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공부/요한묵시록 공부

태양을 입은 여인(12,1-6)

윤 베드로 2016. 8. 30. 16:55

여자와 아기와 짐승(12-16장)


 

이 대목에서 여러 가지 상징적 묘사들을 만나게 된다.

태양을 입은 여자, 그 여자의 아들, 뱀(사탄), 대천사 미카엘과 악마 사이의 대전투 등이 그것이다.

악한 짐승이 지닌 숫자는 육백 육십 육이다.

이 표상들과 이 대목에 나오는 여타의 표상들은 주로 구약성서에서 따온 것으로,

          요한은 이것들을 교회와 그의 큰 적인 사탄 사이의 싸움을 묘사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여기서 사탄은 교회에 박해를 가하고 있는 로마제국을 상징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7. 태양을 입은 여인(12,1-6)


12장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1) 1-6절 : 여인과 용.

2) 7-12절 : 미카엘이 용을 이기다.

3) 13-18절 : 용이 여인을 박해하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묵시록의 본대목을 놓고 ‘이 대목은 이교도들의 설화를 도입했다’는 견해를 보인다. 실제로 에집트나 바빌론 등 고대 신비사상에는 용이 새로 태어날 아기를 삼키려고 여자 앞에 입을 벌리고 서서 대기하고 있다는 설화를 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아주 안전하게 태어나고 곧 피신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 어린아기는 그 용을 멸망시킨다고 대부분의 설화들이 전하고 있다. 이런 유의 설화들이 요한 묵시자가 살고 있던 지역에 두루 퍼져 있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을 참작한다면 요한 묵시자가 본대목과 같은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 조금도 이상할게 없다. 묵시자는 민간설화를 입수하여 내용을 그리스도교화시켜 자신의 묵시내용을 전하는데 적용시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절의 내용은 이사야66,7을 반영시켜주는데, 이사야 66,7에서는 ‘시온’이 해산의 진통을 격고 있는 여인에 비유되고 있다. 묵시12,2의 태어나기로 된 아기는 묵시12,5을 참조할 때 분명히 예수임을 알 수 있다.


[1절]태양을 입고 달을 밟고 별이 열두개 달린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나타난 신비로운 여자는 가톨릭 교회안에서 복되신 동정녀와 동일시해 왔다. 이것은 근거가 있는 해석이다. 마리아가 낳은 약속된 메시아는 사탄의 손에 넘겨져서 십자가에 달려 죽음으로써 당신 아버지의 영광에로 ‘들려 올라가셨다’. 예수께서는 이대목에 나오는 사내아이처럼, 사탄에게 “잡아먹히지”않으셨다. 뿐만 아니라 묵시록의 여자는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어머니와 똑같은 역할을 한다(요한2,1-12; 요한19,25-27).

여기에서 ‘별이 열 두개 달린 월계관’이란 말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의미한다. 요셉의 꿈을 이야기하는 창세37,9-11에서 부족의 시조들인 야곱의 열두 아들들을 별과 동일시 한다. 신약시대에는 이 상징이 교회를 건설하는 열두 사도에게 적용된다.

그 후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고 형들에게 그 이야기를 또 했다. “글쎄, 내가 꿈을 또 꾸었는데 해와 달과 별 열하나가 내게 절을 하더군요”(창세37,9)

 

묵시록의 ‘여자’와 ‘마리아’는 한결같이 하느님 백성을 대표한다. 이 둘은 메시아를 출현시킨 이스라엘이요, 제자들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세상에 탄생시키는 교회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전승이 “태양을 입은 여자” 속에서 마리아를 발견해 온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 여자는 마리아와 같은 구체적인 한 인물을 의미하기보다는 더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여자’와 ‘마리아’의 동일시가 이 대목 전체가 지닌 의미의 전부는 아니다. 이 대목의 목적은, ‘여자’를 그리스도께서 오시가 이전에 박해를 받았고 또 그리스도의 제자들인 자기 자녀들을 통해서 여전히 박해 받고 있는 하느님 백성의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여자’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1) 인류의 어머니인 하와를 상징한다.(창세3,15-20)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창세3,15)

아담은 아내를 인류의 어머니라 해서 하와라고 이름지어 불렀다.”(창세3,20)

2) 옛 계약(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한다.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야훼의 신부로 묘사하였다.

