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10/3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윤 베드로 2020. 10. 3. 07:56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24
그때에 17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19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오늘의 묵상

성경을 공부하면 할수록, 강론을 준비하면 할수록 ‘성경은 교만한 자 앞에서는 침묵한다.’라는 것을 느낍니다.

성경은 수천 년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쓰인 글입니다.

그리고 이천 년이 넘게 탐구와 묵상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이렇게 장구한 역사를 지닌 말씀, 하느님의 섭리 속에 주어진 이 말씀을

          고작 몇 년 공부한 사람이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제아무리 똑똑하다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지식으로 성경 말씀을 다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교회는 시에나의 가타리나, 아빌라의 데레사, 아기 예수의 데레사

          이렇게 세 성녀에게 ‘교회 학자’라는 칭호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면면을 보면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시에나의 가타리나 성녀는 세상을 떠나기 3년 전 글을 배웠습니다.

그의 저작들은 대부분 그가 구술한 것을 다른 사람이 옮겨 쓴 것이라고 합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도 수녀원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에 공부를 포기해야 하였습니다.

그래서 17살까지만 공부하였습니다.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24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14살에 수녀원에 들어갔기에 그리 오래 공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들이 교회 학자라고 불릴까요? 지식의 차원으로만 하느님을 아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똑똑하지는 않지만 부족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겸손되이 인정하고

          하느님께 다가가는 이들,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드러내신다는 것을

          교회가 선포한 것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