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창세기 공부

노아와 계약(9,1-29)

윤 베드로 2014. 3. 15. 17:18

노아와 계약(9,1-29)

 

1. 노아와 계약을 맺으시다 ; 새 세계 (9장)

 

9-1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내리시며 말씀하셨다.

①"많이 낳아, 온 땅에 가득히 불어나거라.

2들짐승과 공중의 새와 땅 위를 기어다니는 길짐승과 바닷고기가

다 두려워 떨며 너희의 지배를 받으리라.

3살아 움직이는 모든 짐승이 너희의 양식이 되리라.

내가 전에 풀과 곡식을 양식으로 주었듯이 이제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준다.

4그러나 피가 있는 고기를 그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피는 곧 그 생명이다.

5너희 생명인 피를 흘리게 하는 자에게 나는 앙갚음을 하리라.

어떤 짐승에게도 앙갚음을 하리라. 사람이 같은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에게도 앙갚음을 하리라. 6사람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만들어졌으니

남의 피를 흘리는 사람은 제 피도 흘리게 되리라.

7너희는 많이 낳고 불어나거라. 땅 가득히 퍼져 땅을 정복하여라."

8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9"이제 나는 너희와 너희 후손과 계약을 세운다.

10배 밖으로 나와, 너와 함께 있는 새와 집짐승과 들짐승과

그밖에 땅에 있는 모든 짐승과도 나는 계약을 세운다.

11나는 너희와 계약을 세워 다시는 홍수로 모든 동물을 없애 버리지 않을

것이요, 다시는 홍수로 땅을 멸하지 않으리라."

12하느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너뿐 아니라 너와 함께 지내며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대대로 세우는

계약의 표는 이것이다. 13내가 구름 사이에 무지개를 둘 터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가 될 것이다.

14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 구름 사이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15나는 너뿐 아니라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내 계약을 기억하고

다시는 물이 홍수가 되어 모든 동물을 쓸어버리지 못하게 하리라.

16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나타나면, 나는 그것을 보고 하느님과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 사이에 세워진 영원한 계약을 기억할 것이다."

17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이것이 땅 위에 있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이다." 하고 다시 다짐하셨다.

 

*이 단락은 : 제관계 전승으로, 이제 홍수가 끝난 후

                 어떻게 세상이 새롭게 조정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1-2절 ; ‘한 처음’의 창조 때(1장) 인간에게 내리셨던

             창조의 축복과 사명이 새로운 창조 때(여기 9장에서) 다시 이어진다.

                즉 “자식을 낳고 번성하라”는 명령과 짐승에 대한 지배권을 새로이 부여하신다(창세 1,28).

                하느님은 인간에게 다시 한번 모든 것을 맡기신다.

                인간을 믿고 다시 맡기신다.

 

*3절 ; 홍수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규율이 선포된다.

          인간에게 식물만을 먹이로 주셨던 (창세 1,29) 당신의 계획을 조정해

                      肉食을 허용하신다. (2절 두려워 떤 이유)

 

*4-5절 ; “피가 있는 고기를 그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피는 곧 그 생명이다.” :

                 비록 육식을 허용하신다 해도 그것은 짐승을 함부로 죽여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획이나 즐길 목적의 살생 -사냥레저- 은 안 된다.)

              ⟹더구나 살생이 인간 생명에까지 번져서는 안 된다. :

                                 인간생명에 대한 Ɵ의 주권은 양보될 수 없을뿐더러 무조건적이기 때문에

                                 Ɵ은 同態復讐法을 허용하시면서 까지 이를 엄격히 수호하신다.

                                인간은 Ɵ의 모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6절)

                                예 ; ‘저런 놈은 죽어야 해’ : 흉악한 살인범을 보고 흔히 내뱉는 말도

                                                      하느님의 주권을 잊어버린 말이다.

                                        전쟁, 고문을 포함한 일체의 폭력과 사형제도는

                                                 이런 측면에서 새롭게 고려되고 금지되어야 할 문제이다.

 

*9-17절 ; 새로운 계약의 말씀 : 하느님이 노아와 후손, 지상의 모든 생물과 맺으시는 계약은

                                                       하느님이 일방적으로 베푸시는 은혜이다.

                                          인간들이 지켜야할 내용은 아무 것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는 홍수로 모든 동물을 없애지 않고, 다시는 홍수로 땅을 멸하지 않으리라’는 말은? :

                          또다시 인간은 죄와 폭력으로 세상을 뒤덮을 수 있는 존재임을 이미 아시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겠다는 결의를 드러내는 분으로 드러난다.

        ⇒계약에는 : 반드시 표지가 있는데(고대에는 흔히 돌무더기)

                              여기서는 활(공동번역-무지개)이 선택된다.

          

※무지개는 : 태풍 神이 원수들을 쳐부순 후 하늘에 걸어 놓은 활이라는 신화가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 : 神이 태초에 혼돈과 무질서를 없앨 때 활을 사용했다고 생각했다.

   ⇒이에 제관계 설화는 : 무지개를 전쟁과 승리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자연현상인 무지개는 : θ이 세상과 맺으신 당신의 계약을 영원히 지속시켜 나가겠다는 표징일 뿐으로,

                                          인간은 무지개를 경배할 것이 아니라

                                          이를 보고 θ을 찬미 감사 드리는 표징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2. 셈과 함과 야벳(9,18-29)

18배에서 나온 노아의 아들은 셈과 함과 야벳이었다. 함은 가나안의 조상이다.

19이 세 사람이 노아의 아들인데, 온 세상 사람이 그들에게서 퍼져 나갔다.

