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말은 마음의 표현

윤 베드로 2015. 2. 11. 15:38

●말은 마음의 표현

 

"선한 사람은 선한 마음의 창고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사람은 그 악한 창고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다"(루가 6, 45).

 

우리 인간들이 사용하는 말은 참으로 신비스럽다.

만일 인간에게 말이 없다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는 제대로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말은 인간의 의사 표현의 수단이며, 자기 자신의 기분과 성향

       그리고 자신의 뜻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매개체이다.

하느님께서도 인간과 통교하시기 위하여 인간의 말을 사용하셨다.

하느님의 말씀이 처음으로 글로 표현된 것이 성서이며,

              구약 성서의 글은 히브리 말로 전해 오다가 그리스 말로 번역되었고,

              구약과 신약은 모두 라틴 말, 유럽의 여러 언어들

              그리고 마침내 우리말로 전해져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을 알아듣게 되었다.

집회서에서는 "말은 사람의 마음속을 드러낸다."(27, 6)라고 하였으며,

          예수께서는 "선한 사람은 선한 마음의 창고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사람은 그 악한 창고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기 마련이다."(루가 6, 45)라고 하셨다.

이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충고이며 좋은 말씀이다.

여기서 잠시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을 생각해 보자.

나의 마음에는 과연 무엇이 가득 차 있는가?

나의 마음의 창고에 들어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말이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속을 드러낸다고 할 때,

       우리는 말을 조심하고 좋은 말을 하는 습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하는 말의 유형을 생각해 보자.

말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인간의 말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인간은 말로써 다른 사람의 氣를 죽이기도 하므로,

        억울한 말을 들을 때 인간은 기가 막힌다고 한다.

또 인간의 말은 사람의 기를 살린다. 기분이 좋다는 것은 좋은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1. 사람을 죽이는 말

 

사람을 죽이는 말에는 저주, 악담, 욕설, 험담, 비방, 분노에 가득 찬 말,

           거짓말, 중상 모략, 남을 깎아 내리거나 나쁘게 판단하는 말이 있다.

이런 종류의 말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또 그러한 말을 직접 들은 이들은 몸서리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때때로 이러한 말을 한다면

           그 때의 우리 마음의 상태와 우리 모습을 생각해 보자.

그런데 이러한 말들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듣는 것이 또한 예사이다.

가까운 친구끼리도 욕설을 퍼붓거나 싸우고

          심지어 가정에서도 조심하지 않으면 쉽사리 이러한 나쁜 말들이 나온다.

그리하여 사랑해야 할 부부간에도 언성이 높아지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며,

       부모의 입에서 사랑해야 할 자녀들에게 "죽일 놈, 염병할 놈" 등등의 말이 나온다.

그러할 때, 그 말을 듣는 자녀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거나

           기가 죽어 올바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많은 경우 부모들의 욕설이 심한 집안에서 자녀들의 가출도 많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공동체나 단체에서 어떤 사람의 작은 결점이나 허물을 과장하여

       나쁘게 악선전하거나 비방하여 선한 사람을 악하게도 만들고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일치를 깨뜨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행동은 참으로 사악하고 추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말로써 어떤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거나 죽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 신자들은 이러한 말들을 삼가야 한다.

 어떤 물리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이 분노하여 저주나 욕설, 악담을 퍼부을 때,

        그 입에서 나오는 입김을 비닐 봉지에 담아 모은 후

        그것을 추출하여 주사기로 쥐에게 주입하면, 그 쥐는 수초 만에 즉사한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이 자기 마음속에서 악한 마음을 품고 그것을 입으로 내뱉을 때,

          죽음의 물질이 나온다는 것은 물리 화학적으로도 증명이 된다.

그래서 사람이 화낼 때는 독기가 서리거나 살기가 나타나고

          사람을 죽이는 죽음의 물질을 품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독설을 들은 사람은 마음의 평온을 잃고 힘과 자신을 잃으며

           화병을 앓거나 하여 건강을 해치고 심지어는 죽기까지 한다.

