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십자가
어떤 때 생기고 어떤 뜻이 있나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크고 작은, 가볍고 무거운
여러 종류의 십자가를 지며 살고 있다.
도대체 우리 인생의 십자가는 어떤 때에 생기며
또 이를 어떻게 지고 살아가야 하는가?
십자가는 첫째, 조화가 깨어질 때 등장한다.
사람과 사람․사람과 자연․사람과 하느님과의 조화가 깨어질 때 십자가가 온다.
이웃과의 인간적 갈등,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자연 재앙,
양심의 가책 등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둘째, 십자가는 인간의 한계성에서 오기도 한다.
미성숙 경험 부족, 비현실적인 기대나 바람, 과도한 욕심 등에서
십자가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셋째, 우리는 흔히 십자가를 그분께서 주시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하느님께서는 이런 여러 원인에서 생기는 십자가를
우리가 지도록 당신 뜻과 필요에 따라 그저 허락만 하실 뿐이다.
그렇다면, 왜 하느님께서는 이 십자가를 허락하실까?
주사를 맞을 때 오는 아픔이 병의 치유를 위한 과정이듯이,
십자가는 구원의 도구다.
어머니가 기꺼이 지는 희생과 고통의 십자가는
자녀에게 있어서는 성장과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인 것이다.
십자가는 경고의 의미도 된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십자가는 지금까지 그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이 틀렸으니
더 나은 방식으로 바꾸라는 신호다.
십자가는 성장 또는 정화와 단련의 의미도 지닌다.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 등의 틀을 깨기 위해 겪는 고통은
성장을 위해 반드시 져야 할 십자가다.
십자가에는 징벌의 의미도 있다.
그런데 신앙인들이 쉽게 혼동하는 것이 바로 이 징벌로서의 십자가다.
자신에게 십자가가 지워질 때,
우리는 단지 자신의 잘못에 대한 벌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징벌로서의 십자가는 다양한 종류의 십자가 중 하나에 불과하다.
모든 십자가를 다 징벌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나의 잘못이나 죄로 인해 오는 불이익 혹은 양심의 가책 등은
당연히 징벌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징벌을 통해 재발 방지를 촉구하시는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용하시는 십자가의 의미를 모두 알 수 없다.
지금은 희미하게 추측해볼 수 있지만
나중에 가서야 뚜렷하게 알 수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럴 때 우리는 신비로서의 십자가라 말할 수 있다.
이런 십자가들을 우리는 어떻게 지고 가야 할 것인가.
먼저 부정적인 사고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도록 해야 한다.
부정적인 시각은 불필요한 십자가를 양산할 뿐이다.
또 십자가는 다양한 의미와 기능을 갖고 있다.
십자가 그 자체보다는 그 십자가가 뜻하는 의미, 해결방안, 기능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십자가는 인생의 한 부분이다.
하느님께서는 무의미한 일을 하지 않으신다.
십자가 없는 인생을 기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일 뿐이다.
또 반드시 져야 할 십자가는 그 십자가를 나누어지는
이웃의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확고한 신앙을 갖는 일이다.
믿음은 인생의 장애물을 뛰어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느님은 고통을 방치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고통만 허락하신다.
박영호 신부(꼰벤뚜알 성 프란치스꼬회 관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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