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탈출기 공부

모세의 탄생

윤 베드로 2014. 3. 20. 22:05

모세의 탄생(2,1-10)

 

2- 1레위 가문의 어떤 남자가 레위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2그 여자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기가 잘생긴 것을 보고 석 달 동안

그를 숨겨 길렀다. 3그러나 더 숨겨둘 수가 없게 되자, 왕골 상자를 가져다

역청과 송진을 바르고, 그 안에 아기를 뉘어 강가 갈대 사이에 놓아두었다.

4그리고 아기의 누이가 멀찍이 서서 아기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5마침 파라오의 딸이 목욕하러 강으로 내려왔다. 시녀들은 강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공주가 갈대 사이에 있는 상자를 보고, 여종 하나를 보내어 그것을 가져오게 하였다.

6그것을 열어보니 아기가 울고 있었다. 공주는 그 아기를 가엾이 여기며,

"이 아이는 히브리인들의 아기 가운데 하나로구나." 하였다.

7그러자 아기의 누이가 나서서 파라오의 딸에게 말하였다. "제가 가서, 공주님 대신

아기에게 젖을 먹일 히브리인 유모를 하나 불러다 드릴까요?"

8파라오의 딸이 "그래, 가거라." 하자, 그 처녀가 가서 아기의 어머니를 불러왔다.

9파라오의 딸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아기를 데려다 나 대신 젖을 먹여주게.

내가 직접 그대에게 삯을 주겠네." 그리하여 그 여인은 아기를 데려다 젖을 먹였다.

10아기가 자라자 그 여인은 아이를 파라오의 딸에게 데려갔다.

공주는 그 아이를 아들로 삼고, "내가 그를 물에서 건져냈으니`……" 하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

 

*θ께서 : 서서히 출애굽의 준비를 시작하시면서

                     ①하느님은 하나의 지도자로 모세를 선택하시고,

                     ②출애굽 과업을 준비시키시면서,

                     ③모세의 삶에 극적으로 개입하시며 그에게 하나의 사명을 주신다.

 

*파라오의 박해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스라엘 백성이 더욱 더 불어나자,

  파라오는 : 산파를 시켜 이스라엘의 남자 갓난아기들을 없애보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었다.

  ⇒그러자 파라오는 : 이제 몇 사람에게만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온 백성에게 명령을 내려 ‘히브리인들이 계집아이를 낳으면 살려두되

                              사내아이를 낳으면 모두 강물에 던져 버리라’고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억압과 절망 속에서 고통을 당하였지만,

  하느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해방의 싹이 움트도록 보살피셨다.

  하느님은 장차 당신의 해방 계획을 실현할

                모세가 태어나고 잘 성장하도록 숨어서 이끄신 것이다.

 

*파라오는 히브리인의 사내아이는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①파라오의 딸은 그 명을 어기고 히브리인의 사내아이를 구하여 궁중에서 키운다.

                  ⇒모세는 그곳에서 미래의 지도자에게 필요한 역량을 키우게 된다.

                ②또 모세의 어머니가 유모가 되어 직접 모세를 돌보고 키우면서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한다.

                                    ⇒이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이다.

                   하느님은 이렇게 숨어 계신 채 주도면밀하게 일하시고,

                                 당신의 뜻을 펼치실 때 이렇게 인간의 협조를 필요로 하신다.

 

*이 이야기 안에서 : 이스라엘 백성이 곤경에 처해있다는 것을 배경으로 하여

                  장차 출애급 사건의 지도자가 될 모세의 출생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하느님께서 지도자 모세를 유아기 때부터 선택하셨으며

                                   어떻게 준비시키셨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성서에 나오는 유아기 이야기들은 : 어떤 위대한 인물의 유년기의 사건들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그 인물의 생애와 사명을 요약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장차 모세에게 일어날 사건들에 대한 암시는

                                                                                              무엇인가? )

               이야기 안에 담긴 속 뜻, 암시들을 공부해보자.

 

세부해설

 

*1절 ; 레위 家門의 어떤 부부(아버지 : 아므람, 어머니 : 요게벳)가 아기를 낳는다.

           레위인은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었고,

         모세가 하느님의 일을 온전히 수행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레위 가문의 출신임을 강조한다.

 

*2절 ; 사내아이가 너무도 “잘 생겨서...” :

          히브리 원문 그대로 옮기면 “매우 좋았다” 또는 “아름다웠다”로써

         창조기사의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와 同一語句이다.

           즉, 이 말은 : 모세가 외적으로 잘 생겼다는 것 이외에

                          ‘맡은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목적에 합당한’ 者 임을 드러낸다.

                                ⇒나아가 성서저자는 : 이 어구를 사용하여

                              모세의 출생이 또 다른 창조의 시작이자,

                                       새로운 삶의 출발인 중요 사건임을 시사한다.

 

*3절 ; ‘왕골 상자를 얻어다가...’ :

          나일강 삼각주의 진흙지대에 무성했던 ‘파피루스’로서 필기재료로 유명하다.

            원래 히브리어 ‘테바(tevah)'는 노아의 ‘방주’ 와 이곳에서만 사용된 단어이다.

          배와 방주의 차이점은 : 조타장치가 없다는 데에 있다.

