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탈출기 공부

이스라엘이 에집트를 떠나다(13,17-14,4)

윤 베드로 2023. 2. 15. 14:16

17파라오가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낼 때, 하느님께서는 불레셋인들의 땅을 지나는 길이

가장 가까운데도, 그들을 그곳으로 인도하지 않으셨다.

하느님께서󰡐그들이 닥쳐올 전쟁을 내다보고는 마음을 바꾸어,

에집트로 되돌아가서는 안되지.󰡑하고 생각하셨던 것이다.

18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백성을 갈대바다에 이르는 광야 길로 돌아가게 하셨다.

이스라엘의 자손들은 전열을 갖추고 에집트 땅에서 올라갔다.

19모세는 요셉의 유골을 가지고 나왔다. 요셉이󰡒하느님께서 반드시 여러분을 찾아오실

것입니다. 그때 여기서 내 유골을 가지고 올라가도록 하십시오.󰡓 하고

이스라엘의 자손들에게 엄숙히 맹세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20그들은 수꼿을 떠나 광야 가장자리에 있는 에담에 진을 쳤다.

21주님께서는 그들이 밤낮으로 행진할 수 있도록, 그들을 앞장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기둥 속에서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 속에서 그들을 비추어주셨다.

22낮에는 구름기둥이, 밤에는 불기둥이 백성 앞을 떠나지 않았다.

 

14-1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너는 이스라엘의 자손들에게, 되돌아가서

믹돌과 바알-스본 앞 바다 사이에 있는 비-하히롯 앞에 진을 치라고 일러라.

너희는 바알-스본을 마주하고 바닷가에 진을 쳐야 한다.

3그러면 파라오는 이스라엘의 자손들이 광야에 갇혀 아직도 이 땅에서 헤매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4내가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면, 그가 그들의 뒤를 쫓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파라오와 그의 모든 군대를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어,

에집트인들에게 내가 주님임을 알게 하리라.󰡓 그들은 그대로 하였다.

 

*파라오는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게 되었다.(13,17) :

Is: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었다.

             오랜 세월 노예 같은 생활에 짓눌려 오다가

              해방이 되어 떠나가는 그들의 기쁨이 얼마나 컷을지 상상해보자.

                            - 8.15광복절 때의 감격

 

그런데 성서 본문에는 : 해방의 기쁨에 대한 묘사가 없다.

     왜냐하면 변덕 많은 파라오가 언제 마음을 바꾸어 추격해올지 몰랐기 때문에

                     그들이 완전히 마음을 놓기에는 일렀기 때문이다.

 

이 해방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한 일이란 다만 야훼 하느님의 지시에 따르는 것뿐이었다.

출애굽기의 앞부분이 : Is 백성이 당한 억압과 거기로부터의 해방에 관한 증언이라면

이제부터의 뒷부분은 : 그 자유를 지키고 보존하시는 Ɵ의 업적에 대한 증언이다.

 

*하느님께서는 :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을

            곧장 블레셋 땅으로 가는 길로 인도하지 않으시고,

            ‘홍해바다에 이르는 광야 길로 돌아가게 하셨다(17-18).

- 출애굽 경로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 이견이 많다.

 

블레셋 땅으로 가는 길 : 에집트에서 가나안으로 가는 가장 짧고

                    (걸어서 4-5일정도) 가장 편한 직통길이다.

에집트에서 출발하여 시나이 반도의 북쪽 끝인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팔레스티나로 이어지는 이 길은 예로부터 국제 交易路로 아주 중요시되었다.

에집트 왕들이 아시아를 정벌하러 갈 때도 이 길을 사용하였고,

반면에 이 길을 통해 아시아 쪽에서 공격해 올 가능성이 컸기에

                 이 길을 지킬 필요성도 높았다.

   (라므세스 2세 시대의 자료 : 에집트 군사요새, 정류장, 급수장들이 많았다)

따라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언제 변할지 모르는 파라오의 추격을 피해

                이 길을 피한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애굽기를 쓰고 있는 저자는 :

                  아주 오랜 세월 후에 이 사건을 기록하면서

                   블레셋으로 가는 직통 코스를 택하지 못한 이유를

                  “하느님께서 이 백성이 에집트로 되돌아갈까 염려하셨기

                                       광야로 인도했노라고 설명한다.

 

그러니까 성서본문은 : 역사적인 사실 + 저자의 신학적 해설까지 덧붙여서

                                         전해준다.

말하자면 저자가 볼 때,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인도하신

                특별한 뜻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여기선 에집트로 되돌아갈까 염려하셨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 출애굽 사건이 하나의 위대한 출발점이라면,

          광야라는 무대에서 진행되는 자유 보존의 노력은 일련의 과정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표현되는

           야훼 공동체 사회의 건설이다.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광야에서의

                     특별한 체험들(하느님과 백성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이 필요했던 것이다.

 

*광야는 : 인간이 머물러 살기엔 지극히 부적합한 땅이다.

                (생명체가 드물고, 모래와 흙, 바위로 이어진 끝없는 벌판, 적막함, 밤낮의 기온 차이....)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통과하면서 겪은 위기의 유형은 :

무장한 적으로부터의 공격(14,17. 민수 21)

목마름(15,17. 민수 20)

굶주림(16. 민수 11)들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 Is 백성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위험요소는 에집트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다.

 

*척박한 불모의 땅 광야는 :

끊임없이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므로,

스스로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무력함을 고백하고,

                   생명의 하느님만 찾으며,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의 자비를 갈망하면서, 하느님을 체험하는 장소로서,

                    그들을 성숙시키는 생명의 양육 터였다.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안에서 광야는 이렇듯 시련의 장소 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느님 은총을 체험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예수와 바울로, 초대교회의 교부들, 많은 수도자들이 사막을 찾았다.)

 

물론 오늘날 이야기하는 광야는 지리적 환경뿐 아니라

             ‘도시의 광야와 같은 그러한 마음가짐과 삶의 자세까지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19: 이스라엘 백성은 떠나면서 요셉의 유해를 모시고 갔다. :

성조 이야기와 출애굽 이야기를 연결시키는 고리 역할을 한다.[참고 : 17-19E]

또한 이 행동은 상징성이 아주 큰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스라엘의 에집트 체류는 요셉과 함께 시작되었다.

출애굽기 1장에는 요셉을 모르는 파라오가 왕이 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 이스라엘이 에집트를 빠져나가면서 요셉의 유해를 모시고 떠난다는 말은

               ‘에집트와의 완전 단절, 더 나아가 에집트에서의 노예살이라는

               그들의 과거를 청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노예가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으로서의 자유의 생활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밤낮으로 행군하도록,

                 야훼께서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비추시고 이끌어주셨다. [J, 20-22] :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에서 구름기둥, 불기둥은 상당히 중요하다.

야훼께서 그들을 밤낮으로 이끄시고 돌보시며 함께 계신다는 강력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름기둥, 불기둥은 : 출애굽이 아무런 인도자 없는 집단적인 도망이 아니라

                야훼 하느님에 의해 인도되는 해방임을 표현해주는 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