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9/7 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윤 베드로 2020. 9. 7. 07:14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6-11
6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그곳에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7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8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고 이르셨다.
그가 일어나 서자 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10 그러고 나서 그들을 모두 둘러보시고는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그렇게 하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11 그들은 골이 잔뜩 나서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서로 의논하였다.

 

오늘의 묵상

손을 움켜쥐었다 다시 펼쳐 봅니다.

몇 번이고 움켜쥐고 펼쳐 보고, 그러다 잠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손등을 찬찬히 살펴봅니다.

“고생했다, 고생했다 ……. 지금껏 살아온 것만으로도 참 고생했다.”라며 스스로를 토닥여 봅니다.

얼마나 많이 쥐려고 애를 태웠을까요. 얼마나 내려놓으려 참고 또 참았을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더 이상 숨지 마라, 더 이상 기죽지 마라, 그리고 더 이상 너를 다그치지 마라.

그리고 또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얼마나 우리 자신을 인생의 중심에 선보인 적이 있을까 싶어요.

누구 의 아빠,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들 또는 딸로서 인생의 대부분을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고,

       정작 무엇인가 움켜쥐었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한 허망한 손 하나만 남은 것은 아닐까요.

안식일에 합당한 일은 제 이름과 모습을 잃어버린 채 살아온 삶에 대한 보상입니다.

그 일은 우리 각자가 먼저 해 나가야 할 일이기도 하지요.

‘손을 뻗어야 하는 일’, 적어도 그 일을 먼저 하여야만 예수님께서 우리 삶 곳곳에 기적을 베풀어 주십니다.

골이 잔뜩 나서 예수님을 없애려 모여드는 이들은 여전히 손을 꼭 움켜쥡니다.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우기듯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을 줍니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를 잃어 갑니다.

무엇을 쥐고 있는지, 도대체 왜 쥐고 있는지 모른 채 그들은 하느님을 고백하며 하느님을 죽일 것입니다.

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며 말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