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지도자들의 성실과 봉사

윤 베드로 2015. 5. 5. 16:31

●지도자들의 성실과 봉사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중에 으뜸 가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하늘 나라의 문을 닫아 놓고는 사람들을 가로막아 서서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못 들어가게 한다"

                                                                   (마태 23, 10-13).

 

성서에 보면 공동체의 책임자들과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이들이

           성실한 마음으로 봉사해야 함을 일깨워 주며 말한 것이 많이 나온다.

예수님은 당시 유다 백성의 지도자들이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고발하시며, 그들에게 올바로 살 것을 요구하셨다.

예수님으로부터 질책받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하느님의 법을 연구하고 백성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입장에 있던 그 시대의 지도자로서 존경을 받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율법의 실행과 적용에 있어서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에 바탕을 두지 않고,

           또 법의 정신을 살리기보다는 쉽사리 법대로만 처리하여

           인간의 진정한 구원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율법적 권위나 찾으려 하고

           맹목적인 법 준수를 강요함으로써 하느님의 올바른 뜻을 저버렸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생각하면서,

          오늘날 우리 시대의 지도급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해 본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각계 각층의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고

           보다 정직하고 봉사적인 자세로 살아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여러 계층의 지도자들이 반성해야 하겠지만,

        먼저 자신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보다 더 잘살아 보자는 의미에서

        교회 내의 봉사자들에 대한 태도를 생각해 보자.

 

오늘날도 교회 안에는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교계 제도를 통해

              하느님 백성을 가르치고 지도하고 그들에게 봉사하는

              주교, 사제, 부제의 봉사직이 있다.

과연 오늘날의 교회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이러한 비판을 모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시대 성직자, 수도자들을 위한 좋은 비판의 이야기가 있다.

성직자들은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니까 물에 빠져도 입만 뜨고,

                 수도자들은 좋은 말씀만 듣고 실천하지 않으니까

                 물에 빠져도 귀만 뜬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평신도들은 좋은 여건과 위치에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고 배만 채우니까

           물에 빠져도 배만 뜬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천당에 가 보니 천당에도 주교가 있는 곳과 신부가 있는 곳

          그리고 신자들이 있는 곳이 구분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평신도들이 있는 곳을 가 보면,

           아주 즐겁게 떠들썩하고 시끌벅적하게 서로 기쁘게 대화하고 있고

           다음 신부가 있는 곳을 가 보면 아주 대조적으로 몇몇 분들만이 모여

           그저 대화만 하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 다음 주교가 있는 곳을 가 보면 그곳에는 아주 조용하고 정적만 흐르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를 하고 계신가 하고 보니,

           아직 온 사람이 없어서 그저 조용한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옥에 가 보았는데 우선 그곳에는 회장이 와 있었다.

그곳에서 만나 "아니 이곳에는 웬일이냐?"라고 물으니

              그 회장은 "아냐! 이곳에는 우리 본당 신부님도 와 계시네."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본당 신부에게 가서 인사를 드리니,

           그 신부는 "쉿, 저쪽에 주교님도 계셔." 하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가 비유적으로 혹은 우스운 이야기로 흔히 나옴을 생각해 볼 때,

           한편으로는 농담이겠지 하면서도 또 그것이 시사해 주는 바는 크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남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그 직책이 얼마나 어렵고 충실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것은 교회의 성직자들뿐 아니라, 국가의 지도자들,

           단체의 지도자들, 어떤 공동체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 해당된다.

우리는 모든 이의 공동선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며,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아집이나 독선,

           그리고 권력의 횡포는 반드시 하느님에 의해 판단받으며

           상과 벌의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충실한 책임과 공동선을 위한 헌신,

              하느님께 대한 충실이다.

              "너희 사제들에게, 나 이제 이 분부를 내린다.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아니하고 내 이름을 기릴 생각이 없으니,

               너희에게 내릴 것은 재앙뿐이다. 축복 대신 저주를 내릴 수밖에 없다"(말라 2, 1-2).

 

우리는 하느님께서 말라기 예언자를 통해 구약의 사제들의 잘못을 드러내신 것,

           그리고 복음에서 예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인들의 잘못을 드러내신 것,

           또 오늘날에 와서 시중에 나도는 얘깃거리 등을 생각하면서 성실하게 살도록 해야 한다.

 

사도 바오로는 데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자세와 교우들의 모범적인 태도를 보여 준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권위를 내세울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고 마치 자기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처럼

         극진히 생각하며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며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교우들을 사랑했다.

이러한 태도야말로 현대의 모든 사제들,

           특히 선교사, 사목자들에게 요구되는 복음 전파의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교우들의 입장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것은 예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모세의 자리를 이어 율법을 가르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키라 것이다.

또한 전해진 복음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말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생활화해야겠다.

우리는 이 두 가지 태도를 배우면서 이제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쇄신하며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서로 봉사하고 사랑하는 형제 자매로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