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어떤 분으로 보느냐
"어느 날 예수께서 혼자 기도하시다가 곁에 있던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루가 9, 18).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보느냐에 관한 것은 예수 시대부터 제기된 질문이었다.
과연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보느냐에 따라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비신앙인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같은 야훼 하느님께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유다교인이냐,
이슬람교인이냐로 나뉜다.
유다교인들은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슬람교인들은 예수를 단지 위대한 예언자로만 인정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어느 날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제자들에게 물어 보셨다.
즉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사람들에게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그 신비를 알려 주셨다.
또 병자를 낫게 해주시고 벙어리, 귀머거리, 맹인 등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대해 주시고
인간적인 존엄성을 회복시켜 주셨다.
이 세상에 오셔서 이러한 일을 행하신 예수님은
이제 이러한 행적을 보아 온 일반 사람들이
당신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셨던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제자들은 당시 사람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데,
대개는 세례자 요한으로 보고 있고,
또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옛 예언자 중의 하나가 다시 살아나신 분이라고 말했다.
세례자 요한, 엘리야, 위대한 예언자는 당시 사람들이 최고로 생각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러한 인물들에 만족하시지 않는다.
그래서 예수님은 다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질문을 하셨다.
이 질문은 예수님 당시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세상 끝날 때까지
각자에게 끊임없이 던져질 물음일 것이다.
"예수님은 과연 누구이실까?" 또 현대인들은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인생관이나 철학관은 달라진다.
무신론자들이나 물질주의자들, 공산주의자들은 예수님을 고작 평범한 인간으로만 볼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그리고 공자와 같이
세계 4대 성인 중의 한 분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으로 볼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보고 있는가?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보느냐?"(루가 9, 20) 하고 질문하신다.
즉 우리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위대한 사람 중의 한 분으로만 보는가,
또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 혹은 하느님으로 보는가,
아니면 인간 중에 뛰어난 분으로만 보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신앙상의 문제이며, 신앙 고백의 문제이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보고 믿는다면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그것은 사도 베드로가 고백한 바와 같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이십니다."(루가 9, 20)라는 사실을 믿는 것이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고 따르는 마음이 예수님을 올바로 보고 믿는 마음이다.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보았기 때문에 일생 동안 그리스도를 믿었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보았기 때문에 주님이시라는 것을 증언하였다.
예수님은 사도 베드로로부터 이러한 신앙 고백을 들은 다음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에 대해 말해 주신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루가 9, 23).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보는 것과 또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
모두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생활 중에 남보다 많은 희생과 봉사가 요구된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결코 안이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남보다 더 큰 희생이 요구되고 또 더 많은 봉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직장에서나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당하는 어려움이 많다.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지킬 것이냐,
아니면 남들처럼 쉽게 행동하고 남들 하는 것처럼
적당히 살아갈 것이냐 하는 생활상의 어려움이 많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매일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다.
예수님은 베드로로부터 당신이 '메시아'라는 고백을 듣고서
그 메시아는 영광과 권력의 메시아가 아니라,
수난과 고통으로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메시아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루가 9, 22).
예수님이 그리스도로서 왜 고난과 고통의 길을 가셨는지….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을 가야 한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루가 9, 23).
"누구든지"란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것이다.
신자들이나 성직자들이나 수도자들 모두가 같은 길을 가는 것이다.
"자기를 버리고"란 자기 자신을 찾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이며,
"제 십자가를 지고"란 각자에게 주어진 여러 어려운 일들을 갖고서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보고 따르는 것이다.
예수님의 질문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봅니까?" 하는 점을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보고 따르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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