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시편 공부

제80편 주님 얼굴을 비추소서(4 ; 8 ; 20절)

윤 베드로 2020. 5. 23. 15:17

80편 : 공동 탄원시편,

이 시편은 고난당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회복시켜 주시기를 탄원하는 기도.

주님의 도움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특히 북부 종족을 위해서 간청되는 것은(2절 이하)

         그들이 유일하게 적군들한테 억압당하고 있기 때문이다(5-8).

그들이 한 때는 하느님이 잘 키우신 포도덩굴이었으나(9-12)

          이제는 이 포도밭이 유린당한다(13-17).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의 구원의 손길이 요구되는 것이다(18-20).

⤷저자는 주님께 이스라엘을 구하시고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하며,

           원수 때문에 닥친 무시무시한 재난으로 인해 슬퍼한다.

 

1. 이스라엘의 신세

1 [지휘자에게. 나리꽃 가락으로. 증언. 아삽. 시편]

2 이스라엘의 목자시여, 귀를 기울이소서,

요셉을 양 떼처럼 이끄시는 분이시여.

커룹들 위에 좌정하신 분이시여 광채와 함께 나타나소서,

3 에프라임과 벤야민과 므나쎄 앞으로!

당신의 권능을 깨우시어 저희를 도우러 오소서.

4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5 주 만군의 하느님 당신 백성의 기도에도 아랑곳없이

언제까지나 노여워하시렵니까?

6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눈물의 빵을 먹이시고

눈물을 가득히 마시게 하셨습니다.

7 당신께서 저희를 이웃들의 싸움 거리로 만드시어

원수들이 저희를 비웃습니다.

8 만군의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2. 하느님이 심으신 포도나무

9 당신께서는 이집트에서 포도나무 하나를 뽑아 오시어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습니다.

10 당신께서 자리를 마련하시니 뿌리를 내려 땅을 채웠습니다.

11 산들이 그 그늘로 덮이고 드높은 향백나무들이 그 가지들로 덮였습니다.

12 그 줄기들은 바다까지, 그 햇순들은 강까지 뻗었습니다.

13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그 울타리들을 부수시어

길 가는 사람마다 그것을 잡아 꺾게 하셨습니까?

14 숲에서 나온 멧돼지가 먹어 치우고 들짐승이 뜯어 먹습니다.

15 만군의 하느님, 제발 돌아오소서.

하늘에서 굽어 살피시고 이 포도나무를 찾아오소서,

16 당신 오른손이 심으신 나뭇가지를 당신 위해 키우신 아들을.

17 그 가지는 불에 타고 꺾였습니다.

그들은 당신 얼굴의 질책으로 멸망해 갑니다.

 

3. 주님의 은혜를 간구

18 당신 오른쪽에 있는 사람 위에,

당신 위해 키우신 인간의 아들 위에 당신의 손을 얹어 주소서.

19 저희가 당신에게서 떠나가지 않으오리다. 저희를 살려 주소서.

저희가 당신 이름을 받들어 부르오리다.

20 주 만군의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80:

시편 저자는 자신의 탄원을 들으시는 하느님을 요셉을 양 떼 같이 인도하시는

                   이스라엘의 목자(80,1)”로 부르고 있다.

이 이름은 이스라엘이 역사를 통하여 체험한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상징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이스라엘의 목자로 부를 때,

             이 이름으로부터 자신들을 인도해 주시는 하느님의 섬세한 사랑과

              인도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시인은 하느님을 이스라엘의 목자로 부르며 위기에 처해 있는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시기를 탄원하고 있다.

여기 광채와 함께 나타나소서” “주의 권능을 깨우시다” “주의 얼굴을 비추소서

         등과 같은 표현들은 하느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실 때 하시는

         구원의 행위들을 표현한 말이다.

 

또한 시인은 하느님을 만군의 하느님으로 불렀다(80,4-7).

여기 만군이라는 말은 이스라엘의 군대, 별들의 군대, 하늘의 군대,

        하늘과 땅에 있는 군대가 가진 힘의 총체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만군의 하느님이란 하느님을 우주의 왕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시인은 이스라엘과 하느님 관계를 목자로, 왕으로 표현한 후,

            또 다시 농부로 묘사하고 있다(80,9-14).

당신께서는 이집트에서 포도나무 하나를 뽑아 오시어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습니다(80,9).”

시인은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로부터 해방되어 약속의 땅에 들어 온 것을

           농부가 애굽 땅에서 한 그루의 포도나무를 가져다가 약속의 땅에 심은 것으로 묘사했다.

농부는 포도나무를 가져오기 전에 이미 모든 것을 준비해 놓았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의 노예로부터 건져 주시고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해 주시기 위하여 이미 그 땅에 살고 있던

          모든 족속을 쫓아내셨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처럼 하느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땅에서 번성하였다.

산들이 그 그늘로 덮이고 드높은 향백나무들이 그 가지들로 덮였습니다.

           그 줄기들은 바다까지, 그 햇순들은 강까지 뻗었습니다(80,11-12).”

여기 산은 이스라엘의 북쪽을 가리키고, 바다는 지중해 즉 서쪽을 가리키며,

               강은 동쪽을 가리킨다.

따라서 본문에서 산, 바다, 강 등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약속의 땅의 경계를 가리킨다.

이처럼 하느님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시고 우리를 인도해 주신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행하는 자는 번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은 이 놀라운 축복을 지키지 못했다.

복된 삶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스라엘이 그 복을 상실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죄를 범하여 스스로 하느님으로부터 떠나는 것뿐이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이 축복을 상실했다는 것은

            그들이 죄를 범함으로 스스로 하느님을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죄를 범하여 하느님을 떠났을 때

          하느님은 원수들의 침략을 허용하심으로 이스라엘로 하여금 황폐케 하셨다.

시인은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께 다음과 같이 탄원하고 있다.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그 울타리들을 부수시어

             길 가는 사람마다 그것을 잡아 꺾게 하셨습니까?

             숲에서 나온 멧돼지가 먹어 치우고 들짐승이 뜯어 먹습니다(80,13-14).”

 

시인은 구원의 손이 주께 있음을 알고 그 앞에 나가 구원을 탄원한다(80,15-20).

그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구원해 주시기를 탄원하고 있다.

하나는 이스라엘이 주님께서 심은 포도나무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의 이유는

           그들이 스스로 죄를 범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회개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죄를 회개하고 하느님께 향할 때에는 언제나 이처럼 구원을 탄원할 수 있다.

그리고 주님께서 그의 얼굴빛을 우리에게 비췰 때 어둠들은 물러갈 것이고

          어둠 가운데서 생명을 잃어가던 것들은 다시 되살아 날 것이다.

따라서 주님께서 그의 얼굴빛을 우리에게 향하시는 자로

          그때가 원수들에게는 패망의 날이 되고 우리에게는 구원의 날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