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마음밭

윤 베드로 2015. 2. 9. 18:59

●마음밭

 

"예수께서 그들에게 여러 가지를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바닥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쪼아먹었다.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싹은 곧 나왔지만 흙이 깊지 않아서 해가 뜨자 타 버려 뿌리도 붙이지 못한 채 말랐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다. 가시나무들이 자라자 숨이 막혔다.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서 맺은 열매가

           백 배가 된 것도 있고 육십 배가 된 것도 있고 삼십 배가 된 것도 있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마태 13, 3-9).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마음 안에서 어떻게 활동하시는가?

이사야 예언자는 "야훼의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진다."(이사 55, 10-11)라고 하였으며,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그 말씀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장차 받을 영광에 비하면 지금 받는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로마 8, 18).

그리고 예수님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마태 13, 1-23)를 말씀하시면서,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여러 가지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예수님이 이 비유를 말씀하신 이유는

              당시 유다인들이 예수님의 수많은 기적과 징표를 보고서도

              예수님을 믿지 못하고,

              또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사야서를 인용하시면서,

           이 백성이 마음의 문을 닫고, 귀를 막고, 눈을 감은 탓이라고 한탄하신다.

그러나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믿는 제자들의 눈과 귀는 복되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제자들 스스로가 잘나거나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알 수 있는 특권을 주셨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는 구원이란 인간의 능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의 힘에 의해서 얻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씨 뿌리는 사람

그럼 여기서 예수님의 비유를 생각해 보자.

이 비유에서 씨 뿌리는 사람은 예수님이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며, 여기에 등장하는 밭들은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예수님은 그 당시 유다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 비유를 말씀하셨지만,

       이 비유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그 말씀의 씨앗이 우리의 마음밭에 파종되고 있다.

그러나 똑같은 하느님의 말씀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신앙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파종되며

          열매도 각각 다름을 볼 수 있다.

 

예수님은 길바닥과 돌밭, 가시덤불, 좋은 땅 등 어느 곳이든 다 씨를 뿌리셨다.

이것은 예수께서 어느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시고

           누구에게나 하느님의 말씀을 듣도록 초대하신 것을 뜻한다.

그런데 길바닥은 씨앗을 잘 받아들이지도 않고 소중히 간직하지도 않아

           새들이 와서 쪼아먹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이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도 그 말씀이 내포한 뜻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무관심한 마음의 상징이다.

 

2. 돌밭에 떨어진 씨

하느님의 말씀은 돌밭에도 떨어졌는데,

              돌밭이란 돌과 흙이 함께 섞여 있어서 씨앗이 잘 자라지 못하는 밭이다.

농부는 농사를 지을 때 밭에서 돌을 가려낸다.

돌이란 씨앗이 자라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비유는 역시 우리 마음이 돌과 같이 차고 메마를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신앙이 깊지 못해서 환난이나 박해가 올 때면 곧 넘어지는 사람의 마음이다.

 

3.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

가시덤불에도 씨가 떨어졌다.

그런데 그 가시덤불에는 여러 가지 잡초와 풀이 함께 뒤엉켜 자라고 있어서,

           떨어진 씨앗이 질식하여 죽고 말았다.

그 가시덤불과 같은 마음이란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 때문에

     자신이 받은 하느님의 말씀을 잘 키우지 못하고

     질식시키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다.

 

4. 좋은 땅에 떨어진 씨

마지막으로 좋은 땅에 씨가 떨어졌다.

좋은 땅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새 생명을 꽃피우게 한다.

땅이 땅으로서의 존재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마음의 존재 의의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땅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여 모든 것을 받아들이듯이

       우리도 마음을 겸허하게 비워서 말씀의 씨앗이 잘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딱딱한 길바닥과 같은 마음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냥 흘려 보낸다.

돌밭이나 가시덤불과 같은 마음도 그 안에 단단한 돌과 잡초가 있어서

       하느님의 은총의 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오직 자기 자신을 비우고, 낮추는 땅과 같은 마음이야말로

        하늘에서 쏟아지는 은총의 비를 흠뻑 받아,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

 

5. 하늘 나라의 신비

우리는 예수님의 이러한 비유를 통해서 하늘 나라의 신비를 깨닫게 된다.

즉 하느님께서는 모든 인간이 구원되기를 원하신다.

씨앗이 좋은 땅뿐만이 아니라, 길바닥이나 돌밭이나 가시덤불에도 떨어졌다는 것은

           모든 인간을 구원에로 초대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하느님께서는 유다인이든 그리스도인이든 무신론자든 유신론자든

          세상의 권력자든 약한 자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상관없이

          모든 이가 구원받기를 원하신다.

그렇지만 그 구원에로의 초대에 우리 인간의 자유를 속박하시지는 않는다.

       즉 구원은 이미 우리에게 제시되었지만

       우리의 마음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다가온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것의 여부는 나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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