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윤 베드로 2015. 2. 8. 19:02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놀랍고 무서워서 유령을 보는 줄 알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의심을 품느냐?

내 손과 발을 보아라. 틀림없이 나다! 자, 만져 보아라.

유령은 뼈와 살이 없지만 보다시피 나에게는 있지 않느냐?' 하시며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루가 24, 37-41).

 

예수께서 역사상 유일 무이하게도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심'을 믿는 이들이 그리스도인들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세상의 모함과 질시와 미움은 끝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선과 진리가 마침내 승리함을 보여 주는 사건이다.

 

루가 복음에는 죽음으로부터 승리하시고 부활하신 예수께서

       '평화를 주시는' 말씀이 나온다(24, 37).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이 세상의 어떤 고통과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평화이다.

세상의 주인이신 그분이 평화를 주시는데

           그보다 더 큰 위안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평화야말로 우리 모든 인간의 염원이며 삶의 목표이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가 있기를 원하신다고 인사하셨다.

우리 각자에게 평화가 있기를 원하신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지금 우리의 마음은 평화스러운가, 아니면 불안한가?

        평화롭지 못하고 불안하다면 왜 그러한가?

 

루가 복음에는 제자들이 주님을 뵙게 되었을 때

        불안하여 안절부절못했다는 표현이 있다(24, 38).

왜 그랬을까? 제자들은 주님을 뵙기가 미안했다.

     주님이 잡혔을 때 그들은 다 도망 가고

     또 십자가에 죽으시는 순간에도 스승을 외롭게 죽게 놔두고 나타나지도 않았다.

주님은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던 제자들에게서조차

           십자가의 고통이 절정에 달하여 죽어 가는 순간에 외면당하고 죽으셨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주님을 뵐 면목이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제자들에게 주님은 먼저 인사하셨다. "샬롬"(당신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예수님의 이 인사말은 제자들의 서먹서먹한 입장을 모면시켜 주었고

              주님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에 제자들은 주님의 평화의 인사에 감사드리면서

        이제는 진정으로 주님의 모든 말씀을 믿고

       주님의 가르치심과 부활의 증인으로서

       이 세상에 나가 목숨까지도 바치기로 결심하였을 것이다.

 

예수님의 평화의 인사는 제자들만이 아니라

              또한 부활을 믿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이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우리는 주님의 이 평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 평화를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첫째, 주님이 죽으셨다가 부활하셨음을 진정으로 믿어야 한다.

우리 신자들에게 부활 신앙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헛되며 불신과 오해가 싹 트고 마음이 불안하게 된다.

그러나 주님의 부활을 믿으면

           예수님과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마음에 평화를 갖게 된다.

 

둘째, 주님의 평화를 누리기 위해선 온갖 형태의 거짓과 죄악으로부터 회개해야 한다.

거짓과 죄악은 마음속에 불안을 심어 주고

          모든 일을 올바로 보지 못하게 한다.

부활하신 주님의 가르침을 믿고 깨끗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

              주님의 평화를 누릴 수 있다.

 

셋째, 주님의 평화는 겸손한 자세로 용서하는 마음에서 얻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공동체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갈 때

           갈등도 생기고 경쟁도 생긴다.

또 이 갈등과 경쟁은 남을 모함하고 시기하며 업신여기게 한다.

내가 남을 괴롭히고 고통을 줄 수도 있고,

        또 타인이 나에게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이러한 잘못들과 억울함들에 복수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마음의 평화가 깨진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는 인간임을 인정하면서,

        너그러이 용서하는 마음을 가질 때 주님의 평화를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님의 평화는 기도하는 마음에서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주님의 현존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적나라하게 인식할 수 있다.

주님의 현존 앞에 있는 인간은 학벌이나, 명예, 지위로 주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간성 그대로 주님을 만나게 된다.

 

주님의 현존 안에서 자신의 선한 행동, 악한 행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주님의 편으로 기울었는지 악의 편으로 기울었는지

           자신의 선택이 어떠했는지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리가 기도하면서 자신을 반성하고 주님의 가르침과

          그 뜻을 따르려는 마음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행동을 올바른 습관으로 행할 때

          주님의 평화는 올 것이다.

 

이제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신앙과 열심이 부족한 우리에게

        진정으로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음에 감사하고,

        주님의 평화 인사에 기도와 찬미와 친절과 나눔과 봉사로써 보답하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