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서너잔은 건강에 도움된다는 커피,
마실 때 주의할 것들은?
커피는 이제 우리 국민이 가장 자주 먹는 음식 1위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은 커피를 매주 평균 12회 가량 마시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김치는 주당 11.8회로, 커피 다음으로 많이 먹는 음식으로 꼽혔다. 커피가 끼니마다 먹는 밥보다 더 자주 먹는 기호식품이 되어버린 셈이다.
지난 2월 미국 식사지침자문위원회(Dietary guideline advisory committee)에서 새로운 식사지침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적당한 양의 커피는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커피 섭취가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하루 3~5잔의 커피는 당뇨병과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기억력을 증진시키거나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프랭크 후 교수 연구팀에서도 심혈관계질환 관련 논문 36건(총 128만여명 대상)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커피를 하루 3잔에서 5잔정도 마실 때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하루 5잔 이상 마신다고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미국 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circulation’에 보고한 바 있다.
커피에 들어있는 성분이라고 하면 흔히 카페인을 떠올리지만,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항산화물질 외에도 클로로겐산·마그네슘 등 커피에 들어있는 다른 성분들이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들도 눈에 띈다. 실제로 후 교수 연구팀에서 커피 섭취와 제2형 당뇨병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논문들을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와 ‘카페인을 최대한 줄인 디카페인 커피’ 섭취로 나누어 비교해봤다. 총 28개의 연구논문에
참여한 약 111만 명의 자료를 재검토한 결과, 디카페인
커피도 일반 커피와 마찬가지로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를 마실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양이다.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불면증, 불안감, 심박수 증가, 메스꺼움, 위산 과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중년여성의 경우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거나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데 방해가 된다.
또한 카페인이 숙면에 방해가 된다고 느껴지는 경우, 오후나 저녁 늦은 시간에는 가급적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도록 한다. 자기 전 5시간에서 12시간 이전에는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섭취를 피해야 숙면에 도움이 된다. 단, 카페인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에 따라 알맞게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페인의 일일 최대 섭취 권고량은 400mg 이하다. 임산부는 300mg, 어린이나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에서 커피 1회 제공량당 카페인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커피 믹스에는 평균 48mg, 시중에 파는 커피음료에는 84mg, 커피전문점의 커피 한 잔에는 100~20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커피전문점 커피의 경우 일반 성인은 하루 2잔으로
일일 최대 카페인 섭취 권고량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당 섭취량이다. 커피믹스에는 평균 약 2스푼의 설탕이 들어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하루 설탕 섭취량(25g)의 3분의1에 해당한다. 또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를 통해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생크림 등을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커피에 설탕이나 크림을 추가하게 되면 칼로리가 상당히 높아져, 밥 한 공기 정도의 칼로리를 추가적으로 섭취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설탕과
같은 단순당의 섭취는 오히려 당뇨나
비만 등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
될 수 있으므로 커피는 가능하면 블랙커피로 즐기는 것이 좋다. 단,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앞서 얘기했듯이 여러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커피는 자신에게 맞는 양을 적당히 즐기는 기호식품으로 섭취할 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신혜형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ㆍ영양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