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9/5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윤 베드로 2020. 9. 5. 08:38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5
1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로질러 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
2 바리사이 몇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아무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집어서 먹고
         자기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5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은 구원의 완성과 그 기쁨을 노래하는 복음입니다.

더 이상의 기다림도, 더 이상의 노력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신 주님을 맞이할 넉넉한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애써 가꾸어야 할 삶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신 주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만끽할 여유가 있으면 됩니다.

오늘 복음에 스며든 시간적 배경도 끝자락의 완성을 암시합니다.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비는 것은 추수할 때의 행동이지요.

대개 성경 안에서, 추수는 이른바 종말의 시간을 가리킵니다.

과도기가 아니라 이제 다 이루어졌음을, 예전의 약속이 이제 다 이루어졌음을 ‘추수’라는 이미지가 밝히 드러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래라저래라 할 이유도, 옳다 그르다 시시비비를 가릴 이유도,

         좀 더 나은 내일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논박할 이유도 없습니다.

완성의 시간에 우리가 할 수 있고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은 먹고 마시며 즐기는 일일 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완성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많이 부족해 보이고, 아직 멀었다 싶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갈지라도 우리는 모두 부자고 성공하였으며,

       그래서 값진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서로 위로하고 배려하며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행여 누가 배고플까, 행여 누가 울고 있을까,

       그래서 행여 누구라도 완성의 시간에 누릴 기쁨의 잔치에서 소외될까 고민하며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참모습입니다.

우리 주인이신 예수님께서는 배고프지 않게 우리를 먹여 주십니다. 그리고 변호해 주십니다.

우리는 뒷배가 아주 든든한 사람들입니다. 너무나 넉넉하여 나눌 수밖에 없는 삶을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멋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