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역사서 공부

엘리야 이야기(Ⅰ열왕 17장-Ⅱ열왕 2장)

윤 베드로 2014. 11. 19. 18:55

★엘리야 이야기(Ⅰ열왕 17장-Ⅱ열왕 2장)

 

Ⅰ열왕 17장부터 Ⅱ열왕 2장까지는 :

         대예언자 엘리야의 활동을 위주로 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엘리야의 예언직이 시작되었던 때는 우상숭배의 기운이 극도로 퍼졌던 것이다.

따라서 엘리야의 예언직의 대부분은

         우상(바알) 세력과의 투쟁으로 일관되었으며,

           그의 제자 엘리사와 마찬가지로

           그가 남긴 행적은 하느님의 능력의 상징인 여러 이적들로 가득했다.

엘리야 전승은 : 여섯 개의 설화와 여섯 개의 일화(에피소드)로 엮어져 있다.

엘리야 설화는 일부 민담 및 전설을 제외하면 역사적 가치가 있다.

설화의 주제는 예언자의 말이 실제로 이루어짐을 밝히는 것인데,

            바로 이 점이 신명기 역사가의 중심 사상,

            즉 하느님의 말씀이 실현된다는 사상에 부합한다.

 

①그릿 개울과 사렙다에서의 엘리야(17,1-16) :

길르앗의 티스베에 살고 있던 엘리야는 :

아합과 이세벨의 영향으로 우상숭배가 성행하자

           몇 해 동안의 가뭄을 예고한다.

그는 왕의 박해를 피해 그릿 개울에 숨어 있으면서

       하느님이 보내신 까마귀로부터 아침 저녁으로 양식을 제공받는다.

그후 사렙다(페니키아 지방) 마을로 가서 어느 과부의 집에 머물면서

       밀가루와 기름을 많게 하는 기적을 일으켜 굶주리지 않게 해 준다.

 

가뭄은 : 이스라엘의 불경에 대한 벌이라기보다는

            비와 이슬로 생명을 돌보는 참 하느님은 바알이 아니고

            야훼라는 것을 나타내는 표징이다.

               18장에서는 이 점을 더욱 강조한다.

 

사렙다 과부의 가정을 살린 일화는 :

          엘리야의 예언이 믿는 이에게 그대로 실현됨을 미리 알려주는데,

            하느님의 말씀은 어김없이 실현된다는 이 주제는

            앞으로의 설화에도 계속될 것이다.

루가 4,24절에서는 예수의 말씀을 불신하는 고향 사람들을 두고

       사렙다 과부의 믿음을 예로 든다.

 

②과부의 아들을 다시 살림(17,17-24) :

과부의 아들을 살린 일화는 : 엘리사의 기적 일화(2열왕4,18-37)와 매우 비슷한데,

           이 일화의 주제 역시 결론에서 밝히듯(24절)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의 말이 진실됨을 입증하는 것이다. :

           “어른께서는 과연 하느님의 사람이십니다.

            어른께서 전하신 야훼의 말씀도 참이심을 이제 알았습니다.”

 

과부는 : 그의 아들의 죽음을 과부 자신의 죄탓으로 여긴다.

하느님의 사람인 엘리야가 함께 있으니

              하느님은 과거의 죄를 기억하시고

              그의 아들을 죽게 하셨다고 생각한다. :

              “오, 하느님의 사람이여! 어른께서는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렇게 오시어 내 죄를 일깨워주시고 아들을 죽게 하십니까?” (18절).

 

⇒병, 죽음 등의 불행을 죄탓으로 여기는 관습은

        신약시대에도 있었다(루가 13,1 ; 요한 9,2-3).

 

③가르멜 산의 제사(18장) :

 

18장은 바알 예언자들과의 대결과 비의 기적 설화를 통해

          예언자의 말이 실현되었음을 증명한다. :

가뭄이 시작된지 삼년 뒤에 엘리야는 :

           아합의 궁내대신이며, 야훼를 두려워하며 이세벨의 박해 때에

           예언자 백명을 숨겨준 오바디야를 중개인으로 하여 아합을 만난다.

아합의 주선으로 엘리야는 가르멜 산에서

         450명의 바알신의 예언자들과 대결하여 승리함으로써

         야훼께서 참 하느님이심을 증명한다.

그는 산꼭대기에 가서 하느님께 간청하여

       가뭄을 그치게 하고 큰 비를 내리게 한다.

 

⇒가르멜산에서의 대결은 : 야훼와 바알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마음의 결정을 짓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야훼만이 하느님이시며 바알은 헛것임을 밝혀준다.

 

‘바알’은 : 전 근동에 널리 숭배되던 우상으로

             ‘주인’, 또는 ‘소유자’란 뜻을 지녔다.

              바알은 나무, 샘, 특히 산꼭대기에 거처하며,

                        풍요의 신으로 경배되었다.

특히 그는 구름 가운데 머물면서

       비와 폭풍우를 만드는 신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가뭄으로 고생하던 백성들에게 가르멜 산 꼭대기에서의

       야훼와 바알의 대결은 참 하느님을 가려주는 좋은 계기였다.

그런데 이 대결에서 믿었던 바알신의 무력함이 드러났다.

바알 예언자들의 요란한 예식도 아무런 힘이 없었다.

 

이 장면의 절정은 엘리야의 기도에 나타난다. : 18,36-37절.

     “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여,

       이제 당신께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고 제가 당신의 종이며

       제가 한 모든 일이 당신의 말씀을 쫓아 한 것임을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알게 하여주십시오. 응답해 주십시오.

