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윤 베드로 2016. 7. 28. 08:06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루카 5,10)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 안에서도 특별한 시간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묻고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 다.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그런 시간을 선물로 받고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한평생을 주님 위해 걷겠다고 땅에 엎드린 새 부제와 새 사제들을 맞이했습니다. 내일은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설 명절이고,

          수요일은 주님의 수난과 부활 준비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명절 때문에, 전례 때문에 서로 한자리에 모여 사랑의 마음을 나눌 수 있습니다.

또 인생에 있어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이사야, 바오로, 베드로의 삶에서 더욱 깊이 새겨볼 수 있습니다.

입술이 더러운 사람 이사야, 교회를 박해한 바오로, 죄 많은 베드로의 삶의 모습은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쳇바퀴 속에서 살다 보니 하느님을 잊고, 이웃을 잊고, 가족을 잊고,

           자신마저 잊고 사는 부족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 정화의 손길, 주님 함께하심을 체험하면서 이사야, 바오로, 베드로의 삶은 달라졌습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라고 이사야는 열정에 넘쳐 나섭니다.

 

바오로는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부활을 전하는 사도로 바뀌었습니다.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람을 낚기 위해 예수님을 따라나섭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삶의 기준이, 삶의 모습이 달라진 것 입니다.

우리 자신이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따라나섰던 그때를 떠올려 봅시다.

누가 선뜻 주님 앞에 나설 수 있습니까? 한없는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주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온전히 맡겨드리며 시작한 신앙생활이 아닙니까?

사랑이신 주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불러주고 계십 니다.

우리가 각자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사람을 낚으라고 힘을 주십니다.

그러므로 하루하루의 삶 안에 서 주님의 부르심을 듣고 믿고 따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그때의 그 마음이 지금도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 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을 전해 받았고, 그 신앙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앙이 나의 삶에 있어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일러주는 나침반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길을 충실히 걸으려고 애쓰는 우리가 복음 선포자요, 사람 낚 는 어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삶의 자리에서 그물을 던져야겠습니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님!

          온 땅에 그분의 영광이 가득하다.”(이사 6,3)는 노래가 천상만이 아니라

          이 땅의 곳곳에서 울려 퍼질 것입니다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서울주보 201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