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그리스도를 따르는 생활

윤 베드로 2015. 2. 5. 13:44

●그리스도를 따르는 생활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다 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 (루가 9, 62).

 

그리스도인으로서 주님을 따르는 생활은 어떠해야 하는가?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 엘리야의 제자였던 엘리사는 하느님의 예언자가 되기 위해,

           자기 생활의 도구였던 황소를 잡고, 쟁기를 부숨으로써

           그 때까지의 삶을 떠나 예언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1열왕 19, 19-21).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이제 종이 아니라 자유인이라고 하며,

       자유인으로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자유롭게 해야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루가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세 젊은이에게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각각 상이한 답변을 주셨다(루가 9, 51-62).

 

1.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첫번째 젊은이가 예수께 와서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루가 9, 57) 하고 말했다.

즉 이 젊은이의 마음은 예수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완전히 자신을 봉헌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예수님의 대답은 아주 현실적인 말씀이었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루가 9, 58).

 

우리는 모두 자기 집에 조용하고 편안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자기 집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관없이 온전히 자유스럽게 개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 집이 아주 좁은 곳이든, 혹은 다 쓰러져 가는 초막이든 상관없이

            그곳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돌아와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예수님과 그분을 따르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편안하고 아늑한 자리가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오늘은 이곳으로 내일은 저곳으로 돌아다녀야 할 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사람들을 찾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섬기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는

       어떤 자리에도 편히 머무를 수가 없으며

       집안에 조용히 머무를 수가 없다.

왜냐하면 갑자기 새로운 부르심을 받으면 곧 길을 떠나야 하며,

       때로는 마음으로 그리고 필요하다면

       육신적으로도 모든 것과 발을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집은 이 세상이 아니라 저 세상 안에 있으며

       그 휴식처는 미래에만 있을 뿐이다.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이렇게 안정된 생활보다도

       불안정된 생활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어야 함을 뜻한다.

예수께서 그 첫번째 젊은이에게 이러한 답을 주신 것은

      그 젊은이에게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그분과 함께 同苦 同樂할 수 있는 마음의 다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2.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두 번째 젊은이는 그가 예수를 따른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먼저 "나를 따라오너라."(루가 9, 59) 하고 부르셨다.

그러나 젊은이는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루가 9, 59) 하고 간청하였다.

 

이 말의 뜻은 꼭 장례를 지낸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집에서 보살펴 드리고 다른 가족도 돌봄으로써

            아버지를 편안케 해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족이 다 죽으면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뜻이다.

언뜻 생각하면 이러한 생각이 옳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는 좀 다르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절대 주님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부르시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

하느님이 무엇을 요청하시면 인간은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3. 선생님,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주십시오

 

세 번째 젊은이는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주십시오."(루가 9, 61)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는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루가 9, 62)라고 말씀을 하셨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과거에 집착하거나

               그리스도를 따르기 이전에 자신이 누리던 직책, 직위,

               그 모든 것에 애착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주님께서는 완전한 봉헌을 요구하신다.

주님과 함께 가고자 하는 사람은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불확실한 미래라 할지라도 아브라함처럼 믿음 속에서 가야 한다.

 

그러므로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것에 집착하지 말고

       또 때로는 인간이 찾고자 하는 휴식처와 안식처인 가정을 끊어야 하며

       그 가정을 떠나야만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참된 희생과 봉사와 정신이 요구된다.

그 길은 바로 십자가의 길, 그리스도의 길이다.

남을 이롭게 하고 도움을 주기 위한 생활이다.

이러한 길을 가고 있는 분들과 또 이러한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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