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암의 죽음과 므리바의 물(20,1-13)
20,1-9 :
가데스에서 실패한 후(13-14장),
이스라엘은 약 삼십칠 년을 광야에서 방황했다.
이것은 출애굽한 해로부터 하면 사십년 째 되는 해이다.
여기 “정월”이란 시기적으로 볼 때 사십년 째 되는 정월일 것이다.
이때 그들은 과거에 실패한 바로 그 곳에 다시 온 것이다.
비록 전 세대는 불신앙으로 인하여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바로 그 약속은 여전히 유효했다.
그래서 하느님은 출애굽 이후의 세대(출애굽할 때 20세 미만
또는 광야에서 태어난 세대)를 약속의 땅으로 인도해 주시기 위하여
그들을 이곳으로 인도하신 것이다.
여기서 모세의 누이며 또한 이스라엘의 女예언자 미리암이 죽었다.
특별히 미리암은 파라오의 학정으로 인하여 강에 버림을 당한 모세를
애굽의 공주가 구했을 때, 그에게 친어머니를 유모로 소개 해 준 자다.
이로 인하여 모세는 어린 시절 파라오의 궁에서 자랐지만
친어머니의 양육을 받으며 자랄 수 있었다.
이처럼 미리암은 모세의 생애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었던 자였다.
그가 광야에서 죽은 것이다.
여기서 이스라엘은 또 다시 물이 없어서 어려움을 당했다.
그들은 또 다시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다(20:3,4).
이스라엘이 이처럼 모세와 아론을 원망한 이유를 보면
현재의 허락된 환경에 대한 그들의 그릇된 생각 때문이었다.
그들은 현재 환경에서 살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고,
또한 현재의 환경에서 사는 것보다 차라리 애굽에서
노예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고, 자신들이 이처럼 황폐한 곳에 살게 된 것은
모세와 아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스라엘의 원망의 심각성은 약속의 땅의 관문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그리고 지금도 하느님은 성실하게 인도하고 계셨다.
이와 같은 사실은 하느님의 백성들이 믿음의 눈으로 지금 여기에
허락된 환경을 바라보지 않는 한 그곳에서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모세와 아론은 공동체 앞을 떠나 만남의 천막 어귀로 가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그러자 주님의 영광이 그들에게 나타났다.(20:6)”
모세와 아론은 백성들의 원망에 대하여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곳에서 백성들과 논쟁한다 할지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이 직면한 문제는 말로서 해명할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그들에게 물을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백성들의 원망에 대하여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곳을 떠나 회막으로 가서 그곳에 엎드렸다.
그들은 자신들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이곳에 와서 엎드렸다.
그리고 그때마다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임하셔서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
하느님은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다.
“너는 지팡이를 집어 들고, 너의 형 아론과 함께 공동체를 불러 모아라.
그런 다음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저 바위더러 물을 내라고 명령하여라.
이렇게 너는 바위에서 물이 나오게 하여,
공동체와 그들의 가축이 마시게 하여라.(20:8)”
모세에게 지팡이는 능력의 상징이다.
하느님은 모세를 부르셨을 때 그의 지팡이를 통하여 자신의 능력을
나타내 주셨고(탈출4:2,4,17,20),
그 후부터 언제든지 그 지팡이를 통하여 역사해 주셨다.
그러므로 모세에게 지팡이는 하느님의 능하심을 생각해 주는 것이 되었고
또한 하느님의 능하심을 믿는 믿음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지금 하느님은 모세에게 바로 이 지팡이를 가지고 아론과 함께
이스라엘 회중에게 가서 그들이 보는 가운데 바위에게 명하여
물을 내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마시도록 하라고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사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역사하실 때에
우리로 하여금 먼저 하느님의 능하심을 보게 하시므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하시고 바로 그 믿음을 통하여
역사하신다는 것을 말해 준다.
20,10-13 :
모세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보는 가운데서
지팡이로 바위를 쳐서 물을 내었다.
