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단식(7,1-14)
7,1-7 :
여기 다리오 왕 사년 구월은 즈가리야가 처음 현시를 받은 후(1:1) 2년이 지난 때를 말한다.
이 때 내린 말씀은 유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므로
참됨 신앙을 회복시켜 주기 위한 권고의 말씀이었다.
이 권고의 말씀은 금식의 문제에 대한 물음과 대답으로 이루어졌다.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들은 율법에는 없지만
스스로 국가적으로 비운을 맞은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그 날을 금식일로 정하고 그날을 지키며 슬퍼하였다.
이들이 지킨 4월의 금식(4월9일, 열왕하 25:3,4; 예레 39:2)은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진 날을 기념하는 날이었고,
5월의 금식(5월 9일, 열왕하 25:8-10)은 하느님의 성전이 파괴되었던 날이었다.
그리고 7월의 금식(7월 3일, 열왕하2:25; 예레41:2)은 아하감의 아들
그달랴의 암살을 상기하는 날이었고
10월의 금식(10월 10일, 열왕하25:1)은 바빌론 왕이
예루살렘을 포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지킨 날이었다.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들은 칠십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이와 같은 금식일을 지키며 국가적인 재난을 슬퍼했다.
그러나 지금은 예언자 예레미야가 예언한 예언이 성취되어
바빌론에 포로되었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하였고
또한 이들에 의하여 예루살렘에 성전이 건축되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그때까지 바빌론에 머물러 살고 있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사람을 보내어 예언자와 제사장들에게
그들이 바빌론에서 지금까지 지켜왔던 금식일을
계속 지켜야 하는지 아니면 중단해야 하는지 물어 온 것이다.
즈가리야는 이들의 물음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해야 할 것인지
하느님께 물었을 것이고
하느님은 예언자의 물음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다.
하느님은 바빌론으로부터 온 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너는 이 땅의 온 백성과 사제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너희가 지난 일흔 해 동안 다섯째 달과 일곱째 달에 단식하며
슬퍼할 때 참으로 나를 위하여 단식하였단 말이냐?
너희가 먹고 마실 때에도 자신을 위하여 먹고 마신 것이 아니냐?’(7:5-6)”
여기 즈가리야를 통하여 주신 말씀은 금식을 계속해야 하느냐
중단해야 하느냐에 대한 것이 아니고
그 금식을 하는 동기에 대하여 묻는 말씀이다.
즉 바빌론에서 유다인들이 칠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국가적인 재난의 날을 기억하며 금식하고 슬퍼해 왔는데
그렇게 해 온 근본적인 동기가 무엇이었느냐 라고 물으신 것이다.
7,8-14 :
본문은 하느님께서 예언자 즈가리야를 통하여 유다의 선조들이
신앙의 전통을 지켰지만 하느님의 말씀에서 떠난 모습을 보여 주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고 있다.
유다의 역사를 보면 그들이 恣意的으로 성전 예배를 중단한 적은 없다.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유다의 선조들은 신앙의 전통을 지켰고
성전 예배를 드렸지만 그들의 삶은 신앙에 합당한 삶이 아니었다.
그들 가운데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고아와 과부 그리고 나그네가 보호를 받지 못하였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도 사라졌다.
이와 같은 모습들은 그들이 하느님을 경외하며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래서 하느님은 그들에게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그들은 들으려 하지 않고 등을 돌렸으며,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았다.
그들은 만군의 주님께서 당신의 영으로 이전의 예언자들을 통하여
자기들에게 보내신 율법과 말씀을 듣지 않으려고,
마음을 금강석처럼 굳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만군의 주님에게서 커다란 분노가 내렸다.(7:11-12)”
그들의 이와 같은 죄로 인하여 아름다운 땅 예루살렘은 황폐하게 되었고
성전은 파괴되었으며 유다인들은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즈가리야를 통하여 주고자 하신 말씀은
참 된 신앙은 형식(의식)의 문제가 아니고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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