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윤 베드로 2016. 7. 31. 07:49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천을 짜거나 바느질을 하는 데 쓰이는 실은 꼬이거나 매듭이 생기면 제 역할을 못 하게 됩니다.

더구나 실타래가 엉키면 정말 난감해집니다. 그런데 우리 삶도 이와 같을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으로 서로 아름 다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지만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로 삶의 실타래가 꼬이고,

         심하면 매듭이 생겨 상처로 남기도 하고, 때로는 끊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 안에 자리한 이 꼬임과 매듭을 풀고 끊어진 관계를 다시 잇기 위해서

          서로를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용서 하고, 용서받아야 할 누군가를 떠올리는 일은 그 자체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그저 고민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우리는 앞선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님을 위한 24 시간’을 지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동안 고해 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하기를 바라셨습 니다.

고해성사는 “주님께로 돌아가는 길, 열심히 기도하 며 살아가는 길,

                   삶의 의미를 되찾는 길”(「자비의 얼굴」, 17 항)이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고해성사를 통해 체험한 하느님의 깊은 자비를 모든 신앙인이 간직하기를 원하십니 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자비 체험이 서로를 용서하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먼저 하느님의 용서를 받았기에, 용서의 도구가 되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한 없는 자비를 베푸셨음을 깨달아

             우리도 남에게 관대하게 대하라.”(「자비의 얼굴」, 14항)고 권고하십니다.

 

예수님은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통해 일깨워 주십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인데도 상속을 요구하여 재산을 받은 작은 아들의 잘못된 삶은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집 니다. 아버지의 품을 떠났고, 재산을 허비했습니다.

또 부정한 동물로 취급되었던 돼지를 키우는 이방인처럼 살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돼지들이 먹는 음식으로 배를 채워야 하는 처지에까지 이르러

               그는 문득 아버지를 떠 올리고 아버지께로 돌아갈 결심을 합니다.

이제나저제나 매일 집 밖에 나와 아들을 기다렸던 아버지는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초라한 모습임에도 먼저 아들을 알아보고 달려갑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을 용서하고 받아 들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신앙인인 우리도 이처럼 하느님과의 화해를 이루어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2코린 5,20)라고 권고합니다.

그동안 하느님을 잊고 외면했던 우리에게 하느님은 당신께로 돌아오라고 초대합니다.

사 순 시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성사표’는 당신 자비를 체험 하라는 하느님의 소중한 ‘초청장’입니다.

이제 자비로운 사랑의 하느님과의 화해를 체험하고

       그 자비로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삶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 서울대교구 사목국장(2016.3/6 서울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