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윤 베드로 2016. 8. 5. 23:15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오늘 요한복음 21장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고기잡이하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는 데

              그분의 말씀에 따라 고기를 기적적으로 많이 잡았음에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내용과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목적 직무를 맡기시는 장면입니다.

 

여기서는 첫째 부분만 묵상하겠습니다.

베드로가 다른 제자들에게 자신은 고기를 잡으러 가겠다고 하자 그들은 베드로를 따라나섭니다.

예수님께서 체포되어 십자가형을 당하시고, 무덤에 묻히시는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그들의 무력감과 자괴감, 허탈감을 대 변하듯이

          그날 밤 그들은 밤새도록 애썼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아침이 될 무렵 지치고 허탈해하는 그들에게 누군가 무얼 좀 잡았느냐고 묻습니다.

그들은 자신 들의 실패를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고 대답합니다.

 

이어서 그들은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지면 고기를 잡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초대를 받습니다.

제자들은 사실 평생 고기를 잡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밤새도록 허탕을 쳤는데도 불구하고 이 초대를 받아 들이고 놀라운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곧 그분이 바로 주 님, 부활하신 예수님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이 기적적인 고기잡이 사건을 묘사하고 있는 요한복음 내용이

           다음과 같은 신학적,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고기잡이는 열두 사도의 선교 사명을 말합니다.

제자들이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자기들 힘만으로 고기를 잡으려 했을 때는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밤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저자에게 밤은 단순한 물 리적 차원을 넘어서 하느님과 떨어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아침에 빛 속에서 예수님의 말씀대로 했을 때 그들은 커다란 성공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주님이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삶에서도 제자들처럼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것 같은 절망과 실패를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내가 하느님 안에 머물렀는지, 예수님과 함께하려고 했는지,

        예수님의 말씀을 따랐는지 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 5장에서 최고의회에 끌려가

              예수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는 위협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예수 부활의 증인을 자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도들처럼

             우리도 당당하게 증언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하 느님께서는 여러분이 나무에 매달아 죽인 예수님을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영도자와 구원자로 삼아 당신의 오른쪽에 들어 올리시어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죄를 용서받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사도 5,29-32)

 

홍인식 마티아 신부 | 일원동성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