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여호수아기공부

기브온 사람들과 계약을 맺다(9,1-27)

윤 베드로 2016. 12. 28. 08:06

기브온 사람들과 계약을 맺다(9,1-27)

 

*9장에서 이스라엘과 이방인들의 문제가 매우 지혜로운 방식으로 일어난다.

이스라엘이 위협적으로 묘사되었으므로 이에 대항하기 위하여 적들이 결속하게 된다.

모든 나라가 동맹을 맺지는 않았다.

기브온 사람들과 같이 이스라엘의 위협을 피하려고 다른 수단을 강구하는 쪽도 있다.

성읍들에 대한 처리규정(신명 20,10-18에서 유래)먼 곳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브온 사람들은 암암리에 먼 땅에서 왔다는 주장으로 이 법에 호소한다(9,6-9).

문제는 라합 일화에 의하여 제기된 것과 똑같다.

왜 이스라엘 안의 가나안 사람들은 주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명령하셨던 대로 살해되지 않았는가?

라합과 그의 가족들은 특별한 조치로 예리코에 대한 포고에서 면제된다.

비슷하게 기브온 사람들도 서약 때문에 포고에서 면제된다(9,20).

라합과 같이 그들도 야훼의 능력을 인정한다.

이스라엘 율법에 따라 그들을 죽일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그들과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거짓 구실로 서약한 것이라 하여도 그대로 이행되어야 한다.

 

*기브온족 : 이들은 히위족들인데, 히위족은 가나안 땅 도처에

집단적으로 흩어져 살던 가나안 일곱 족속중 하나.

여호수아 당시에는 이들이 기브온을 중심으로 그비라, 브에롯, 키럇여아림 등지에

 주로 거주하고 있었던 듯하다(9:17).

특히 '기브온'은 주변에 여러 小城들을 거느린 王都로서(10:2),

예루살렘 북서쪽 약 10km지점에 위치한

해발 722m 가량의 가나안 중부 주요 성읍이다.

 

1절, “요르단 건너편 산악 지방과 평원 지대, 레바논 앞까지 이르는

큰 바다 연안 전체” :

이 말은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거듭 약속된

가나안 땅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히타이트족, 아모리족, 가나안족, 프리즈족, 히위족, 여부스족” :

당시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여섯 족속을 가리키는데,

여기에 '기르가스족'을 덧붙여 소위 가나안 후기 일곱 족속이라 한다.

 

2절, “그들 가나안 족들은 동맹을 맺어 남부 연합군을 조직했던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항할 남부 연합군이 조직됨으로써,

지금까지의 성읍 단위 싸움에서,

이제 광활한 영토와 많은 주민들을 가진 가나안 족속들과의

본격적인 영토 전쟁이 막 시작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3-5절, 가나안 여러 족속들 가운데 히위 족속인 기브온 주민들은

연합군을 조직해 이스라엘을 격퇴시키자는 제의를 물리치고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기 위해 치밀한 꾀를 쓰고 있다.

아마 기브온은 비록 동맹을 맺어서 이스라엘과 대적한다고 하더라도,

예리고와 아이의 멸망을 통해 볼 때

결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낡아 빠진 자루와 낡고 갈라져서 꿰맨 포도주 부대...기운 신을 신고

낡아 빠진 옷을 걸쳤다. ...빵은 모두 마르고 부스러져 있었다.” :

이러한 모든 복장 및 소도구들은 기브온 주민들이

마치 먼 나라에서 오랫동안 여행하여 이스라엘을 찾아 온

사람들처럼 보이기 위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위장하였음을 보여준다.

⇒만일 자신들의 기만행위가 발각되면 죽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명백했기 때문에, 그들이 생사가 달린 이 일에 전력을 다했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6절, 그들로써 죽임을 당하지 않고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과 和親을 맺는 것이었고,

또한 화친을 맺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나안 땅에 살지 않고

먼 나라에서 온 使節인 것처럼 속임수를 쓰는 것뿐이었다.

신명 20,10-15에 따르면,

가나안 족에게 속하지 아니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족속에게는

화친을 맺어도 좋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다.

 

7-9절, 여호수아는 기브온 주민들의 속임수에 선뜻 응하지 않고,

그들이 혹시 가나안 족이라면 약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왜냐하면 신명7,1-5을 비롯한 모세 율법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은 반드시 가나안 족과 계약을 맺지도,

불쌍히 여기지도, 그들과 혼인을 하지도 말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호수아는 이러한 신중함을 지속하지 못하고,

기브온족들이 여러 가지 정황을 들어

다시한번 그들이 가나안족이 아님을 강조하자

결국 그들에게 속아 넘어가고 말았다.

 

10절,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의 전멸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이와 같이 그들이 관심을 종교적인 문제로 유도한 것은

신앙 공동체인 이스라엘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11절, “저희는 여러분의 종입니다.” :

멀리서 온 사신들처럼 꾸민 기브온의 대표들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기 위해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한다.

