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겨자씨의 성장

윤 베드로 2015. 2. 2. 20:11

●겨자씨의 성장

 

"하느님 나라를 무엇에 견주며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땅에 심을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더욱 작은 것이지만,

           심어 놓으면 어떤 푸성귀보다도 더 크게 자라고

           큰 가지가 뻗어서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된다" (마르 4, 30-32).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비유를 사용하셨다.

예수님의 비유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고

             그 내용 또한 쉬운 것이어서 쉽게 이해된다.

 

예수님의 비유의 소재가 된 겨자씨도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이다.

겨자씨가 무엇인지 잘 알겠지만,

              여름철에 시원한 냉면을 먹어 본 사람은 겨자가 무엇인지 더 잘 알 것이다.

겨자는 냉면의 맛을 돋우어 준다.

'울며 겨자 먹기'라는 말도 있듯이 냉면에는 겨자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겨자는 개자초(芥子草)의 씨를 빻은 것이라고 하는데

           이 개자초는 씨앗 중에서도 가장 작은 것이라고 한다.

그 크기가 바늘구멍보다 더 작기 때문에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씨앗 중 가장 작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겨자씨가 자라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크게 되어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예수님은 복음에서 하느님 나라를 이 겨자씨에 비유하여 설명하셨다.

예수님의 의도를 살펴볼 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이 아주 미미하고 작게 출발하지만

              이 작은 씨가 큰 나무로 성장하듯이

              인간들의 추측을 훨씬 능가하는 결과를 낸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스라엘의 온 지방을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셨지만 별 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셨다.

3년 동안이나 하늘 나라를 선포하셨지만

      그 결과 열 두 제자와 몇몇 부인들이 예수님의 뒤를 따랐을 뿐이다.

여인들은 그 당시 사회적 지위를 가질 수도 없었고

              이렇다 할 권리도 가지지 못했다.

제자라 불리던 열두 제자도 출신 성분이 대부분 어부들이었고,

           당시 동족들에게 외면당했던 세금쟁이까지도 한 사람 끼어 있었다.

           그들은 재산이나 권력도 없었다.

또한 예수께서 비유를 써서 말씀하셨는데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들은 진정 로마의 식민지였던 이스라엘에서도 참으로 미미한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이들에게서 시작되었다.

 

이토록 아무런 영향력이 없던 자들을 통하여 시작된 교회가

           300년도 안 되어 로마 제국의 교회가 되었고,

           2000년이 되어 가는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문화, 종교,

           관습, 정치, 윤리 등의 면에 아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회가 되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이처럼 아주 작게 시작하시지만,

          나중엔 엄청난 일을 이루신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사람들의 지식을 능가하며,

          하느님의 뜻은 인간들의 예측을 불허한다.

 

이 겨자씨의 복음 비유를 통해 우리의 신앙을 생각해 보자.

예수님은 우리 안에 복음의 씨를 뿌리시고 큰 결과를 얻으려 하시는 것이다.

세례를 받은 우리는 복음의 씨가 뿌려진 밭이다.

우리에게 뿌려진 복음의 씨앗은 겨자씨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 작은 복음의 씨앗은 개인과 사회를 위해

           큰 성공을 가져오게 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가 하느님에 대해 아는 것은

           정말 하나의 겨자씨에 불과한 지식이며 믿음일 수 있다.

하느님의 신비 앞에 우리의 믿음은 너무나도 왜소하다.

그러나 그 작은 지식과 믿음일지라도

           땅속의 씨앗처럼 뿌리 내리고 자라나기 시작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엔 겨자씨와 같은 활동이 있어야 한다.

우리 안에 이미 심어진 복음의 씨가 자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밭을 경작해야 한다.

씨가 땅속 깊은 곳에 있거나, 씨가 심어진 곳에 흙이 너무 많이 덮여 있으면,

       씨는 아무 성장도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복음의 씨도 인간이 자신의 안일과 이기심에 집착한다면

       숨이 막혀 자라지 못한다.

 복음의 씨가 자랄 수 있도록 우리 안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우리가 듣고 배운 복음에 대한 지식의 양이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겨자씨와 같은 작은 것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시는 분이다.

문제는 작은 복음의 씨앗이지만

           복음의 진리를 생활 가운데서 얼마나 실천하려고 노력했느냐 하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받은 복음의 지식이 작은 겨자씨와 같다 하더라도

        그것을 가꾼다면 큰 성공을 이루어 마치 하늘의 온갖 새들이 깃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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