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신 예수님

윤 베드로 2015. 3. 30. 21:33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신 예수님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루가 12, 49).

 

1. 구원의 불을 지르러 오신 예수님

이 말씀은 예수님이 평소에 "나는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루가 24, 37)라고 하신

               말씀에 비추어 보아 상당히 역설적이며

               듣는 이로 하여금 아주 도전적이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러면 예수님이 타오르기를 바라시는 이 불은 어떤 불길인가?

그것은 바로 하느님 사랑을 위한 구원의 불길이다.

그 구원의 불은 죄와 온갖 허물을 살라 버리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빛과 열을 발산하는 불이다.

그리고 예수께서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루가 12, 50)라고 하신 것은

           이러한 염원을 간절히 표현한 말씀이라고 보겠다.

이 불은 세상의 이익과 권력 그리고 명예를 탐하는 이들에게는

            분열이 일어나게 하는 불이다.

그리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진정한 평화를 위하고

           하느님이 주시는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선과 악의 싸움은 필연적이다.

선과 악이 싸우고 있지만, 선의 불꽃이 악의 불꽃을 이기는 날 진정한 평화가 시작될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선이 악을 이길 수 있는 날까지

       사랑의 불과 정의의 불을 켜고 평화의 그 날이 오도록 예수님과 함께 가는 사람들이다.

 

2. 불의 유익성과 파괴성

그러면 "불"이란 일반적으로 어떤 성질을 갖고 있을까?

 "불"은 생활 속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불은 먼저 캄캄한 곳에서는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된다.

그리고 추울 때는 꽁꽁 얼어붙은 몸을 녹여 주고 부드럽게 한다.

그리고 불은 음식을 끓여 맛있게 해준다.

그러나 불은 그것을 잘못 사용하는 자에게는 엄청난 재난을 가져오고

          모든 것을 파괴하고 인간의 생명까지도 빼앗는 무서운 결과를 낳게 한다.

그 밖에 불은 또한 마음속에서도 타오르는데

            남녀간에 애정의 불이 붙으면 뜨거운 사랑의 불꽃이 필 것이며,

            또 미워하는 사람들 사이에 붙으면 증오의 불길이 치솟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성전 정화를 위해 채찍을 드신 예수님의 마음에서

        거룩한 분노의 불길을 볼 수 있다.

 

타는 불에는 또한 혼이 있는 듯하다.

'타워링'이나 '분노의 역류'라는 영화에서 보듯이

           '불'은 마치 어떤 혼이 있는 듯이,

            인간의 잘못으로 저질러진 과오를 엄청난 대가로서 보상받으려

            모든 것을 파괴하고 만다.

그러나 그 파괴의 불도 생명을 구하려는 사랑의 불 앞에서는

           사그라지고 불길이 잡히게 된다.

 

3. 마음을 정화시키는 불

우리 속담에 "좋은 쇠는 불 속에서 단련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불은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놔두지 않고 빛과 열을 내어,

            빠른 속도로 다른 모양으로 변화시킨다.

이 단련시키는 불은 우리의 마음속에서도 타올라

           편협주의와 아집을 태우는 불이 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 생활 안에서도 악을 태우는 불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불"은 심판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그리스도께서 이미 이 세상에 오시어 하늘 나라를 위한

          선택의 길을 제시한 이상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냐

           거부할 것이냐 하는 기로에서 갈등을 겪게 한다.

결국 한 가정에서도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리스도교 박해 시절 초대 교회 때에 그러한 경우가 많았으며,

       또 우리 나라 천주교 도입의 선구자이신 이벽 선생도

        바로 이러한 마음의 '불길'로 인해 돌아가셨다.

즉 그의 부친은 이벽이 당시 나라에서 금하던

            천주교 사상의 중심 인물임을 알고 방 안에 가두고 절대 못 나가게 했다.

이벽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교리를 전파하고 싶은 마음이 불 같았지만

           그렇게 하면 부친이 목을 메어 자살하겠다는 말에,

           결국은 방 안에서 답답하게 지내다가 그 '불 같은 마음'을 삭히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었다.

만일 이벽 선생이 천주교 활동을 하도록 부친이 허락했더라면 얼마나 기뻐하였을까?

하지만 세상은 자기 뜻이 옳다 해도 가족의 반대나 나라의 반대로 인해 어찌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벽 선생이 가졌던 하느님 사랑의 불꽃은

             오늘날 우리 나라 한국 교회 신앙의 뿌리가 되고 있다.

 

4. 그리스도인이 태워야 할 사랑의 불꽃

이 지구상에는 질량 불변의 법칙이 있다.

모든 물질은 없어지지 않고 다만 다른 형태로 변화된다는 뜻이다.

불이 지금 보이는 것을 태워서 보이지 않는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듯이

       우리도 예수께서 원하시는 마음의 불을 지펴 죄와 허물을 태워 버린다면

       이제 하느님 말씀으로 빛과 열을 내는 믿음의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인류에 대한 사랑의 불

          그리고 우리의 온갖 죄와 허물을 태우는 불이

          타오르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동참하여

          자신을 정화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희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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