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윤 베드로 2016. 8. 2. 11:31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사순 5주일의 전례 말씀들은 부활을 목전에 둔 우리 신 앙인들에게 과거의 잘못과 죄를 청산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믿음의 생활을 견고히 하도록 초대하고 있습니 다.

또한 복음은 예수님의 조건없는 용서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그분께로 모여든 온 백성을 가르치셨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가르침이었을 것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 가운데에 세워놓고 예수님께 질문을 던집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는 악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질문입니다. 만일 모세의 율법대로 돌을 던져 죽이라고 하면

              그동안 백성들에게 가르쳤던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가르침을 스 스로 부정하는 것이 되고,

              죽이지 말라고 하면 모세의 율 법을 어기는 일이 됩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의연한 모습을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셨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 라.” 이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이 지구 상에서 인간인 한 누구도 단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누구 를 단죄하는 한 기쁨도, 평화도, 행복도 없다는 것입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우리도 누군가를 판단하고 단죄하며

              그를 향해 돌을 들고 있지 않습니까?

세상을 둘러보면 모두가 서로 더 큰 돌을 들려고 무한경쟁을 하는 형국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중에 죄 없는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돌을 내려놓는 것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부활을 코앞에 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보여 주고자 하십니다.

죄로부터의 용서! 바로 이것이 부활입니다!

죄 때문에 모두 죽어야 할 사람들이 용서를 통해서 모두가 살아나는 것,

              이것이 부활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인간을 단죄 할 수 있는 유일한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나도 너를 단죄 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다시는 죄짓지 마라’고 말씀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이제 수난과 십자가의 길을 가시게 될 것입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이사 43,19)

사도 바오로의 확신대로 우리도 용서의 삶을 통해 부활 을 향한 힘찬 행진을 시작합시다.

“나는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아, 그분과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나는 부활 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필리 3,10-11)

 

                                                  홍인식 마티아 신부 | 일원동성당 주임 (서울주보 2016.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