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부활 : 새 생명의 원리 2

윤 베드로 2015. 2. 21. 13:33

●부활 : 새 생명의 원리 2

 

4. 부활 신앙의 위기

 

그리스도교는 이러한 사상들로 인해 오늘날 그 신앙의 참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과 도전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과 도전 속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과연 예수는 누구신가?" 하는 것이다.

예수는 한 인간에 불과한 것이냐, 혹은 예수는 하느님이었는가?

           그 동시대 사람으로서 유다인들 가운데 예수를 박해하던 사람들이

           예수를 때리고 십자가에 못 박을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예수께 대해 "네가 사람인 주제에 어떻게

           하느님 행세를 할 수 있느냐?"(루가 22, 20-71)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예수께서 유다 법정에서 죽음 직전 심문을 받으면서

          증언하신 그 말씀들에 우리의 믿음의 기초를 놓고 있다.

예수님은 진리를 증언하려고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오셨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인간이며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시다는 것이

              우리의 신앙 고백이다.

우리의 신앙은 가공적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인 증언을 토대로 하고 있다.

예수님 스스로 자신의 신분(Identite)에 대한 증언,

           예수님 자신이 진리를 증언하러 오신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분은 죽으셨지만 다시 살아나시어 그 제자들에게 나타나셨고,

           그것을 증명해 주셨고, 제자들은 그 사실을 목숨까지 바치며 증언했다는 사실이다.

현대에 만연하고 있는 근대주의의 사상들의 위험 속에서도

           우리는 이 부활 사건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신앙을 갖고 있기에,

           이 지상 생활 중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충실히 따를 수 있는 요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그 신앙 생활이 우리의 활동에 의미와 가치를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부활은 바로 그 부활의 믿음과 함께

              약속된 사람들의 부활을 의미한다.

그러면 부활에 대한 신앙을 갖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선 먼저, 아무 것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요한 14, 27)

        그리고 "의심을 버리십시오."(요한 20, 27) 하는 태도이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와 신뢰의 말씀에 희망을 가질 때,

      우리는 가장 무서운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리고 죽은 후의 세상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예수님 자신의 증언과 제자들의 증언에 토대를 두고,

           하느님께 확고한 신뢰의 마음을 두어야 한다.

우리가 의심의 상태를 생각해 보면,

          사람이 의심 중에 있을 때만큼 불쌍한 상태는 없다.

의심이란, 예를 들어 말하자면 어떤 사건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의 혼동이다.

특히 신앙에 대한 의심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부족하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가 부족할 때,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고,

              하느님께 의지하기보다는 인간적인 힘에 바탕을 두고

              세상을 살아가려 한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폐쇄되고, 자신의 힘이 부족함을 느끼며,

              마침내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고,

              경계심의 눈초리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자신과 이웃과 하느님과도 격리되는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께 신뢰와 믿음을 두는 사람은,

           그 어떤 사건이 사실인지 아닌지 불확실한 경우에도,

           신뢰와 믿음의 태도로 인간과 사물을 바라보며,

           분열보다는 일치와 공동의 선을 도모한다.

 

5. 부활은 새 생명의 원리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구원, 특히 죄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대신 죽으셨다.

온 인류의 죄를 혼자 짊어지고, 무거운 십자가에 자신의 몸을 싣고,

     우리 인간들의 죄, 복수심, 증오심, 미움, 무관심,

      이기심의 못에 찔려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그러나 그분은 한 알의 밀알로서 더욱더 많은 새 생명을 주시기 위해,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다시 살아나셨다.

그분은 자신의 부활로써 새 생명의 원리인

          사랑과 용서와 기쁨과 평화로 새 생명을 주시며 만물에 가치를 주신다.

부활을 체험하고 믿는 우리가 하는 모든 선한 행동에 가치를 주는 것이다.

이것은 세상에 만연된 거짓과 분열과 폭력은 일시적인 승리를 하지만,

           사랑과 용서와 하느님께 대한 순종은 영원한 승리를 한다고 가르쳐 주는 진리이다.

           "그분은 살아 계십니다."(로마 14, 19)라고 외쳤던

           초대 교인들의 믿음이 우리의 것이 되고

           이 신앙은 우리로 하여금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적인 실천을 힘 있게 도와 주는 원동력이 된다.

그것은 또한 죽음과 거짓과 폭력을 이기는 힘이다.

부활을 믿는 우리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부정과 폭력과 죄악과 죽음의 권세에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는다.

예수 부활은 우리에게 새 생명의 원리를 주며

       우리가 그 원리대로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증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6. 예수 부활은 그리스도인 윤리의 기본 바탕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다른 인생관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떻게 구분되는가?

즉 그리스도교 윤리의 특수성의 토대가 어디에 있는가의 문제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 부활 사건에 근거한다.

부활, 이 세상에서의 죽음 후에도 영원히 살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 속에

         우리는 '이미 지금, 이 세상에서부터' 영원을 사는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예수 부활의 증인들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인간들의 구원의 길을 부활에 두며,

       윤리적 행동의 가치를 세상에서부터 구체화시킨다.

그리스도인의 윤리는 그러므로 특수성과 보편성을 갖고 있으며,

       현재와 미래를 위해 그리고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연결하는 구체적 행동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사도 바오로의 말처럼,

        만일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아니시며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라면 우리의 모든 믿음은 허구이며,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련하고 불쌍한 자가 될 것이다(1고린 15, 14-19).

 

7. 하느님께서 예수 부활을 통해 주시는 선물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주님께서 선물과 복을 안 주시기 때문이 아니라,

           주시는 선물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거나,

           혹은 느끼지 못하고 감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주는 것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

내가 무언가 물질적인 선물을 주고, 해주고…,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랑의 핵심은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이다.

성숙한 사람은 남의 작은 선물일지라도 기쁘게 받아들일 줄 알고,

           또 그것을 베푸는 사람을 기쁘게 해준다.

부활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시고자 한 가장 고귀한 선물,

           영생의 선물을 보여 주신 것이다.

우리는 이 새 생명의 선물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하여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새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의 신앙 생활은 결코 허구나 장난이 아니다.

그 신앙은 때로는 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하며,

              또한 구체적 인간이었던 예수님의 삶과 인생 안에 근거해야 한다.

그분의 일생, 죽음을 넘어 부활로 이어지는 삶 속에서 보여 주셨던

           새 인간의 모습 속에, 우리 그리스도인의 실존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예수 부활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우리 각자의 구체적인 인간을 사랑하고 계시다는 믿음에 대한 확신을 갖자.

또 하느님께서 모든 인류의 소망, 죽음을 극복하여 영원한 천상 복을 주시고자,

      천상 왕국의 시민으로 우리를 불러 주셨다는 믿음을 갖고,

       그에 감사드리며, 우리 모두 그 자리에 초대받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하여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살며 영원을 지향하는 '새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