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루까 7,16)

윤 베드로 2016. 8. 15. 19:03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루까 7,16)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일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들 이야기하나 봅니다.

오늘 우리는 사랑하는 외아들,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그 아들을 마음속에 묻어야 하는 어머니,

       나인이라는 고을의 과부를 만납니다.

그녀에게 있어 힘들지만 세상을 살아가야 할 이유였던 외아들이 죽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그녀,

            아니 죽은 아들만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그녀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울지 마라”고 그여인에게 말씀을 건넨 다음,

             그녀의 죽은 아들에게는 “일어나라”고 이르십니다.

주님은 일어나 앉아 말을 하는 그 젊은이를 어머니에게 돌려주십니다.

외아들을 잃은 과부나 그녀의 친지들이 주님께 요청하지도 않았고,

              예수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먼저 그 과부를 보시고,

          그녀의 딱한 처지에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죽은 외아들을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일하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놀라운 힘이 드러났습니다.

사람이 되어 오신 말씀께서 말씀을 통하여 놀라운 일을 일으키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심이 드러난 것입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루카 7,19)라고 묻는 세례자 요한과

          그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루카 7,22-23)

이제 나인 고을의 사람들은 주님이신 예수님을 바라보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루카 7,16)고 환호합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때로는 남이 다 아는 아픔을 겪으면서 살고,

           때로는 남에게 말 못 할 고통과 슬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오늘 나인의 과부에게 먼저 다가가신 것처럼

           딱한 처지의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십니다.

“생명의 영도자”(사도 3,15)이신 예수님께서는

            슬픔과 고통 속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시고 함께하십니다.

 

과부와 외아들에게 보내시는 예수님의 시선에서 자비로운 사랑의 아버지 하느님의 모습을 봅니다.

오늘 ‘주님의 시선’이 머물 사람, 머물 곳은 어디일까요?

당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시는 주님과 함께 누구에게, 어디로 갈까요?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서울주보 2016.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