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모세의 구리뱀

윤 베드로 2015. 2. 13. 15:56

●모세의 구리뱀

 

"구리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 14-15).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40년 동안,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가고 있을 때,

       그들은 하느님을 깊게 체험하게 된다.

그들은 야훼 하느님의 유일성과 창조주, 그리고 모든 이의 아버지이며

          특히 이스라엘의 하느님이라는 특별한 선택과 은총을 받은 백성이었지만,

          40년 동안의 사막 생활을 통해, 자신들의 신앙을 확인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특히 40이라는 숫자가 성서에서 '시련의 기간'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0년의 사막 체험, 그리고 예수님이 사막에서 단식 중 마귀의 유혹을 체험한 40일 등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도 역시 40일 동안의 마음의 단련을 통해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을 지내고 있다.

 

"구리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이라는

               이 구절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가?

사막은 생물이 살지 않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사막은 살아 있다'고 하는 영화도 있듯이

           특히 땅속에는 온갖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사막에는 뱀이 많다고 한다.

또 뱀은 생식력이 강해서 그 숫자가 빨리 늘어난다.

또 이 뱀은 가나안 지방에서 '생식과 번식의 상징적 동물'로서

        섬겨 오던 바알 신이라는 신적인 동물이었다.

 

사막에서 이스라엘인들이 지낼 때

       땅속에 우글거리던 뱀에 물려 죽는 일이 많이 있었음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러한 인간적인 현실 생활에서 체험되는 사건들을

           하느님께 대한 신앙 안에서 생각했고, 그 의미를 찾으려 한 것 같다.

사실 사막에서의 생활은 괴롭고, 위험하고, 먹을 것도 없는 고통의 생활이다.

민수기(21, 4-9)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보면,

         그 당시 가나안 지방은 여러 왕국으로 나뉘었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직 '나라'도 형성하지 못하고

         사막을 헤매며 유랑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가나안 주민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기들의 영토로 다가오고 있다는

         어떤 위기 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네겝이라는 곳에 살고 있던 가나안 사람 아랏 왕이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기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채고,

           이스라엘을 먼저 쳐서 몇 명을 포로로 잡아간 일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생기자 이스라엘인들은 하느님께

           "이 백성을 우리 수중에 넘겨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이 도시들을 전멸시키겠습니다." 하고 기도하였다.

야훼께서는 그들의 호소를 들으시고 가나안 사람을 그들의 손에 붙이셨다고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그들의 성읍을 전멸시켰다.

바로 이러한 사건에서 보듯이 이스라엘은

        자기 주변의 다른 민족들에게 항상 생존의 위협을 겪어야 했고

        그러한 과정에서 특히 야훼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 깊어졌다.

이스라엘은 사막의 한 곳에 안주하는 생활이 아니었고,

       항상 어떤 곳, 즉 야훼께서 마련해 주신 약속의 땅을 찾을 때까지

       돌아다니고 방랑해야 하는 삶이었다.

 

이러한 생활 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불평을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민수기에서는 "길을 가는 동안 백성들은 참지 못하고 하느님과 모세께 대들었다.

       '어쩌자고 우리를 에집트에서 데려 내왔습니까?

       이 광야에서 죽일 작정입니까? 먹을 것도 없고 마실 물도 없습니다.

       이 거친 음식은 이제 진저리가 납니다.'"(21, 5)라고 말한다.

그러자 성서는 야훼께서 백성에게 불뱀을 보내어

           이스라엘 백성을 많이 물어 죽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어떻게 해결됐느냐 하면,

           백성들이 마침내 모세에게 와서 잘못했다고 빌고

           모세가 백성을 위해 야훼께 기도드리자,

           야훼께서 모세에게 구리뱀을 만들어 기둥에 달고,

           뱀에게 물린 사람으로 하여금 쳐다보게 하면 살리라고 하시자,

           그대로 하니 뱀에게 물렸어도 구리뱀을 쳐다본 사람은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민수 21, 6-9).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전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

 '뱀'이란 사막의 동물, 생식과 번식의 동물로서 상징된

             가나안 사람들의 바알 신을 말하는 것이다.

이 바알 신을 섬긴다는 것은 그 당시 매일 끊임없이 장소를 이동해야 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한 유혹이었다.

그것은 이제 한 곳에 자리 잡고 정착하여 풍요와 번식을 구가하고 싶었던

           그들의 삶의 희망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 사건을 통해 체험한 것은

           구원과 풍요는 인간의 힘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충실과 신뢰 속에서 얻어진다는 것이다.

 

요한 복음에서 전해지는 예수님의 말씀은

       요한의 신학 사상 속에서 전해지고 있다고 보는데,

       구원은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구원은 아래로부터 이루어짐이 아니라

           위로부터 내려오는 하느님의 은총임을 나타낸다.

구원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서 믿어야 하는 것이며,

           믿지 않는 그 자체가 이미 죄인으로 판결되는 것이다.

 

모세의 구리뱀을 생각해 보면,

           이스라엘인들은 사막에서 지낼 때

           야훼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모세를 통해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충실로써 그 생명을 찾았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시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께 충실함으로써

           우리의 구원된 삶을 향해 가는 길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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