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에스텔기 공부

에스텔기 3장공부 : 새 재상 하만과 모르도카이가 갈등을 빚다

윤 베드로 2017. 11. 21. 07:49


새 재상 하만과 모르도카이가 갈등을 빚다(3,1-6) 


본문은 아하수에로왕이 하만의 지위를 높이고 모든 대신들로 하여금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도록 명했다.

이처럼 왕이 대신들에게 하만 앞에서 무릎을 꿇으라고 명한 것은

그에게 존경을 표하라는 의미였다.

페르시아의 모든 대신은 왕의 명령에 따라 하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였지만 모르드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가 왕의 명령을 不服하면서까지 하만에게 절하기를 거부했던 것은

그것이 신앙의 문제와 관련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주석가들은 “아각”은 아말렉의 후손으로서

이스라엘과 대적 관계였기 때문에

모르드개가 그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지 모르드개가 하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유대인 모두에게 화를 자초하였다.

“그러자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임금의 시종들이 모르도카이에게,

‘자네는 왜 임금님의 명령을 거역하는가?’ 하고 말하였다.

그들이 그에게 날마다 권하였지만 모르도카이는 끝내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는 유다 사람이라고 하는 모르도카이의 말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보려고 하만에게 보고하였다.(3:3,4)”

모르드개는 대궐 문에 있는 왕의 신복으로 인하여 왕의 명령에 따라

하만에게 절하든지, 아니면 자신이 왕의 명령을 따르지 못하는

 이유를 말하든지 양자택일을 해야 할 때가 왔다.

모르드개는 이와 같은 순간에 후자를 택하였다.

모르드개는 왕의 신하에게 자신은 유다인이기 때문에

하만에게 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본문은 모르드개가 유다인으로서 어째서 하만에게 절을 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언급한 것처럼

신앙의 문제이거나 또는 민족주의적인 문제이거나

둘 중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왕의 신하들은 모르드개의 일이 어찌되나 보고자 하여

하만에게 모르드개에 관한 일을 알렸다.

이들이 한 일을 호기심 때문이었지만 이들이 한 일은

모르드개에게 生死가 걸린 문제였다.

이처럼 우리에게 호기심 정도의 문제가

다른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은 결코 자신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궁지에 빠뜨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하만은 모르도카이가 무릎을 꿇지도 절을 하지도 않는 것을 보고 노기로 가득 찼다.

그러나 모르도카이 하나만 해치우는 것으로는 눈에 차지 않았다.

모르도카이가 어느 민족인지가 자기에게 보고되자,

하만은 크세르크세스 왕국 전역에 있는 유다인들을

모두 몰살하려고 꾀하였다.(3:5,6)”

모르드개의 처신은 지혜롭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문제를 자신만의 문제로 돌리지 못하고

오히려 유다인 전체의 문제로 돌림으로 자기 민족 전체와 관련시켰다.

그래서 하만은 모르드개만 처형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고

유다민족 전체를 멸하고자 했다.

물론 하만도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그는 한 나라에서 왕 다음으로 권력을 가진 대신으로서

백성들을 다스릴 때 공의롭게 다스려야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사유화함으로 국가의 유익과 관계없이 

        사적인 감정으로 죄 없는 수많은 사람을 죽이려 했다.


하만이 유다인 몰살을 꾀하다(3,7-15) 

 

3,7-11 :

하만은 유다인들을 몰살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먼저 추종자들과 함께 제비뽑기를 통하여 유다인을 몰살할 날을 정하였다.

그리고 그는 왕에게 가서 유다인을 몰살할 조서를 내릴 것을 허락 받았다.

하만이 이때 왕에게 유다인을 고소한 내용은

“임금님 왕국의 모든 주에는 민족들 사이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저희들끼리만 떨어져 사는 민족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의 법은 다른 모든 민족들의 법과는 다를 뿐만 아니라,

임금님의 법마저도 그들은 지키지 않습니다. 그들을 이대로

내버려 두시는 것은 임금님께 합당치 못합니다.(3:8)”는 것이었다.

하만의 고소는 당시 유다인들이 페르시아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졌는지 말해 준다.

그들에게 유다인들은 왕의 법률과 다른 법률을 지키는 자로 비춰졌다.

이것은 유다인들이 페르시아에서도 율법을 지키며 살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

결국 유다인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살고 있는 것이

하만에게 빌미가 되어 전멸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의 백성들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것이 

         세상의 비난이 되고, 박해의 이유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영광스런 일이다.

하만이 왕에게 유다인들을 학살하는 일을 위하여

자신의 소유 銀 일만 달란트를 내겠다고 제안 한 것은

그가 유다인들을 얼마나 미워했는지 말해 주고 있다.

이처럼 한 사람 속에 있는 증오는 무고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하만의 증오는 모르드개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생긴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모르드개를 죽이고자 했던 하만과 그의 추종자들은

모르드개로 인하여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다.

하만 자신도 왕의 신하들로부터 모르드개의 행위에 대하여 듣기 전까지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절하지 않는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처럼 이 사건은 사소한 것이었다.

다만 이 사건이 이처럼 한 민족이 전멸할 위기로까지 발전한 것은

하만의 虛勢 때문이었다.

그는 어리석게도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하여 무지했고 

        다만 권력이라는 허세로 둘러싸인 허상만을 보고 있었다.

그러므로 존경 받을 만한 가치도 없는 자신에게 존경의 표를 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노했고 또한 이로 인하여

한 사람도 아닌 한 민족을 전멸하려는 어리석음에 빠지게 되었다.


3,12-15 :

왕이 반지를 빼어 하만에게 주었다는 것은

하만에게 全權을 위임했다는 의미다(3:10).

이처럼 전권을 위임받은 하만은 지체치 않고 자신의 계략을 실행에 옮겼다.

그는 각 주 대신과 각 민족의 관원에게 그리고 각 주의 문자와

각 민족의 방언대로 조서를 쓰고 왕의 반지로 봉인되었다.

이것은 하만이 페르시아제국 내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 가운데

한 사람도 남기지 않으려는 시도였다.

13절은 그가 왕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쓴 조서가

얼마나 잔인한지 말해 주고 있다.

“그런 다음 파발꾼들 편으로 임금의 각 주에 서신이 발송되었다.

아이와 여자 할 것 없이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다인들을 열두째 달인 아다르 달 열사흗날 한날에

파멸시키고 죽여서 절멸시키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하라는 것이었다.”

조서에서 명한 내용을 보면 하루 동안 유다인 모두를 죽이고

그들의 재산을 탈취하라고 하였다.

이 조서는 페르시아 제국 각 곳에 속히 전달되었다.

그러나 이 조서가 악한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자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재촉하는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바깥 제국 전역에서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

나라의 최고 통치자인 왕과 하만은 함께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