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마음의 성전을 거룩하게

윤 베드로 2015. 2. 10. 13:59

●마음의 성전을 거룩하게

 

"유다인들의 과월절이 가까워지자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 가셨다.

그리고 성전 뜰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장사꾼들과

           환금상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밧줄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모두 쫓아내시고 환금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며 그 상을 둘러엎으셨다.

그리고 비둘기 장수들에게 '이것들을 거두어 가라.

           다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 하고

           꾸짖으셨다"(요한 2, 13-17).

 

요한 복음의 이 대목을 보면 평소의 예수께서 지니셨던

       용서와 자비로운 모습과는 달리 예수님이 채찍을 드신 장면이 나온다(요한 2, 13-25).

그것도 다른 장소가 아닌 성전 뜰에서 채찍을 드셨는데,

           그것은 남이 준 채찍이 아니라 당신이 손수 만드신 것이다.

채찍은 무엇에 쓰는 것인가? 채찍이란 남을 때리든지, 짐승을 모는 데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채찍을 만드는 과정에서, 예수님의 결심과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예수님은 그 채찍으로 성전 뜰에 즐비하게 서 있던 동물들,

              즉 소, 양, 비둘기들을 후려갈기며 내쫓으셨다.

그뿐 아니라 사람들까지도, 즉 성서에 보면 환금상,

       지금으로 말하자면 돈을 바꾸어 주는 사람들까지도 내쫓으셨다.

       그뿐 아니라 장사하는 사람들까지도 채찍으로 후려갈기셨다.

 

이 내용은 요한 복음뿐만 아니라

     마태오, 마르코, 루가, 즉 네 복음이 다 전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복음 사가들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다.

특히 마르코 복음에서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나귀를 타시고

       "호산나 호산나." 하고 외치는 군중의 환호 소리와 함께 입성하신 내용 다음에

        이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다.

그렇게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그 날 당일에는 이것저것 둘러보셨다가

           이미 날이 저물어 열두 제자와 함께 베다니아로 가셨고,

           그 이튿날 베다니아에서 나오실 때 마침 시장하던 차에

           멀리서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열매를 좀 드시려 했다가, 열매가 없어 홧김에

           그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셨다는 내용과 연결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다시 도착하신 뒤 이 채찍 사건이 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호산나 소리와 함께 왕으로 입성하셨을 때엔

             성전 안에 이것저것 둘러보시며,

             여러 가지 내용들을 눈여겨보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베다니아에서 하루를 지내는 동안 여러 가지 당신의 계획을 세우신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다음날 성전에 도착하자마자 손수 채찍을 만드셨고,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신 것이다.

 

신학자들은 이 사건을 해석할 때,

                 그것은 장차 예수께서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자신을 파스카절의 제물로 바치시어 하느님과 화해의 제물로서

                  봉헌할 성전을 거룩하게 정화하고자 한 것으로 생각한다.

 

1. 채찍을 드신 예수님

 

요한 복음에는 "다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2, 16)는 예수님의 말씀이 나온다.

한편, 공관 복음인 마르코, 마태오, 루가 복음에서는

         한결같이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인데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마르 11, 17)라고 전해 주고 있다.

 

예수께서는 형식적으로 율법만을 지키는 신앙 생활을 받아들이시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성전을 통해 사리 사욕과 이권에 개입되어 참된 신앙을 잃고,

       하느님께 대한 존경심마저 잃어버린 사람들로서 상징되는 환금상

       그리고 장사를 통해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업가들의 양심을

        따끔한 채찍을 통해 일깨워 주신다.

 

2. 예수님이 원하시는 성전

 

예수님이 원하시는 성전의 모습은 무엇이겠는가?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 되어야 한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성전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사람들의 무딘 양심을 일깨워 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성당에 오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또 한 가지 예수께서 원하시는 성전은 바로 우리 각자의 '양심의 궁전'을 깨끗이 하여

         언제나 성령의 좋은 뜻이 거하는 신성한 장소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 하느님께서 주신 마음의 성전을 갖고 있다.

우리 몸이 육체적으로 각각 존재하듯이,

        하느님께서 주신 영혼의 거처는 바로 우리의 양심이다.

우리는 이 양심을 언제나 신성하고 깨끗이 가꾸어야 한다.

이 양심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대화하며, 영혼의 양식이 보존된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가진 '자유'를 남용하여

           우리 양심 속에 소, 양, 비둘기, 돈 바꾸어 내는 이익 등 이러한 것들만 차 있다면

           예수님의 채찍이 한 번 더 필요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장사하는 사람들을 무작정 비판한 것은 아니다.

장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선량한 사람들도 많고,

       또 그 장사를 통해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고

        적당한 이익과 함께 자신도 살고 또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수께서는 이런 사람들에게는 용기와 삶의 의욕을 복돋아 주신다.

 

그런가 하면 예수님은 율법학자, 대사제들까지도

           그들의 위선에 대해선 가차없이 비판을 하셨다.

이런 것으로 보면, 삶의 방법을 위해 택한 직업에 대한 비판이 아니고,

        양심의 그릇된 모습에 대해 비판하신 것이다.

'각종 강의 > 복음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은 마음의 표현  (0) 2015.02.11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0) 2015.02.10
마음밭  (0) 2015.02.09
돈과 재물  (0) 2015.02.09
다윗의 죄와 하느님의 용서  (0) 201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