       야훼여, 저에게 응답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이 백성으로 하여금

       야훼께서 하느님이심을 깨닫고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신 분이

       당신이심을 알게 하여주십시오.”

 

여기서 이스라엘과 그 조상들을 열거하는 것은 :

          야훼께서 이스라엘 역사를 주재하시는 하느님이심과

          바알은 이스라엘에게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41-46절에서는 : 엘리야의 기도를 통해 큰비가 내린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백성들의 육적인 갈증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바알과 주님 사이에서 혼미했던 영안(靈眼)을 밝혀주며,

        영적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비였다.

한편 아합이 마차를 타고 이세벨이 거주하는 별궁으로 향했을 때

       엘리야가 이즈리엘까지 아합을 앞질러 맨발로 달려간 사실이 기록된다.

이는 바알 종교에 대한 승리의 시위이며,

       주 하느님의 기적을 체험하고도 또 다시 우상 숭배를 획책하려는

      아합에게 하느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경고인 것이다.

 

④엘리야가 호렙으로 피신하고 엘리사가 후계자로 임명됨(19장) :

엘리야가 이세벨의 위협을 피하여 호렙산으로 피신하여,

              거기서 하느님의 명령을 받고 엘리세오를

               그의 후계자로 세운 이 설화는

            시나이산에서의 모세에 관한 설화와 유사한 점이 많다.

 

아합으로부터 엘리야의 행적을 들은 이세벨은 예언자를 제거하려고 한다.

엘리야는 사막으로 피신하여 도망치다가 기진하게 되자

              하느님께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청한다.

하느님은 천사를 시켜 과자와 물을 주시고,

              이에 힘을 얻은 엘리야는 40일 동안 걸어 호렙산에 당도한다.

하느님께서는 호렙산에서 모세에게 하신 것처럼 엘리야에게 나타나시어

         하자엘을 아람의 왕으로, 예후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고,

         엘리사를 그의 후계자로 삼으라는 명을 내리신다.

엘리야는 그곳을 떠나 길을 가다가 엘리사를 만나

            그에게 자기 겉옷을 던져 주어 따르게 하니,

            엘리사는 이에 응하여 예언자 생활을 시작한다.

 

⇒호렙산 여행은 : 40일이라는 여행기간, 장소(호렙=시나이),

               하느님의 발현, 직책 위임과 파견 등 여러 면에서

               시나이산의 모세 설화와 비슷하다.

    따라서 이 설화에서는 엘리야를 제2의 모세로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여행은 이스라엘이 야훼의 사랑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장소, 이스라엘의 신앙의 원천으로 돌아감을 상징한다.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겉옷을 준 것은 :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내린 것을 뜻한다.

               겉옷은 그 사람의 인격 및 능력을 대변했기 때문이다.

 

⑤나봇의 포도밭 사건과 엘리야의 개입(21장) :

 

나봇의 포도밭을 빼앗지 못해 상심한 아합을 보고

          이세벨은 거짓 증인을 시켜 나봇을 죽이고 포도밭을 빼앗는다.

신명기 사가가 이 기사를 아람족과의 두 전쟁 기사(20장과 22장) 사이에

           삽입한 것은, 엘리야가 예언한 아합의 죽음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22장) 증거하기 위해서이다.

나봇이 포도밭을 정당한 값으로 넘겨 달라는 왕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

           조상이 물려준 재산이 아까와서가 아니다.

그는 그의 가문을 신뢰하시는 주님께 충성을 다 하려고 한 것이다.

그는 이 충성의 표지인 재산을 함부로 처분할 수도 없었고,

            또 왕의 제안대로 자기 재산을 넘겨주고 다른 땅을 소유한다는 것은

            곧 하느님을 무시하는 왕에게 종속되고,

            왕과 비슷한 처지가 됨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또한 아무리 연약한 사람일지라도

               그의 개인 사유 재산이나 생명은 왕의 권한에 속한 것이 아니고,

             개인 권한에 속함을 하느님이 확인해 주심을 드러낸다.

 

⑥엘리야 예언자와 아하지야 왕의 죽음(2열왕 1장) :

 

아하지야가 병이 들자 쾌유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신하들을 에크론의 신 바알즈붑에게 보낸다.

이때에 엘리야가 천사의 인도로 그 신하들을 만나

         이스라엘에는 神이 없어서 바알즈붑에게 가느냐고 책망한다.

엘리야는 여러번 왕이 보낸 군인들을 죽게 한 뒤에 마지막으로 왕에게 와서,

              그가 이방신에게 문의하러 간 죄로 죽으리라고 한다.

예언대로 아하지야는 죽고 그의 아우 여호람이 왕위에 오른다.

 

⇒엘리야 전승에 속하는 이 보도는 바알 숭배로

              주님의 분노를 산(1열왕 22,53) 아하지야에게

              다른 신에게 문의하러 신하들을 보낸 사실을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배신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게 벌을 내림으로써 하느님의 절대권을 수호한다.

 

⇒엘리야와 엘리사의 행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그들이 정치에 개입한 것이고, 둘째는 기적이다.

엘리야와 엘리사가 행한 기적들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유형으로 되어 있다.

즉 ①적을 멸망시키는 불을 하늘로부터 내려오게 하는 것과 같은

              전투형태의 폭력적인 기적,

②계속 다시 채워지는 항아리와 같이 마술처럼 보이는 행위,

③과부 아들을 살리고, 예언자 단체의 수많은 형제들을 먹이며,

           나병환자 나아만을 낫게 해 주는 것과 같은 자비로운 기적들이다.

 

                             <전기예언서, 이홍기, 분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