3) 그리스도를 탄생시킨 마리아를 상징한다.

4) 대 환난 시기에 박해에 맞서 굽힘없이 저항하고 있는 신앙 공동체들을 의미한다.


그 여자는 하늘에서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그 여자는 하느님께로부터 온다. 하느님이 그 여자를 보호하고 사방에서 감싸신다. 어떤 이든지 그가 입은 옷이 그 사람을 말해준다. 그런데 그 여자는 태양을 입었다. 그리고 달을 밟고 별들이 달린 월계관을 쓰고 있다. 태양, 달, 별들은 하늘에 있는 것들이다. 또한 묵시록에서 하늘은 하느님의 거처를 상징한다. 따라서 그 여자가 그런 옷을 입고 그렇게 꾸미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하느님이 그 여자, 즉 교회를 완전히 감싸고 보호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구절은 필경 이사야서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이사야서에서는 시온, 즉 하느님의 백성이 아들을 낳으면서 해산의 진통을 겪는 여자로 비유되고 있다(이사야66,5-16). 그리고 어떤 도시나 백성을 여자로 의인화하는 경우가 구약성서에 몇 차례 나오는데, 요한 묵시자도 새 예루살렘을 신부처럼 단장한 여자로 묘사하고 있다(21,1이하).

나는 또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맞을 신부가 단장한 것처럼 차리고 하느님께서 계시는 하늘로부터 내려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묵시21,2)

 

[2절] 이제 산고의 시간이다. 그 여자는 빛을 낳기 위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산고는 예언과 저항을 통하여 하느님의 계획을 빛나게 하려는 노력이다. 그 옛날 시온의 딸은 해산의 고통과 아픔을 겪었지만, 그것은 결과도 없는 헛된 것에 불과했다.

임신한 여인이 몸풀 때가 되어 아파 몸부림치며 신음하듯이, 야훼여, 우리도 당신 앞에서 괴로워하였습니다. 우리는 임신한 듯, 해산한 듯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낳은 것은 바람에 불과하여 이 땅에 구원을 베풀어 주지 못하였습니다. 세상에 인구가 하나도 불어나지 않았습니다.(이사26,17-18)

이스라엘은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구원 역사를 이끌어 가실 한 어린아기를 잉태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메시아를 탄생시키도록 불린 백성이며,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 인하여 그 부르심이 성취되었고 불림움을 받은 백성으로서의 사명을 완수하게 되었다.

 

모든 여인은 태아를 통하여 산고를 잊고 빛을 보게 된다. 그래서 산고는 고통인 동시에 기쁨이다. 요한은 여기서 박해받는 공동체를 이야기하고 있다. 교회는 영광에 이르기까지 박해의 산고를 받게 된다. 그러나 박해받는 공동체들의 고통과 약함 안에서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생명과 참된 행복의 계획이 드러난다.


 

[3-4절]큰 붉은 용’ : ‘악마’(사탄)를 상징한다. 용은 신앙인들과 반대되는 세력이다. 용은 불의한 사회를 낳는 커다란 거짓이다. 용은 커다랗고 붉은 색(불의 색)이다. 용은 폭력을 행사하고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한다. 용은 온 세상을 지배한다(일곱 머리와 일곱 왕관). 그리고 교만하게 신(神)인양 행세한다. 즉 자기 꼬리로 하느님의 군대를 상징하는 하늘의 별 3분의 1을 휩쓴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의 자리를 넘본다. 교회에 박해를 가하고 있는 로마 황제는 교만하게 하느님 행세를 하고 있다. 그는 신앙인들의 피를 흘리게 하고 있으며, 스스로 신(神)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렇지만 요한 묵시자는 교만한 거짓의 약함을 보여준다. 즉 열 개의 뿔을 가졌다는 것이다. 어린양(예수)은 일곱 뿔을 가지고 계신다. 즉 세력과 권세를 모두 쥐고 계신다(5,6). 그러나 용의 머리는 일곱이지만 열 개의 뿔을 가지고 있다. 10이라는 숫자는 인간적인 숫자이며 불완전함을 의미한다. 즉 로마 황제는 하느님 행세를 하고 있지만, 그의 권력은 불완전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바다에서 짐승 하나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열 개의 뿔과 일곱 머리를 가졌는데...”(묵시13,1)

