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성체 성혈의 성사

윤 베드로 2015. 3. 29. 14:59

●성체 성혈의 성사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떼어 나눠주시며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건네시자

           그들은 잔을 돌려 가며 마셨다.

그 때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나의 피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마르 14, 22-24).

 

1. 예루살렘 시온 산의 다락방

 

예루살렘에 가 보면 멀리서 높은 탑 세 개를 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시온 산 위에 세워져 있는 교회탑이다.

바로 이 탑 아래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드셨다는 다락방이 있다.

바로 이 다락방은 가톨릭 교회의 칠성사 중 다섯 가지 성사,

       즉 성체 성사, 신품 성사, 견진 성사, 고해 성사, 병자 성사와

       관련이 있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은 현재 프란치스코 수사들이 관리하면서 성지 순례객들을 맞아

           최후의 만찬 성체 성혈의 미사를 봉헌한다.

 

성체 성혈 대축일은 그리스도께서 성체 성사를 세우신 것을 기념하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흠숭하고 공경하는 날이다.

마태오 복음에는 예수께서 성체 성사를 제정하시는 내용이 나온다.

성체 성사는 예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드시면서,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주신 것이며,

        또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을 기념하는 제사이다.

우리가 믿는 성체와 성혈은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온전히 살아계신 것이다.

성체 성사는 칠성사 중에서 가장 존엄하고 모든 성사 중의 성사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성사에서는 하느님께서 은총을 주시지만

        성체 성사에서는 그 은총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친히 계시기 때문이다.

또 성체 성사의 설정 과정을 볼 때

            그것은 예수님의 죽음을 앞둔 최후의 만찬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으로도 얼마나 중요한 성사인지를 알 수 있다.

2. 성체 성사의 설립

예수께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실 때가 온 것을 아시고

      그 동안 정들었던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내주시며

      이 성체 성사를 세우셨다.

예수님은 이 중대한 예식을 세우시기 위해 미리부터 준비하셨다.

요한 복음 6장을 보면 예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6, 51)라고 하신 일이 있다.

 

그리고 마르코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저희가 어디 가서 차렸으면 좋겠습니까?"(14, 12) 하고 묻자,

           예수님은 그것을 차릴 방까지 일러 주시며 그 방에다 음식을 차리라고 하셨다.

           이제 음식을 먹는 도중에 예수님은 빵을 들고 축복하시면서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14, 22) 하셨고

           또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드시고는 "이것은 내 피이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14, 24)라고 하시며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게 하셨다.

바로 이러한 예식을 통해서 오늘날의 성체 성사가 성립된 것인데

       이 성체 성사는 우리 가톨릭 교회의 가장 중요한 미사 성제이며,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을 기념하는 최상의 보배이다. 성체 성사의 의미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자.

3. 성체 성사는 최상의 제사이다

예수께서는 이 성체 성사를 통하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보여 주신다.

예수님은 승천하실 때에 "나는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라고 하신 약속대로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또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 13)라고 말씀하셨다.  

 옛날 우리 나라의 심청이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 인당수의 제물이 되었다고 한다.

예수님은 온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인류를 어둠과 죽음에서 구하시기 위해 당신 생명을 희생하신 것이다.

인당수의 제물로 곡식이나 짐승으로는 부족하여 사람 중에서도 처녀를 요구했듯이,

              인간의 속죄와 구원을 위해서도 귀중한 인간의 봉헌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그리스도께서 친히 제물이 되신 것이다.

 우리는 매 미사 때 성찬 예식을 통해 이러한 사랑의 신비를 체험한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최상의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에는 말과 글로 다할 수 없는 진리가 많다.

예수님은 인류에 대한 당신 사랑을 많은 말대신에 암시적이며

              상징적인 만찬 예식을 통해 드러내신 것이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은 문설주에 바른 양의 피로 구원받았지만,

       신약에서 모든 인류는 파스카의 어린양으로 희생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통해 구원받았다.

       즉 예수님은 빵을 들고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하시고

                  또 포도주를 들고 "이것은 내 피다."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바로 예수께서 파스카 축제의 어린양으로서 희생될 음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피로 말미암아 새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렇게 성체 성사는 예수님의 피로써 하느님께 봉헌하는 제사이다.

그러므로 성체 성사는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을 기념하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써 모든 죄악과 죽음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감사드리는 예배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체와 성혈은 우리를 거룩하게 하고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

우리는 이처럼 고귀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생각하면서

           주님의 성체를 올바른 마음으로 모시도록 해야 한다.

사도 바오로가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그 빵을 먹거나 주님의 잔을 마시는 사람은

       주님의 몸과 피를 모독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1고린 11, 27)라고 말하였듯이

       우리는 대죄를 짓고도 남의 체면 때문에 성체를 모신다든지,

       준비도 안하고 장난스럽게 성체를 모셔서는 안 된다.

                                                                                                                                                                                                                                                                       성체는 바로 예수님의 몸이다.

성당에 들어오면 먼저 성체를 향하여 공경을 표하고,

           또 시간을 내어서 성체 조배를 해야 한다.

우리 신자들은 이 성체 안에서 영혼의 양식을 얻고 영적인 힘을 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