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윤 베드로 2016. 7. 26. 11:56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하나, 둘, 셋, 어린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날들이 있습니다.

성탄과 축일이나 생일에 선물을 기대하며

           며칠이 하루같이 지나갔으면 하고 바랐던 그 시절의 모습은 미소를 짓게 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항상 설렘을 가져옵니다.

 

오늘 우리는 이제나저제나 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하는 세 사람의 소식을 듣습니다.

가스파르, 멜키오르, 발타사 르라는 동방 박사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오직 ‘유다의 임금, 모든 사람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을 뵙고

                 경배한다는 열망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중에 겪게 된 여러 가지 위험과 굶주림, 목마름, 외로움도

           기쁨으로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별을 따라온 그들은 그토록 손꼽아 기다리던

              아기 예수님을 뵙고 경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정성껏 준비 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린 다음 자기 고장으로 돌아갑니다.

세 사람의 동방 박사들이 예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동방 박사들에게,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드러내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신 이 놀라운 일이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일깨워 줍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알아본 것은 아닙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받아들인 것도 아닙니다.

헤로데와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 역시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듣습니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기 예수님을 배척할 뿐이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한 줄기 빛이 올바른 방향을 알려줍니다.

세상의 어둠, 삶의 어둠, 마음의 어둠을 거둬내기 위해 오신

          생명의 빛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셨습니다.

우리 눈의 비늘, 마음의 비늘을 떼어내고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분은 보이지 않으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의 삶에 빛이 되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심을 믿고 희망합니다.

동방 박사들이 별을 따라 예수님께 왔다면,

                     우리는 세례라는 믿음과 희망의 별을 따라 예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성경 말씀과 성찬의 신비 안에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바치는 은총의 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웃의 육체적, 영적 굶주림과 목마름에 함께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이웃을 통해 우리에게 오시고 당신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그분의 계심을 일러주는 별, ‘시대의 징표’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신 공현 사건은

                 오늘도 우리 신앙인의 삶을 통해 계속되어야 합니다.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서울주보 20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