“그 짐승의 몸에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했고 또한 그의 머리는 일곱이고 뿔이 열 개나 되었다.”(묵시17,3)

“...일곱 머리와 열 개의 뿔을 가진 짐승의 비밀을 너에게 말하겠다.”(묵시17,12)

“그리고 네가 본 열 개의 뿔과 짐승은 그 창녀를 미워하여...”(묵시17,16)

 

구약성서 어느 곳에서도 사탄으로 지칭하는 대목은 없다. 그러나 묵시록의 이 대목에 나오는 ‘사탄’은 태고적의 ‘’ 혹은 창세3장에 나오는 ‘’과 동일하다

여자와 ‘늙은 뱀인 큰 용’ 사이의 적대관계는, 여자와 뱀이 영원한 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창세기 3장의 신비로운 예언을 연상시킨다.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창세3,15)

 

커다란 대결

거짓을 일삼는 용, 불의한 사회와 폭력을 낳는 용은 여자 앞에 서 있으며 그 여자가 아들을 낳기만 하면 잡아먹으려 한다. 즉 악은 하느님 백성 앞에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이 대결 역시 예언과 거짓의 대결이다. 하느님의 백성이 과거에 그 대결을 벌였고, 박해받는 공동체들이 현재 그 대결을 벌이고 있다. 태어난 아기 또한 상징적 인물이다.

아기는 1) 하느님 백성, 2) 예수 그리스도, 3) 박해받는 공동체들을 상징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인간을 해치려는 용이 그 여자의 아기를 결코 잡아먹지 못하게 하신다. 하느님은 과거에 당신 백성을 해방시켰고, 예수님을 부활하게 했으며, 저항하는 신앙공동체들을 보홋하신다. 하느님은 박해시대에 공동체들을 보호하고 지탱하신다.


[5절] 마침내 여자는 아들을 낳는다. 그런데 그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하느님의 보호로 하느님의 옥좌가 있는 하늘로 들려 올라간다. 그 사내아이는 기다려왔던 메시아이며 하느님에 의해 그분의 옥좌로 옮겨지게 된 그 사내아이를 해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 아기의 성장과정이나 다른 행적은 생략되고 있다. 그것은 새로 태어난 아기가 씩씩하며 기운이 넘치는 사내아이라는 것을 강조해주는 것이다. 이는 이사야66,7에서 유래된다.

몸을 비틀 사이도 없이 해산하여 진통이 오기도 전에 사내아이를 낳는구나(이사66,7).

 

쇠지팡이로 만국을 다스릴 분’ : 묵시2,27; 19,15에도 똑같은 말이 나오는데, 시편2,9에서 끌어왔다고 본다.


[6절]  그 여자는 광야로 도망을 친다. 이 광야는 출애굽 때를 상기시킨다. 하느님은 그 때 당신 백성과 계약을 맺으셨다. 광야에서 하느님 백성은 약속된 땅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형제애가 넘치는 정의로운 사회 계획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공동체들이 그런 상황에 처한다. 박해를 받지만, 동시에 보호를 받는다. 환난이 지속되는 동안 일용할 양식을 받는다.(만나)

광야로 피신하여 1260일 동안’ : 여기서 1260일은 삼년 반, 즉 완전의 숫자인 7의 절반이며, 이는 불완전한 숫자이다. 이렇게 불완전한 숫자를 사용함으로써 환난의 기간이 오래가지 않고 끝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삼년 반’ 동안에 걸친 ‘적그리스도’(반그리스도) 세력의 박해에서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생명을 부지한 사실을 의미한다. 이 대목은 마르13,14-20과 연관된다.

유다에 있는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가라.”(마르13,14) 묵시록의 본 대목(1-6절)에서는 예수 탄생부터 승천 그리고 마지막 시련(재난)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기간이 아주 짧은 기간인 것처럼 단축 묘사되고 있다. 본 대목의 초점은 독자들이 참고 견디고 있는 박해가 누적되는 악마의 적개심으로 인하여 이제 곧 극도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려주려는 데 있다. 예수 자신이 악마를 거슬러 팽팽한 대결을 벌이면서 생명이 위태롭게 되었다면, 예수를 믿는 신도들이 극심한 박해의 곤경에 처해지리라는 말은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그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의 말도 지킬 것이다. 그들은 너희가 내 제자라 해서 이렇게 대할 것이다.”(요한1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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