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마르 10, 17).
인간은 유한하지만 영원히 살기를 원한다.
영원한 삶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르코 복음에는 어떤 청년이 예수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10, 17)라는
인생의 근본 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것은 일시적이 아니라
영원히 끝없이 생명력을 유지하는 참삶을 말하는 것이고,
현세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세에서 이루어질 삶을 말하는 것이다.
유사 이래로 이 영원한 삶에 대해서는 모든 인류가 추구해 온 것이고,
철학자들과 종교인들이 일생을 통해 탐구해 온 주제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는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부자 청년이 예수께 달려와서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 청년은 부자이기 때문에 먹고 살기에 부족한 것이 없었고
또 그 나름대로 하느님의 계명을 어렸을 때부터 잘 실천해 왔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 청년이 계명을 잘 지켜 온 것에 대해서는
대견하게 생각하시고 칭찬하셨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하셨다.
즉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오라"(마르 10, 21).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의 모든 것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현세적인 것에 애착을 갖지 않고 영원한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자기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자는 죽을 것이며,
예수님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부자 청년은 예수님의 부르심을 듣고
또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해답을 들었지만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재물을 갖고 싶어하고
또한 동시에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하는 본질적인 욕구가 있다.
하지만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고
또 재물이 영생을 얻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예수님은 그 청년의 행동을 보면서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마르 10, 23)라고 말씀하신다.
또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마르 10, 25)라고 하셨다.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르 10, 26) 하면서 놀랐는데
우리도 이 말씀을 듣고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고 놀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느님은 하실 수 있는 일이다"(마르 10, 27).
우리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느님 편에서 보면 가능한 것이다.
영원한 생명, 인간 구원은 인간이 자기 힘으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은총의 힘으로 이룩된다.
물론 예수께서는 우리가 먹고 살아갈 일용할 양식까지 버리라고 요구하시지는 않는다.
우리는 먹고 살아가야 할 양식과 또 자녀들의 교육비, 집의 유지비,
또 내일의 삶을 위해서 얼마간 저축할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은, 그 재산 자체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재산에 대한 애착 때문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은 이 세상에 큰 이해 관계를 가지고
그 재산을 관리하고 늘리는 데 마음을 쓰는 나머지
다른 사람의 빈곤한 처지를 외면할 수도 있고,
또 인간적인 의리보다는 돈에 더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물 자체는 오히려 사람을 기만할 위험이 많고 또 구원을 보장해 주지도 못한다.
이렇게 될 때 그 재산으로 말미암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것이지
결코 물질적인 축복 그 자체를 나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은 우리로 하여금 참된 가치를 위해 투신할 것을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의 축복도
백 배나 받을 것이며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마르 10, 30).
그리스도교의 정신은 버림을 통해서 얻는 것이고,
죽음을 통해서 생명을 얻는 것이며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서 부활의 영광에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신앙인들은 이 세상에서의 삶이 끝난 다음에
공의로우신 하느님 앞에서 심판받고
그 심판의 결과에 따라 영원한 생명이냐 혹은 영원한 벌이냐가
결정된다는 것을 믿고 있다.
우리 각자 과연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무엇을 버렸는지
또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또 그것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서
지혜로운 생활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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