즉 자신들을 거듭 종의 신분으로 비하시키면서(8, 9절),

신앙적이고 겸손한 태도로 접근한다.

따라서 결국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이들의 겸손하고 신앙적인 태도에 별 주의 없이

계약을 맺게 되었고,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에게 커다란 後患 거리가 되고 말았다(18절).

 

12-13절, 자신들의 태도로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好感을 얻었다고 판단한

기브온족들은 이제 자신들이 멀리서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즉 그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대로

자신들의 남루한 옷차림을 비롯하여 곰팡이 난 양식과

찢어진 가죽 부대, 헤어진 신 등을 일일이 증거물로 내보이면서 ‘먼 여행길’을 강변한 것이다.

 

14절, “이스라엘 사람들은 주님의 뜻을 여쭈어 보지도 않고” :

저자가 특별히 이 말을 기입한 것은 여호수아가 하느님의 뜻을

알아보지도 않고 성급하게 화친계약을 맺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 계약이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여호수아는 아이 성 전투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물어보지도 않고

정탐꾼의 말만을 믿고서 전투를 시작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는데(7:2-5),

여기서 다시한번 하느님의 뜻을 물어보지 않고

기브온 주민들의 말만 믿고서 화친 계약을 맺는 잘못을 범한 것이다.

 

15-16절, “여호수아는 그들과 평화롭게 지내기로 하고

그들을 살려 준다는 계약을 맺었다.” :

기브온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기브온 주민들과 화친 계약을 체결한 것은

'가나안 사람들과 계약하지 말라'(출애 23:32; 신명 7:2)는

하느님의 명령을 명백히 어긴 큰 실수였다.

고대에는 화친을 맺으면 사절을 보내게 되었는데

3일 후에 그들이 기브온 족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그 사람들은 원방의 사람들이 아니라,

인근 가나안족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지라도(16절),

주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맹약 때문에 이미 체결한 화친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17절, “그들의 성읍은 기브온, 크피라, 브에롯, 키르얏 여아림이었다.” :

이 네 성읍은 예루살렘 북서쪽에 모여 있었다.

 

18-19절, 이스라엘의 수장들이 비록 거짓에 속아 기브온 주민들과

화친 조약을 맺었을지라도 그들을 치지 못하는 이유가 제시되어 있다.

즉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주님의 이름으로 맹세하고 화친 조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20절, “우리에게 진노가 내리지 않게” :

이스라엘 수장들은 아이 성 전투에서 당한 참패가

그들의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진노를 당한 것임을 너무나 뼈저리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7장),

두 번 다시 죄를 지음으로 하느님의 진노를 당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비록 속아서 맺은 계약이지만,

이스라엘 공동체가 일단 주님의 이름으로 행한 맹세는

성실히 지켜져야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1절, 기브온 사람들은 비록 거짓으로 조약을 맺긴 했지만,

어쨌든 이 조약 때문에 그들의 생명은 구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거짓 행각으로 인해 그들의 자유는 박탈당하고 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들이 맡은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일이란 성막에서 제사 때 필요한

나무를 마련하는 일과, 또한 물을 길어 제사장이 정결 의식을

할 수 있도록 물두멍에 물을 채우는 일 등을 말한다.

따라서 성막에서의 거의 모든 잡무는 지금껏 레위인들이 담당했으나,

이제부터 어렵고 힘든 일들은 기브온 사람들에게 맡긴 것이다.

 

23절, 기브온족들은 이스라엘을 속여 화친을 맺은 결과로 생명은 구원받았지만,

대신 그 거짓에 대한 대가로 저주를 받아야 했다.

그 저주의 내용은 후손 대대로 이스라엘의 종이 되어

하느님의 집을 위하여 나무패며 물 긷는 자가 되는 것이었다.

 

24-25절에는 : 여호수아의 저주 선언(23절)에 대하여

기브온족들의 해명과 함께 기꺼이 그 선언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해명의 요점은 목숨을 부지하고자 어쩔 수 없이 거짓을 행하였다는 것인데,

그 거짓에 대한 대가로 이스라엘의 종이라도 되겠다는내용이다.

 

26절, 기브온들과 맺은 계약의 핵심은 ‘그들을 살려준다’(15절)는 것이었으므로,

여호수아는 거듭 그들을 해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19,20절).

왜냐하면 기브온에게 속아 화친을 맺은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갖고 있는(18절) 군인들이 행여 과잉 열정으로

화친 조약을 무시하고 그들까지 해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27절, 여호수아가 기브온 족들을 성막의 종으로 삼은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즉 가나안 족을 전멸하라는 하느님의 명령 목적은 가나안 족의 죄악,

특히 우상 숭배의 죄악이 이스라엘에 침투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시키는 것이었다.

따라서 여호수아는 맹약 때문에 전멸시킬 수는 없었던 기브온 족들을

성막에서 일하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