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에스텔기 공부

에스텔기 4장공부 : 모르도카이가 에스테르의 개입을 요구하다

윤 베드로 2017. 11. 21. 07:54

모르도카이가 에스테르의 개입을 요구하다(4,1-17) 


4,1-3 :

하만의 음모가 왕의 허락을 받아 페르시아 제국 전체에 공개되었기 때문에 

       모르드개 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이 몰살된다는 계획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옷을 찢고 굵은 베를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통곡하였다.

이와 같은 행위는 모두 비탄을 나타내는 행위다.

특별히 이들이 “금식하며 부르짖었다”는 것은 하느님께 나가

구원을 탄원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하느님의 백성들이 재난을 당하였지만 자신들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에 있을 때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은혜의 보좌 앞에 나가 하느님께 구원을 탄원하는 일이다.

그가 베옷을 입고 대궐 문 앞까지 이른 것은 유다인들의 억울함을

왕에게 호소하려하였기 때문이었거나

또는 왕후 에스더에게 유다인의 소식을 전함으로

그로 하여금 왕에게 호소하게 하려고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4,4-14 :

모르드개의 일이 에스더에게 알려졌다.

왕후 에스더는 바깥세상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모르드개에게 의복을 보냈던 것은

“굵은 베옷을 입고 왕의 문(대궐문)에 들어오는 자는

죽임을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스더는 하닥을 모르드개에게 보내 사정을 알아오도록 했다.

모르드개는 하닥을 통하여 자신이 당한 일과

하만이 유다인을 몰살하려고 왕의 부고에 바치기로 한

銀의 정확한 수효와 또한 유다인을 전멸하라는 수산궁에서 내린

조서 초본을 전해 주었다.

그리고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왕에게 나아가서 유다 민족을 위하여 탄원하도록 부탁했다.

그러나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부탁을 들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페르시아의 법은 왕후일지라도 왕의 부름이 없이는

왕에게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법은 예기치 못한 음모나 암살로부터 왕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 되어온 법이었을 것이다.


이 법은 왕후조차도 예외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왕의 부름이 없이 왕에게 나간다면 죽임을 면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왕을 만나기 원하는 사람은 사전에 왕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때는 왕을 만나기 원하는 목적을 밝혀야 했다.

그래서 에스더는 하닥을 통하여 모르드개에게 자신도

왕을 만날 수 없다고 말하며 자신이 왕의 부름을 입어

왕에게 나간 것이 삼십일이 자났다고 말해 주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왕후인 에스도 조차도 당시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왕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없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모르드개의 마음은 단호했다.

에스더의 사정을 들은 모르드개는 다시 하닥을 통하여

에스더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왕궁에 있다고 모든 유다인들 가운데 왕비만 살아남으리라고

속으로 생각하지 마시오.

그대가 이런 때에 정녕 침묵을 지킨다면,

유다인들을 위한 해방과 구원은 다른 데서 일어날 것이오.

그러나 그대와 그대의 아버지 집안은 절멸하게 될 것이오.

누가 알겠소? 지금과 같은 때를 위하여

그대가 왕비 자리에까지 이르렀는지.(4:13,14)”

모르드개의 단호함에는 지혜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비록 왕후였지만 그 역시 유다인이기 때문에

유다인이 전멸당할 때 그가 왕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무사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하느님께서 유다를 구원해 주시기 원한다면

에스더가 왕에게 나가 탄원하지 않을지라도

다른 길을 통해서 구원해 주실 것을 믿고 있었다.

그러므로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길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단을 가지고 왕에게 나가

유다민족의 구원을 위하여 탄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모르드개의 권고는 하느님께서 유다인에게 고난을 허용하신다면

어차피 죽을 것인데 그때 수치스럽게 죽지 말라는 것이었고,

또한 하느님께서 유다인들을 구원해 주고자 하신다면

그때 구원의 수단으로 사용되라는 권고였다.


4,15-17 :

에스더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권고한 뜻이 무엇인지 알았다.

또한 그는 믿음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유다인들을 구원하기 위한 제물로 드리고자 했다.

이런 그의 신앙은 삼일 간의 금식으로 표현되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자신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유다인 전체의 문제였기 때문에 모든 유다인이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하느님께 나가 탄원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금식하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모르드개를 통하여 수산성에 살고 있는 모든 유다인이

이 금식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모르도카이는 물러가서 에스테르가 자기에게 부탁한 것을 모두 실행하였다.(4:17)”

여기 놀라운 사실은 이들의 모호한 신앙의 태도로부터 발단 된

유대민족의 위기는 이들의 신앙 고백이 확실해짐에 따라

구원의 역사로 전환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페르시아에서 유대민족의 위기는 직접적으로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모호한 신앙의 태도로부터 발단 되었다.

만일 모르드개와 에스더가 처음부터 자신들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밝혔더라면 이로 인하여 개인적으로는 불이익을 당했을지라도

유대민족 전체에 불행을 가져다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김으로 페르시아에서 관직을

유지할 수 있었고(3:4), 또한 왕후가 될 수 있었다(2:10).

자신의 종족과 신앙을 밝히지 않음으로 이들은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러나 그 일은 후에 자신뿐만 아니라

민족 전체에게 파멸의 위기를 가져다주었다.

이런 위기 가운데서 이들은 자신들이 유대인임을 밝혔고

또한 신앙의 고백을 확실하게 했다.

어쩌면 그들이 이렇게 한 것은 자신들이 원했기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으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즉 하느님은 섭리적으로 그들을 이렇게 인도하셨을 것이다.

하느님은 자기 백성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하느님의 백성임을 밝히고

하느님의 백성답게 살기 원하신다.

하느님의 백성이 이렇게 할 때 하느님은 그들의 삶을 책임져 주신다.

그렇지 않고 하느님의 백성이 외부 세계에 자신의 신앙을

공개하기를 꺼려하고 내적으로만 신앙을 지키려 한다면

하느님은 이런 자들을 기뻐하지 않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