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예수님께서는 "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주신 분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너는 복이 있다.
잘 들어라. 이제부터 너는 베드로이다. 네 이름대로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고 말씀하셨다(마태 16,13-20).
반석이란 뜻을 지닌 베드로라는 이름은 이처럼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띠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름은 대단히 중요했다.
이스라엘 사람들 이름은 각각 의미를 띠고 있어서 어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람 이름을 아는 것이 중요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녀가 출생하면 무엇보다 먼저 그 자녀에게
이름 지어주는 것을 중요한 일로 여겼다.
때로는 부모 이름이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무개 아버지', 어머니는' 아무개 어머니'로 불리기도 했다.
또 아들은 그 이름 앞에 아버지 이름을 붙이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시몬 바르요나'라고 불렀는데,
그 의미는 '요나의 아들 시몬'이라는 뜻이었다(마태 16,17 참조).
구약시대에는 새 아이가 태어나면 즉시 이름을 지어주었지만
신약시대에는 할례의식을 행하면서 신생아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스라엘 부모들은 대부분 신앙적 차원에서 하느님 이름과 연관지어 자녀 이름을 지었다.
예를 들면 '나의 하느님은 야훼'라는 뜻의 엘리야, '야훼의 종'이란 뜻의
오바디야, '주님은 나의 심판자'란 의미의 다니엘 등이 그렇다.
자녀 이름을 짓는 데도 신앙 차원에서 생각한 것이 흥미롭다.
천둥, 폭풍우란 의미의 '바락'처럼 출생 당시 주변 환경이 이름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또 동물 이름을 이용해서 이름을 짓기도 했다.
어미양인 라헬, 꿀벌인 드보라, 비둘기인 요나 등이 좋은 예이다.
만약 부모가 새로 태어난 아기 이름을 '드보라'라고 했다면
근면하고 분주한 '꿀벌'처럼 잘 자라달라는 소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름을 부를 때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구별하기 위해
출신 동네 이름을 덧붙였다.
다윗의 아버지 이새는 '베들레헴에 사는 이새'(1사무 16,1)라고 불리웠다.
'막달라 마리아'는 '막달라' 출신 마리아였으며, 가롯 유다는 '가롯' 마을 출신 유다였다.
또 '세례자 요한'처럼 활동 내용을 이름에 추가하기도 했고,
혁명당원 시몬처럼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불리기도 했다.
성서시대에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자기 이름을 바꿨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름이 그 사람 성격과 운명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성서에는 어떤 사건과 계기를 통해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자주 일어났는데
야곱의 경우가 좋은 예이다.
야곱이란 이름은 본래 '발뒤꿈치를 잡은 자'란 뜻이다.
그런데 야곱은 하느님과 겨루어 이긴 사람이란 뜻의
새 이름 '이스라엘'이라고 바꿨다(창세 32,23-32).
그리고 그리스도교 신자를 박해했던 사울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에
바오로로 이름을 고쳤다.
예나 지금이나 이름은 그 사람 인격을 드러낸다.
과연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특히 내가 가진 세례명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겠다.
평화신문 /성서의 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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