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생명의 말씀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딸

윤 베드로 2016. 7. 26. 14:05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딸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사제와 신자들끼리는 무조건 사랑 하라고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관계이니,

                서울주보에 쓰는 저의 첫 문장도 강론할 때나 글을 쓸 때처럼 똑같이 썼습니다.)

오늘은 마침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요르단 강에서 요한으로 부터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받은 세례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루카 복음은 하느님의 말씀을 빌려 이렇게 선언합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이 천상 선언은 초대 교회 공동체의 신앙고 백이자,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해야 할 믿음의 근거입니다.

우리 모두가 예외 없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 마음에 드 는 딸인데

       우리가 사랑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언젠가 본당의 세례식에 참여한 어느 교우가 보내준 글의 일부입니다.

교우 여러분들도 자신이 세례받을 때를 떠 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예비 신자들의 환한 모습을 보면서 저의 세례성사 때의 모습이 떠올라 미사 내내 조용한 설렘과 함께

          그날의 기억과 제 신앙생활을 더듬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의 은총이

          제 마음에 이슬처럼 내렸습니다.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25년 전 강 렬한 힘으로 당신의 자녀로 불러 주셨지만,

        저는 세상의 소리만을 듣느라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느끼지 못하는 신앙의 ‘어둔 밤’을 헤맸습니다. 제가 힘들어서 절실히 찾 았을 때 제 기도에 귀를 막고 계신 하느님,

       저를 잊어버리 신 하느님이라고 확신하며, 철저히 외면하고 살았던 시간 도 있었음을

       이제야 눈물로 고백해 봅니다. 세례성사 내내 세상의 죄에서 벗어나기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느님,

       그 리고 넘어진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 살게 하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의 하느님을 향한 믿음과 사 랑이 제 인생의 어떤 고통 앞에서도 숨길 수 없이

       제 삶으로 증거되어 매력적으로 드러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제1독서에서 예수님의 사명이자 세례받은 우리 모두의 사명을 이렇게 선포합니다.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내가 너를…, 민족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풀어주 기 위함이다.”(이사 42,6-7)

세례 축일을 통해서 교회는 예 수님을 믿는 모든 신앙인이 미움과 불신,

       폭력과 테러 등의 죄와 상처로 얼룩진 오늘의 세상에

       구원과 해방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기를 촉구합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하느님으로 부터 성령과 힘을 받고(사도 10,38 참조)

          새로 태어난 것임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영적으로 살고 있는지,

       그리고 평화의 복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 마음에 드는 딸로서

       합당하게 살고 있는지 묵상하는 한 주간이 되 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홍인식 마티아 신부 | 일원동성당 (2016. 1/10 서울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