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탈출기 공부

무교절(12,15-20)

윤 베드로 2023. 2. 8. 11:55

15너희는 이레 동안 누룩 없는 빵을 먹어야 한다.

아예 첫날에 너희 집 안에서 누룩을 치워버리도록 하여라.

첫날부터 이렛날까지 누룩 든 빵을 먹는 자는 누구든지 이스라엘에서 잘려 나가리라.

16첫날에 거룩한 모임을 열고, 이렛날에도 거룩한 모임을 열어라.

이 두 날에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너희가 저마다 먹어야 할 것만은 준비해도 된다.

17너희는 무교절 축제를 지켜야 한다. 바로 이날, 내가 너희 부대들을 에집트 땅에서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너희는 이날을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지켜야 한다.

18첫째 달 열나흗날 저녁부터 그 달 스무하룻날 저녁까지, 너희는 누룩 없는 빵을 먹어야 한다.

19이레 동안 너희 집 안에 누룩이 있어서는 안 된다. 누룩 든 것을 먹는 자는

             이방인이든 본토인이든 누구든지 이스라엘 회중에서 잘려 나가리라.

20누룩 든 것은 아무 것도 먹어서는 안 된다.

                  너희가 사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누룩 없는 빵을 먹어야 한다.󰡓

 

*‘누룩 없는 빵을 먹는 무교절도 원래는 해방사건과 무관한 축제였다.

가나안 땅에서 3-4월은 보리 수확기이다.

아빕(Abib)월의 아빕이란 이름의 뜻도 보리의 풋이삭이다.

햇보리를 수확하면서 치르는, 새해 소출이 풍성하기를 기원하고,

               병충해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농경민의 제사의식이다.

 

*‘누룩 없는 빵을 먹는 이유는 :

지난해에 추수한 것은 하나도 넣지 않고(누룩조차도),

                순수한 햇곡식으로 만든 빵을 먹음으로써, 과의 갱신 및 재개의 의식이다.

그러나 성서저자는 : ‘누룩 없는 빵을 먹는 이유에 대해서

                 이집트 땅에서 급히 쫓기듯이 나오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랬다고

                 설명하고 있다. (참고 ; 출애12,34; 12,39 신명 16,3)

(= 12,11,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는 이유와 같다.)

 

*누룩 없는 빵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 :

효소의 분해 및 발효과정을 물질이 썩는 것으로 생각한 고대 사람들은

             누룩을 부패와 타락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런 이유로 인간과 하느님이 화해하고 인간의 영성을 드높이는

        거룩한 제사의식에는 누룩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23,18 ; 레위 2,11 ; 6,9-10)

다만 사제나 봉헌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일부 제물에는 허용하기도 한다.

          (레위6,9-10 ; 23,17-20)

 

*이처럼 두 축제가 합쳐져 첫 달 14일 해거름에 지내는 과월절에 이어

              7일간 지내는 무교절 축제는 :

토양과 작물의 풍요를 기원하던 종래의 주술적인 의미는 사라지고,

             역사적으로 재해석되어 야훼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셔서

             새롭게 창조하신 위대한 시작을 기리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변형된 무교절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자유의 첫걸음, 새로운 생명의 시작,

                 야훼를 섬기는 새로운 생활의 출발점을 뜻하게 된 것이다.

 

누룩 없는 빵 : 무교절에 먹도록 규정된 누룩 없는 빵은 특정한 빵이 아니었다.

           롯이 낯선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급히 구운 빵도 이 빵이었고(창세 19,3),

           기드온이 야훼의 천사를 대접한 빵(판관 6,19-22)도 이런 빵이었다.

           즉 누룩 없는 빵은 누룩 넣을 사이도 없이

                 갑작스럽게 방문한 손님을 접대하는 데 쓰인 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