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8,16-18(등불의 비유) 묵상
16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17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18 그러므로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우리가 가끔 듣는 말에 "貧益貧 富益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사회적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회적 불평등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는 구호일 뿐,
사회 환경은 철저하게 기득권자들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왠지 오늘 복음은 예수님마저도 가진 자를 두둔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깨닫도록 하시려고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요?
이 세상에서 가진 자와 하느님 나라에서 가진 자는
서로 반대의 뜻을 지닙니다.
세상에서는 채우면 채울수록 창고에 곡식이 쌓여 부자가 되지만,
하늘 나라에서는 세상 것을 버려야 부유한 사람이 됩니다.
하늘 나라에서 가진 자는 자신을 온전히 비운 사람을 말합니다.
세상 것을 비운 자리만큼 하느님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세상 것을 움켜잡고 그것을 자기가 가진 줄로 알고 사는 사람은,
사실은 가진 것이 전혀 없을 수 있습니다.
온통 세상 것에 마음을 두고 사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진 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세상 것에 마음을 두고 있는 만큼
영적으로는 빈곤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세상 것에 초연하고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사는 사람은
비록 가진 것이 없어 보여도 아무것도 부럽지 않는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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