이렇게 될 때 화를 낸 사람이나 욕을 당한 사람 모두 자기 생명이 단축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일노 일로(一怒一老), 일소 일소(一笑一少)"라는 말이 있다.

       즉 "한번 화내면 그만큼 늙어지고, 한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진다."는 것이다.

 

2. 사람을 살리는 말

 

두 번째로 인간의 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들으면 앓고 있던 사람도 건강해지고,

           실망하여 좌절한 사람도 용기를 내어 일어서고,

           또 죽어 가는 사람도 힘을 얻어 소생할 수 있다.

예수께서는 바로 이러한 생명의 말씀들을 하셨다.

이러한 말들은 인간을 살리는 말로서 생명적 힘을 주는 말이다.

이러한 말에는 위로하는 말, 격려하는 말, 용기를 주는 말,

          칭찬하는 말,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말, 사랑하는 말,

          애정 어린 충고의 말 등이 있다.

인간은 이러한 말을 하거나 들을 때는

           참으로 몸에서 생명의 물질인 엔도르핀이 나와 기뻐지고,

           생기가 돋고, 자신감을 얻고, 생동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말을 해주는 사람과 같은 마음이 되고 일치하고픈 마음이 들게 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말을 많이 해야 하겠다.

이왕이면 같은 말이라도 "사람을 살리는 말"을 많이 하자.

좋은 말, 기쁨을 주는 말, 남을 살리는 말을 하는 데 인색하지 말자.

바로 이러한 말이 福音이다.

우리는 매 미사 끝에 "복음을 전합시다." 하고 파견을 받는데,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인간을 살리고 기쁘게 하는 말을 전하는 것이다.

 

"말은 마음의 표현"이라고 했듯이 우리가 이런 좋은 말을 하기 위해선

        우리 마음이 밝아야 하고, 우리 마음이 기뻐야 하며,

        우리 마음에 애정과 사랑이 가득 차 있어야 한다.

예수께서도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다."(루가 6, 45)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우리 신자들은 좋은 말을 마음속에 가득 담아서,

        평화의 사도이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처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슬픔이 있는 곳에 위로를, 그리고 용기 잃고 쓰러진 자에게 희망의 말을 전하여,

        사람들에게 기쁨과 친교와 사랑을 주는 평화의 사도들이 되어야 하겠다.

 

3. 하느님을 찬미하는 말

 

마지막으로 인간의 말에는 고차원적인 숭고한 말이 있다.

이것은 영(靈)의 말, 곧 인간의 말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말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통교하기를 원하신다.

하느님은 이미 인간에게 말씀을 건네 오셨다.

즉 하느님의 말씀은 이미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성서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우리 인간에게 하느님은 응답을 기다리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두 가지 방법으로 전해 주신다.

하나는 당신이 만드신 창조물들의 속성과 질서를 통해서이며,

           다른 하나는 계시를 통해서이다.

인간은 대자연 안에서 그리고 만물 안에서 하느님의 창조적 뜻을 발견했을 때,

          하느님의 오묘한 경륜에 탄복하고 마침내 찬미와 감사의 말을 하게 된다.

하느님은 예언자들을 통해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대한 응답이 바로 기도이며

               인간은 이 기도 속에서 자신의 소명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인간은 하느님을 감히 대화의 파트너로서 모시고,

       하느님의 은혜와 섭리에 대해 감사와 찬미와 흠숭으로써 말씀드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기도를 통한 영적인 말이다.

 

우리는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온다."(루가 6, 45)라는

           예수님의 교훈적인 말씀을 통해

           "말이 자기 인격의 표현"임을 깨닫자.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인간에게 기쁨을 주고 인간을 살리는 말'

           그리고 하느님께 감사하고 찬미하고 흠숭하는 말을 하여

           인간 공동체와 하느님께 유익하고 구원적인 존재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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