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기적을 바라십니까?

윤 베드로 2016. 7. 26. 16:23

기적을 바라십니까?

 

지금도 혼인은 민족이나 나라에 관계없이 가장 큰 경사 중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 활동하셨던 때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유다인들에게도 혼인은 하느님의 자녀에 대한 축복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일이었고,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며칠씩 함께 머물며 잔치를 벌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혼인은 성경 안에서 종말에 있을 하느님 나라의 풍요로움 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됩니다.

 

요한복음 안에서 전해주는 ‘카나의 혼인잔치’는 예수님 께서 처음으로 행하신 표징입니다.

물을 질 좋은 포도주로 바꾸신 카나에서의 첫째 표징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합니다.(2코린 5,17 참조)

정결례에 쓰이던 독을 사용해서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 주로 바꾸셨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잘 나타냅니다. 구약 을 완성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말하는 셈입니다.

 

복음서의 기적이나 표징들은 모두 예수님의 신원을,

             예 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드러내기 위한 사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있었던 표징은 예수님께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는 분이심을,

       그분이 바로 구약의 약속을 완성해가는 분이심을 이야기합니다.

요한복음은 그 것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요한 2,11)

예수님의 표징은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그렇기에 표징과 기적에 대한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항상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의 반응을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기록합 니다.

특별히 요한복음은 제자들로부터, 니코데모, 사마리아 여인, 왕실 관리의 아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예 수님을 믿는 이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요즘도 사람들은 기적을 바라고 찾습니다.

또 많은 경우 에 그 기적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원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절박하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지금도 기적은 있습니 다.

기적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그것을 통해 믿음을 굳세게하는 것이라면

           지금도 여전히 기적은 일어나고 있 습니다.

절망에서도 믿음에 의지하여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나,

                 희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믿음을 통해 위로받는 것도,

                 믿음을 통해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도

                 우리 눈에 쉽게 보이지는 않지만 기적일 것입니다.

큰돈을 벌거나 자신의 노력과 관련 없이 큰 성공을 이루거나,

           다른 이들은 생각치 않은 채 나만의 유익을 위해 청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기적을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세속적인 잣대가 아닌 복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 안에서 여전히 우리와 함께 머물며 우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시는 주님의 기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대학교 (서울주보 2016.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