그러나 모세는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하느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지 않으셨다.
10절과 12절은 하느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지 않으신 이유에 대하여 자세히 말해 주고 있다.
10절은 모세가 백성을 향하여 “이 반항자들아, 들어라.
우리가 이 바위에서 너희가 마실 물을 나오게 해 주랴?”고 말하였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12절은 모세가 이렇게 말한 것이 어째서 하느님 앞에
죄를 범한 것인지 말해 주고 있다.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나를 믿지 않아
이스라엘 자손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이 공동체에게 주는 땅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지 못할 것이다.”
이 말씀은 모세와 아론이 범한 두 가지 죄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하나는 그들이 하느님을 믿지 않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영적 지도자는 언제 어디서든지 하느님의 말씀을 굳게 믿고
그 말씀에 따라 순종해야한다.
모세와 아론은 백성들 앞에서 하느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을
실행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들은 백성들 앞에서 “우리가 이 바위에서 너희가
마실 물을 나오게 해 주랴?”고 말했을까?
이렇게 말한 자체가 하느님을 믿지 않는 것이고
또한 그들 앞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었다.
에돔이 이스라엘의 통과 요청을 거절하다(20,14-21)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향할 때 에돔 왕의 대로를 통과하기를 원했다.
그들의 가는 곳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들이 산재해 있는
가파롭고 험준한 산맥으로 가로막힌 남쪽에서 곧장 들어가지 아니하고
동쪽에서부터 요르단을 건너 들어가고자 하였으므로
모세는 가데스에서 에돔 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이스라엘 자손으로
하여금 평화롭게 그 땅을 통과하도록 허락해 줄 것을 간청했다.
모세가 이처럼 평화적인 방법으로 에돔에게 간청한 것은
에돔은 그들의 형제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돔은 이스라엘의 간청을 듣지 않았다.
에돔 왕은 만일 이스라엘이 자기 나라 땅을 통과 한다면
군대를 동원하여 그들을 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당시 에돔왕도 이스라엘에 대한 소문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이스라엘에 대한 소문은 주변의 모든 나라들이 들었고
또한 이로 인하여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에돔왕은 이스라엘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면
그는 이스라엘이 자신의 땅을 통과할 수 있도록 청했을 때
그것을 기회로 알고 그들을 善對해야 했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함으로 이스라엘에게 은혜를 끼칠 수 있었고
또한 그들의 하느님으로부터 은혜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을 대적했다.
그의 행위는 이스라엘 하느님을 대적하는 것이었으므로
그 하느님이 그들에 대하여 진노를 쏟으실 때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에돔의 위협으로 인하여 에돔을 통과하려는 계획을 바꾸어
다른 길로 호르산에 이르렀다.
아론의 죽음(20,22-29)
호르산은 33:37에 따르면 에돔 국경에 위치해 있었는데
요세퍼스는 그 소재를 페트라 근처로 서술하고 있다.
현대 여행자들에 의하면 그것은 무사(페트라) 골짜기 북서편에
자리 잡고 있는 하룬산이다.
이 산은 세 개의 험준한 봉우리가 있고, 그 중 북동쪽의 것이 가장 높으며
그 위에는 “무하메단 웰리, 혹은 아론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아론의 무덤이 있는 곳은 “하룬” 곧 “아론”이라는 명칭이 붙여지게 되었다.
이곳에서 미리암에 이어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인 아론이 죽었다.
아론뿐만 아니라 모세도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그것은 그들이 므리바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했기 때문이다(20:24).
모세는 하느님께서 지시하신 말씀에 따라 아론과 그 아들 알르아살을
데리고 호르산에 올라가서 그의 옷을 벗겨 엘르아살에게 입혔다.
여기 대제사장 아론이 입고 있던 옷은 에봇이었다.
그러므로 그의 옷을 벗겨 아들에게 입혔다는 것은 대제사장직이
아들 엘르아실에게 위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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