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창세기 공부

천지창조(창세기 1-2장) 요약

윤 베드로 2014. 3. 14. 13:21

※천지창조(창세기 1-2장) 요약

 

1. 천지 창조 이야기는 : 서로 다른 두 기록자,

                                      즉, 창세기1-2장4절의 기록자와 2장4-25절의 기록자의 기록들이

                                     절묘하게 연결되어 마치 하나의 연속성 있는 이야기처럼 편집되어 있다.

 

2. 이 창조 기록에는 :

          ①저자와 당 시대의 ‘종교적 성격의 자연과학 이론’ 같은 것이 어느 정도 그 바탕에 작용하고 있다.

          ②그러면서 동시에 고대 바빌로니아의 창조 신화인 에누마 엘리쉬 서사시나

                           고대 이집트의 우주 발생론 등에서 나타나는,

                           그런 신화적 요소는 철저히 배격한 이스라엘 특유의 창조 신학

                            증언한다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즉, 여기서는 고대 근동의 종교 사회에서 신격화되던 하늘, 바다,

                큰 물고기(1,21. 탄닌), 큰 빛(태양)과 작은 빛(달), 그리고 땅 등이

                神의 자리에서 물러나 단순한 하나의 피조물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신격화되던 자연이 단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수동적으로 각각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따른

                           자기 기능을 엄격히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서로 뒤섞여 혼돈을 이루던 빛과 어둠은 각각 ‘나누어져서’(1,4)

                         낮과 밤을 주관하는 일을 하며,

                         땅을 뒤덮던 혼돈의 물은 궁창에 의하여 위아래로 분리되고,

                         아래의 물은 한 곳으로 모여 그 경계선을 침범치 않는 바다를 형성한다.

            큰 빛은 낮을 다스리는 기능을, 작은 빛은 밤을 다스리는 기능을 엄격하게 수행할 뿐이다.

 

3.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인간 창조에 관한 부분이다.

     여기서 인간은 비록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신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하지만,

                그 神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은 그리스 사람들이 생각하던 것처럼

                창조 때 신의 불멸적 본질이 인간에게 주입되어 형성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성서는 인간이 神의 갈빗대로 인해 창조되었다고 증언하지 않는다.

     단지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의 사명과 과제 그리고 기능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1,26-28).

 

4. 하느님의 형상을 한 인간은 :

    ①땅을 ‘예배하는 자’가 아니라, 그 땅을 ‘다스리고’(1,26), ‘통치하는’(1,28) 자여야 한다고 말한다.

         즉, 하느님의 형상인 인간에게 하느님의 권한 대행의 자격으로 하늘과 땅과 바다에 속한 새, 짐승,

              물고기 등 모든 것을 ‘통치할’ 과제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연을 신앙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맞추어 ‘통치(관리)할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②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남자와 여자가 평등한 관계 안에서 공존해야 하듯, 그렇게 철저히 ‘공존하는 존재’이다.

                    즉, 단수도 兩性도 아닌 복수로서 창조된 존재이다.

                    바로 이 점을 통하여 인간은 더욱 뚜렷이 자신의 사명과 과제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즉,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과제는 ‘혼자’사는 것을 堊(좋지 않음)으로 보고,

                    이와는 반대로 ‘함께’ 사는 것을 최고의 善으로 보는 데서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을 하느님의 형상으로서 이해하는 곳은 창세기 1장보다

                              훨씬 더 오래 전(기원전 10-9세기경)의 문서인 2장에서도

                              동일한 신학적 사고에 따라 표현되어 있다.

 

5. 2장의 창조 이야기에서는 : 비록 ‘하느님의 형상’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이미 창조의 중심을 ‘인간 창조’로 보고 있다.

    이 이야기는 : 야훼가 바라시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①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생활환경인 에덴동산을 ‘돌보는(통치하는)’

                                            역할을 수행하고(2,15),

                           ②남자와 여자가(2,23) ‘함께 사는’(2,18) 것이다.

                              18절에서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정의하고,

                                            하느님의 형상을 이루기 위하여 인간에게 절대로 필요한 협력자는

                                             결코 하느님도, 아담 자신도, 다른 짐승들도 아닌,

                                             남자의 뼈(갈빗대) 속 깊이에서 취한 ‘여자’라고 역설한다.

 

6. 결론 :

    ①창세 1장과 2장은 : 말씀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는 하느님과 피조물인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각각 다른 표현양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1장은 : 이미 7일, 즉 한 주간제가 실시되고 있던 기원전 6-4세기경

                          이스라엘의 종교생활 관습에 맞추어 쓴 이스라엘 백성의 신관,

                          우주관, 인생관을 담은 전례적 형식의 찬미가이고,

     2장은 : 고대 근동지방의 문학적 특징인 자극적이고 다채로운 설화형식을 빌어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극히 인간적이며 현실적인 모습으로 고백하는 내용이다.

 

   ②이 두 가지 창조 기사는 : 저자, 연대, 저술장소 및 방법이 각기 다르지만 같은 진리를 전해 주고 있다.

                즉, 전능하시고 유일하신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믿음,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과 사명,

                  보시니 좋게 창조된 만물과 내 존재의 의미 등이다.

 

   ③이렇게 하여 창세기 1-2장의 창조 이야기는 :

                모두 한 목소리로 천지 창조의 목적이, 우주 통치의 과제와 인간 공존의 과제,

                    즉, 이웃 사랑의 관계를 지켜 가는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존재인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을 창조하려는 데 있었다는 것을 증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