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대, 십자가, 감실 등이 먼저 눈 안에 들어옵니다.그러면 성수대에 오른손을 모아 성수를 찍어 십자성호를 그은 후 인사를 합니다. 어디에 먼저 인사를 해야 할까요? 제대일까요? 감실일까요? 아니면 십자가입니까?
정답은 제대(祭臺)입니다. 우리가 어느 가정에 초대를 받았다고 합시다. 가장 먼저 그 집의 주인을 찾아 인사를 한 다음 초대받아 온 또 다른 손님들과 인사를 함께 나눕니다. 마찬가지로, 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께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제대는 그리스도의 상징입니다. 제대는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기념하는 성찬례 즉 미사가 거행되는 거룩한 장소입니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1베드 2,4)
그리스도 공동체가 그리스도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제대 없이 그리스도를 언급할 수 없습니다. 제대 위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점이자 원천인 성찬례가 거행되기에 성당의 중심은 언제나 제대가 됩니다.
사제가 미사를 집전할 때 제단에 올라 가장 먼저 그리스도의 상징인 제대에 인사를 드리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독서 봉사자도 감실이나 십자가가 아닌 제대에 인사를 드리고 독경대로 가는 것이 옳습니다.
감실(監室)은 제대 위에서 거룩히 변모하신 성체를 모셔두는 곳입니다. 교부(敎父)들은 예수님의 육신을 잉태한 마리아의 태(胎)가 바로 최초의 감실이며 모든 감실의 원형이라고 하였습니다. 성체를 따로 모시는 이유는 병자를 위하여, 혹은 어떤 사정으로 미사에 참여하지 못한 신자에게 성체를 영해 주기 위한 전례 공간입니다. 또한 미사 때 남은 성체를 보관하며, 빵의 형상 속에 계신 임마누엘 그리스도를 흠숭하기 위해서 성체를 모셔두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감실이 교회를 형성하는 원천인 미사를 거행하는 제대보다 더 중심일 수는 없습니다. 감실은 그 자체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제대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고 그리스도의 현존을 표시하는 장소이기에 그만한 존중을 받는 것입니다. 제대와 연계되지 않는 감실, 성찬례와 상관없는 감실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대는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구원의 표지이며 성당 건축의 중심점이며 미사의 중심 장소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에페 2,20)
글 김지영 사무엘 신부┃독산1동성당 주임 2012년 9월 2일 서울교구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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