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자캐오의 회개

윤 베드로 2015. 4. 29. 11:13

●자캐오의 회개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루가 19, 9-10).

 

루가 복음에는 예리고의 세관장 자캐오의 회개와 구원에 대해 나온다.

자캐오는 세리였는데, 당시 세리라는 직책은 유다인들에게서 많은 배척을 받았다.

왜냐하면 세리는 유다인이면서 로마 제국의 관리가 되어

      동족인 유다인들에게서 세금을 걷어다가 로마 제국에 바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또 세금을 단순히 걷는 일뿐 아니라 사업의 규모를 보고 세금을 매기는 과정에서

    세금을 적게 내게 해준다거나 많이 내게 하여 어떤 부정 이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리라는 직책은 유다인들에게 배척을 받았고, 죄인 취급을 받았다.

 

1. 예리고의 세관장 자캐오

 

자캐오는 예리고라는 지역의 세관장이었다.

예리고는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가장 오래 된 성곽이 있고

              비옥한 땅을 배경으로 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거주한 흔적이 있으며,

              고고학적으로는 8천 년 전부터 거주 지역으로 형성될 정도로 비옥한 곳이었다.

예리고는 예루살렘과 사해, 갈릴래아를 이어 주는 삼각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곳이었다. 그리고 사람들도 많이 살던 곳이다.

구약에 보면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예리고를 점령하고 들어갔으며,

예수께서 전도 생활을 하실 때 예리고를 수차례 지나다니시며

       맹인도 고쳐 주시고 쉬시기도 했던 곳이다.

이러한 예리고에서 세관장을 지냈던 자캐오는

          여러 가지로 많은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위도 높았을 것이다.

 

그러한 자캐오가 예수께서 그곳을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자기의 사회적 체면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린 아이처럼 앞질러 달려가서 길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가,

           예수님을 보고자 했던 것이다.

예수님은 자캐오의 이러한 소박한 행동을 보시고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가 19, 5)라고 말씀하셨다.

자캐오는 이 말에 얼른 내려왔고 아주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과 그 일행을 자기 집에 모셨다.

그러나 자캐오를 미워하던 사람들은

           "예수께서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구나!"(루가 19, 7) 하며 못마땅해 했다.

그러나 자캐오는 그들의 비판적인 말에 상관없이

           예수께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루가 19, 8) 하고 말했다.

자캐오는 비록 유다인들로부터 배척을 받고 미움을 받고 있었지만,

              예수께서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대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했으며,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이기주의적인 마음을 반성하였다.

이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자캐오는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그분의 인격에 감동을 받고

              자신의 아집과 욕심의 벽을 무너뜨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전환되어 회개하였다.

자캐오는 자기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정말 대단한 결심이 아닐 수 없다.

 

2. 자캐오의 참다운 회개

 

자캐오의 회개는 참으로 솔직한 자기 반성과 선의의 결심에서 나온 것이다.

자캐오의 회개는 남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재산을 나누어주겠다는 것이었으며,

             남을 속인 일에 대해서는 네 갑절을 갚아 주겠다고 하였다.

예수님은 자캐오의 회개를 보시고 기뻐하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루가 19, 9)라고 하셨다.

이처럼 진정한 회개는 본인 자신의 기쁨은 물론이며

           하느님을 흐뭇하게 하고 예수님을 기쁘게 하며,

           또 이웃 사람들에게 자신이 쳐 놓은 벽을 무너뜨리고 친교를 이루게 한다.

 

3. 회개해야 할 오늘날의 자캐오들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신을 반성할 줄 모르며,

           또 자신의 죄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점점 죄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 가는 오늘날의 세태 속에서,

           우리는 자캐오처럼 자발적인 마음으로 회개하여,

           욕심과 아집으로 가려 있던 자신의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과 이웃을 기쁘게 하고 이웃과 참된 친구가 되는 길을 찾아보자.

그리하여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참된 회개의 마음을 가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