20한편, 노아는 포도원을 가꾸는 첫 농군이 되었는데,

21하루는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벌거벗은 채로 천막 안에 누워 있었다.

22마침 가나안의 조상 함이 아버지가 벗은 것을 보고 밖에 나가 형과 아우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다.

23셈과 야벳은 겉옷을 집어 어깨에 걸치고 뒷걸음으로 들어 가 아버지의 벗은

몸을 덮어 드렸다. 그들은 얼굴을 돌린 채 아버지의 벗은 몸을 보지 않았다.

24노아는 술이 깨어 작은아들이 한 일을 알고 25이렇게 말하였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형제들에게 천대받는 종이 되어라."

26그는 또 말했다. "셈의 하느님, 야훼는 찬양 받으실 분, 가나안은

셈의 종이 되어라. 27하느님께서 야벳을 흥하게 하시어 셈의 천막에서

살게 하시고, 가나안은 그의 종이 되어라."

28노아는 홍수가 있은 뒤에도 삼백 오십 년이나 더 살아,

29모두 구백 오십 년을 살고 죽었다.

 

*노아의 후손들 이야기는 : 야훼계 전승으로, 완전히 독립된 두 가지 전승,

                                   18-19절과 20-27절이 결합되어서 이루어졌다.

①18-19절 ; 셈, 함, 야벳 = 노아의 아들들,

        함은 가나안의 조상이며 이 세 사람에게서 ‘온 세상 사람이 퍼져 나갔다’

         ⇒홍수에서 구원된 노아의 아들들이 지금 지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의 조상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②20-27절 ; 앞부분과 전혀 다른 내용,

                 노아의 아들들이 노아에게 한 행위와 그로 인한 축복과 저주가 실려있다.

 

*20절 ; 노아는 포도원을 가꾸는 첫 농군이 되었다.

             농업이 이제 포도 농사를 짓는 것으로 더 세분되고 발전되었음을 가리킨다.

              ⟹후대의 생활이 반영되었다는 뜻.

              

 ․ ‘술에 취하여 벌거벗은 채로 잠들었다’는 것은 :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도 아니고

                                                                           술을 악하고 나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대에는 포도에서 얻은 자연 산물인 포도주는 하느님의 축복으로 생각했다. (미가 4,4참조)

 ․∴ 노아의 만취상태는 : 비난받을 죄가 아니라 사회적인 실수(절제 못한)로써 수치스러운 일일뿐이다.

                                      죄를 범하기 전에는 사람이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움을 몰랐다는 것은

                                      자신의 피조물로서의 본질을 선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표시이다.

                                      그러나 죄가 존재하고 부조화가 도래함으로써 알몸은 의미가 바뀌어 버렸다.

                                      이젠 알몸은 무화과 나뭇잎이나 가죽옷이나 간에 가려야 할 것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제 ‘벌거벗음’은 :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인 품위를 잃은 상태를 나타낸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 노아의 상태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노아의 아들들의 행위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즉, 셈과 야벳은 : ‘겉옷을 집어 벗은 몸을 덮어 드렸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버지의 명예와 권위가 손상된 것을 회복시켜 주려고 노력.

                                                      (가죽옷을 입히던 하느님과 같은 마음).

                그러나 함은 : 수치스러운 아버지의 상태를 보지도 못한 형제들에게 퍼뜨리고 있다.

                    ⇒축복과 저주 : 함 때문에 가나안이 저주를 받고, 셈과 야벳은 축복을 받는다.

 

*성서 저자의 의도 : ①가나안의 문란한 性 풍습을 꼬집었다고 보기도 하고,

                          ②아버지의 권위를 지켜주지 못한 데 원인이 있으나

                                          4장(카인과 아벨)의 형제관계의 단절에 이어

                                          父子관계가 깨어짐을 말하고 있다고도 본다.

                          ⇒가족 구조의 파괴가 또 다른 사회구조

                             곧 주인과 종의 관계가(‘가나안은 셈의 종이 되어라’ 26절 b)

                                 새로 탄생됨을 말하고 있다.

 

*9, 28-29 ; 노아의 죽음 : 제관계 족보의 형태에 맞춰 서술함으로써 홍수설화의 끝을 맺는다.

                 

      ⇒제관계 홍수설화의 끝 :

                   세상을 멸하시고 또한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절대적 행위를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홍수설화이다.

                       또 인간 자체의 존재를 위협하는 재앙 앞에서 재앙을 초래한 인간의 죄와

                                   피조물로서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심판도 악에 이끌리는 인간의 충동을 꺾지 못했다.

                   문화(특히 비옥한 반달지대의 문화)는 이미 악에 물들어 있었다.

                   이것은 홍수 다음에 나오는 두 가지 이야기,

                   술 취한 노아와 바벨탑 이야기 안에서 잘 드러나 있다.

 

 

※가나안 문화는 :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방랑하던 때와는 달리 땅의 풍산 문제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노아 시대에 이르러 땅에 대한 저주가 사라졌고,

                                    노아 자신이 농부로서 성공하였다.

           ‘노아는 땅을 가꾼 첫 경작자였다.’는 말은 :

                         카인이 농사를 지으려고 했을 때에는 땅이 저주받았기 때문에(4,11-12)

                         성공을 할 수 없었지만 노아가 처음으로 성공을 이루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노아는 가나안 농경문화가 미칠 영향을 간파하지 못했다.

              그는 생각지 못했던 가나안 문화의 세력에 빠지게 되자 비로소 가나안에 심한 저주를 퍼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