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이야기가 쓰여진 배경
창세기에는 : 두 가지 창조 이야기가 나온다.
그 중에서 첫 번째 이야기(창세1,1-2,4)는 성서의 첫머리에 위치하지만,
실상은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에 쓰인 글이다.
즉, 이스라엘 백성의 조상들인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의 이야기,
이집트에서 탈출, 40년의 방랑 끝에 가나안 땅에 정착,
판관들의 영도아래 벌였던 주변 민족들과의 전쟁,
왕정제도의 설립과 이스라엘 全盛期였던 다윗과 솔로몬 왕조,
이어서 왕국의 분열과 패망까지 다 겪고 나서 쓴 글이다.
이스라엘은 : 솔로몬이 죽은 해인 기원전 933년에 남북으로 분리된다.
그러다가 북왕국 이스라엘은 기원전 721년 아시리아에 의해서 멸망하고,
남왕국 유다는 기원전 587년 바빌론에게 멸망한다.
그러고는 왕족, 사제, 백성들이 바빌론으로 유배를 가게 된다.
이 유배생활은 고레스의 칙령에 따라 예루살렘으로 귀환될 때까지 약 50년 동안 지속되었는데,
이렇게 이민족의 땅인 바빌론에서 쓰라린 유배생활을 하면서
유다의 제관들은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를 썼다.
유배 중이던 제관들이 : 창조이야기를 쓰게 된 데는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
①이스라엘 백성은 이민족의 땅에서 오랫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유배 이전에 철저히 지켰던 안식일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그러자 제관들은 안식일 준수정신을 되살릴 목적으로 창조이야기를 작성했다.
창조주 하느님도 엿새동안 일을 하시고 이레째 되는 날에 쉬셨으니,
인간 역시 안식일에는 쉬어야 한다는 것이 창조이야기를 쓴 본래 의도였다.
②하지만 창조이야기에는 : 단순히 안식일을 잘 지키게 하려는 의도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야훼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 약화되었다는 증거였고,
제관들은 이런 위태로운 상황을 극복할 방도를 찾아야만 했다.
제관들은 창조이야기를 통해서 야훼께 대한 신앙을 상실한 위험에 처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시 야훼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심어 주려고 했던 것이다.
※① 안식일 정신⇗, ② Ɵ신앙⇗
이스라엘 백성의 바빌론 유배기간은 : 희망의 빛이 전혀 없었던 시기,
곧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비유될 수 있는 시기였다.
왜냐하면 백성을 보호해 주는 울타리 역할을 하던 나라가 바빌론에 의해 패망했고,
이로 인해 야훼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 θ이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하시면서 돌보신다는
약속의 표징인 다윗 왕조, 성전, 가나안 땅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이스라엘 백성은 : 심각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①‘이스라엘을 돌보시겠다고 여러 번 약속하셨던 하느님은 이제 우리를 완전히 버리셨다는 말인가?
②그동안 철석같이 믿어 왔던 야훼는 거짓 神이 아닌가? 아니, 그런 神이 과연 존재하였는가?
이런 회의적인 물음에 대해 : 당시 백성의 지도자이며 신앙의 스승이었던 제관들은
창세기 1장의 창조이야기로써 대답한 것이다.
제관들은 : 이 이야기를 통해서 이런 말을 하고자 했을 것이다.
①우리 선조들이 믿어 온 야훼 하느님은 하늘과 땅, 바다,
해와 달을 만들어 내시고 다스리시는 강한 분이다.
②아무 것도 없는 데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분이다.
③지금은 비록 우리가 어둠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지만,
해와 달과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이 언젠가는
당신의 전능하신 손을 펼쳐서 우리를 어둠에서 해방시키시고
다시 빛 속에서 살게 하실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창세기 1장의 창조이야기는 :
능력의 창조주 하느님, 신의를 지키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고백이자,
어둠에 굴하지 않고 희망의 빛을 찾으려는 노력의 표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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