다가는 리비아 해안의 모래바닥에 처박힐 염려가 있어서 돛을 내리고 계속 표류하였다.

18 태풍에 몹시 시달리다 못해 이튿날에는 화물을 바닷속으로 집어 던졌고

                 19 또 그 다음 날에는 선원들이 배의 장비를 제 손으로 내던졌다.

20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않고 태풍만이 거세게 불어 닥쳐서

               마침내 우리는 살아 돌아갈 희망을 아주 잃고 말았다.

21 그 때 바울로가 일어서서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시달려 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 말대로 그레데섬을 떠나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그랬더라면 우리는 이런 재난과 손실은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22 그러나 이제라도 제발 기운을 내십시오. 배는 잃겠지만

                 여러분의 목숨만은 하나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23 바로 어제 밤에 나를 지배하시는 하느님 곧 내가 섬기는 하느님의 천사가 나타나서

              24 나더러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며 내가 반드시 황제 앞에 서게 될 것이며

              나와 동행하는 여러분을 하느님께서 이미 모두 나에게 맡겨 주셨다고 했습니다.

25 그러니 여러분, 기운을 내십시오. 나는 하느님께서 일러 주신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습니다.

26 이제 우리는 어떤 섬에 밀려 가 닿게 될 것입니다."

27 우리는 아드리아 바다에서 표류하기 시작한 지 열 나흘째 되던 날 밤이었다.

                  한밤중에 선원들은 육지에 가까이 온 것 같은 짐작이 들었다.

28 그래서 끈에다 추를 달아 내려보았더니 물 깊이는 스무 길이었다.

                 좀 더 나아가서 다시 재어 보았더니 열 다섯 길이었다.

29 우리의 배가 암초에 얹힐 염려가 있었기 때문에 고물에서 네 개의 닻을 내려놓고

                 어서 날이 밝기를 기원하고 있었다.

30 그러나 선원들은 배에서 빠져나갈 속셈으로 이물에서 닻을 내리는 체하면서

                 거룻배를 물에 띄웠다.

31 그 때 바울로가 백인대장과 군인들에게 "저 사람들이 이 배를 떠나가면

               당신들은 살아날 길이 없습니다" 하고 일러 주었다.

32 그러자 군인들은 밧줄을 끊어 거룻배를 떼어 버렸다.

33 동이 틀 무렵, 바울로는 모든 사람에게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오늘까지 열 나흘 동안이나 마음을 졸이며 아무것도 먹지 않고 굶어 왔습니다.

34 자 음식을 드시오. 그래야만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35 이렇게 말하고 바울로는 모든 사람 앞에서 빵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 다음

                   떼어서 먹기 시작하였다.

36 그러자 사람들은 용기를 얻어서 모두 음식을 먹었다.

37 그 배에 탄 사람은 모두 이백 칠십 육 명이었다.

38 모두 배불리 먹고 난 뒤에는 배를 가볍게 하려고 식량을 바다에 던졌다.

 

39 날이 밝자 어느 땅인지도 알 수 없지만 모래밭이 있는 물굽이가 눈에 띄어

              어떻게 해서든지 거기에다가 배를 대기로 작정하였다.

40 그래서 닻을 끊어 바다에 버리고 키를 묶었던 밧줄을 늦추었다.

                 그리고 앞 돛을 올려서 바람을 타고 해변 쪽으로 배를 몰았다.

41 그런데 두 물살이 합치는 곳에 끼어 들어 배가 모래톱에 얹히면서 이물은 박혀 움직이지 않고

                  고물은 심한 물결에 깨어졌다.

42 그러자 군인들은 죄수들이 혹시 헤엄쳐 도망갈까 해서 그들을 모두 죽이려고 계획을 짰다.

43 그러나 백인대장은 바울로를 살릴 생각으로 군인들의 의견을 꺾고 헤엄칠 수 있는 사람은

                 먼저 뛰어 내려 육지로 올라가라고 명령하였다.

44 그리고 나머지 사람은 판자쪽이나 부서진 뱃조각에 매달려 육지로 나가라고 명령하였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모두 무사히 육지로 올라오게 되었다.

 

27, 13-26 : 바다에서 만난 태풍

 

*배에 탄 사람들은 :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폭풍에 휘말리는 배를 구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처하게 된 곤경은 :

단순히 외적인 방법으로만 자신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닥치는

            한계를 나타내는 두드러진 상징이다.

만일 교회가 늘 주님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인간적인 힘과 노력에만 의지한다면

          결국 교회는 분열의 위험 속에서 안팎으로부터의 폭풍우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바울로에게 주님은 가까이 계신다. 바울로는 죄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람들의 해방자요 구원자이다.

분노한 푹풍우 가운데 모든 장비와 짐을 바다에 던지고

             빈털터리가 되어 버린 사람들을 격려하고

              하느님의 증인으로서 그들에게 확실한 구원을 말해 주는 광경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그 확신은 사도행전 전체를 통해 볼 수 있는 믿음의 징표이며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인간과 교회가 가장 절망적인 상태에 놓였을 때에

                 하느님의 능력이 얼마나 확고하게 인간사와 관계되어 있고

                 그들에게 행복의 결말을 가져다 주는지를 보여준다.

󰡒나와 동행하는 여러분을 하느님께서 이미 모두 나에게 맡겨주셨다고 했습니다.󰡓라는 말에서

            우리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관계의 신비를 본다.

 

27, 27-38 : 용기를 주는 바울로

 

*죄수인 바울로는 : 그의 말과 인격의 힘으로 배에 탄 사람들의 운명을 보호하기를 계속한다.

바울로는 : 선원들이 자신들의 목숨만을 건지고자 떠나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를 막는다.

군인들과 선원들 사이의 긴장과 분쟁을 느껴볼 수 있다.

한편 그는 겁에 질려 있는 사람들에게 예언자적인 권위로 음식을 먹도록 권하며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확신을 가져다 준다.

인간적이고 현세적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

                    높은 구원에 대한 믿음만이 유일한 희망을 제공한다.

 

*폭풍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바울로는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난 후

             떼어서 먹기 시작하며 사람들에게 기운을 차려 함께 먹기를 권한다.

비록 다른 사람들은 바울로가 드리는 기도의 신비를 이해하지 못했을 지라도

         그들 자신이 음식을 먹음으로써 육체적인 힘은 물론이고

          내적인 확신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바울로의 모습에서

            우리는 예수께서 그의 제자들에게 고별 선물로 주셨던 성찬식을 기억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 폭풍우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의 절박한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의도는 바울로를 핵심인물로 묘사하면서

            하느님의 보호의 손길이 계속 그를 통해 역사하심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27, 39-44 : 파선과 구출

 

*파선 이야기는 : 그것이 비록 모든 사람의 구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어도

                           결국 하느님이 주시하고 계신 한 사람의 구출을 말한다.

 

*군인들은 : 죄수들이 도망갈 것을 염려하고 그들을 모두 죽이려는 계획을 짠다.

그러나 로마 백인대장 율리오는 : 바울로를 살리기를 원했음조심스럽게 드러낸다.

 

*루가는 : 파선 이야기에서도 바울로를 향한 로마 관리들의 친절함을 지적한다.

백인대장은 바울로의 목숨을 구하였다.

이것은 바울로와 로마 당국과의 관계를 최선의 견지에서 보여 주려는

             사도행전의 지속적인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