                    즉, 방주는 하느님의 자비하신 인도와 보호에만 의지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물로부터 생명을 구원하는 도구로 쓰인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이 아기의 운명은 θ 섭리에 맡겨진 것임을 나타낸다.

                                      (공주에게 발견된 행운을 우연이라고도 보나,

                                                    신앙인의 눈에는 하느님의 섭리)

  ⇒성서 저자는 아기 어머니가 아기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자세히 기록하고있다.

 

*3-4절 ; 어머니는 아이를 누인 왕골상자를 강물에 떠내려가게 두지 않고

                        ‘갈대 숲’ 속에 안전하게 머물러 있게 한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역청과 송진을 발라...) 다 쓴 후에

                          하느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희망 속에 기다린 것이다.

   ⇒아기가 있던 갈대숲(suf)은 : 갈대바다(yam suf)로부터

                구원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암시한다.

      누이가 멀찍이 서서 형편을 살피고 있다.

                 - 아기를 구해주는 사람이 없을 때는 구해주려는 노력...

 

*5절- ; 파라오의 딸이 아이를 발견한다. “히브리인의 아기”임을 알아본다.

            생명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여기서도 여자들에 의해 생명을 건지는 모세.

          ⇒결국 모세를 구한 이들은 모두 女性.

                ①측은지심이 넘친 공주와 그 시녀들,

                ②파라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느님께 희망을 걸고 기다린 어머니,

                ③잠시도 방심하지 않고 기회를 보는 누이 미리암,

               ④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에서 사내아이들을 죽이지 않은 산파들,

               이들이 모세의 생명을 구한 恩人이고, 하느님의 협력자들이며,

                  반면에 모세를 죽이려 했던 사람들은 남성들(파라오)이었다.

  ⇒성서 저자는 여기서,

      여성은 히브리와 마찬가지로 힘없고 미천한 존재이나,

                야훼의 구원 역사는 바로 이런 이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을 거스르는 파라오의 명령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파라오의 딸에 의해서 거부된다.

        또한 공주의 양자가 됨으로써 미래의 출애급의 지도자가 될 모세는

             궁중교육을 받을 기회까지 얻게된 것이다.

       - 그가 히브리인들 사이에서 자랐다면 이런 교육을 받을 기회는 全無했다.

        이렇듯 하느님께서는 당신 구원 사업을 위해 일할 일꾼들이 자기들에게

                  맡겨진 일들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신다.

 

*10절 ‘아기가 꽤 자란 뒤에 어머니는 아이를 파라오의 딸에게 데려 갔다.

          공주는 그 아이를 자기의 아들로 삼고 물에서 건져냈다고 하여

                   모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①왕들의 이름 :

    고대 이집트 왕족의 이름은 : 대개 神의 이름에

                                         존경이나 신앙, 종속을 나타내는 말을 결합한 것.

           例 : 투트(Tuth : 文神), 라(Ra : 태양신), 아(Ah : 月神) 등은 신의 이름.

    이러한 신의 이름에 ‘…에게 사랑 받은’, ‘…에게서 태어난’, 이라는

                말을 결합해서 왕족의 이름으로 정했다.

   이집트 왕들 중에는 메스(Mes ; …에게서 태어난),

            또는 므세스(Moses ; 아들 또는 아이) 라는 이름이 붙은 파라오들이 많다.

    ⇒투트모세는 : “투트(神)의 아들”이라는 뜻이고,

       투트메스는 : “투트에게서 태어났다” 또는 “투트가 태어났다”는 뜻.

       람세스 2세(Rameses 2세)의 이름은 : 라(태양신)와 므세스(아들)가 결합되어

                                                    “태양신의 아들”이라는 뜻.

   ⇒이집트인들은 태양신을 다른 신들과 인간들을 낳는 최고 神으로 여겼다.

 

②모세의 이름 :

   히브리인으로 태어났으나 파라오 딸의 양자가 된 모세는

                      이집트 왕족의 이름을 따랐을 것이다.

  원래 모세의 이름도 : 신의 이름 다음에 “메스”나 “므세스”라는 말이 결합된 것.

          그런데 후대에 어떤 이유로 신을 가리키는 부분이 없어지고

          오늘과 같이 모세라는 뒷부분만 남았을 것으로 추정.

  ⇒ “모세”라는 이름은 이집트語로 “머서우(아들)”를 뜻.

        모세라는 단축된 형태의 이름은 : 그 당시에 친숙한 사이에 널리 사용된 호칭.

         ․따라서 모세가 궁중에서 살았을 때부터 그렇게 불렀을 수도 있고,

        ․또는 그가 히브리인들 사회로 복귀했을 때

                 히브리인들이 “물에서 건져졌다”라는 히브리어의 의미로

                                     “모세”라고 불렀을 수도 있다.

  ⇒모세는 : 히브리어로 ‘모셰(Mosheh)’로

                   ‘마샤(Mashah)’라는 ‘끌어낸다’는 뜻을 가진 단어와

                                                 발음을 비슷하게 하여...

                  “물에서 건져냈다고 하여...” 라는 설명을 덧붙여서

                    이름에서부터 자기 백성을 에집트에서 ‘끌어낸 자’라는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

 

※공주는 궁중에서 목욕하지 않고 왜 강으로 나왔을까? :

   여기서 강은 나일강을 가리키며,

               이 강을 신성시한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강의 특정지역을 정해

             여자들만을 위한 목욕 장소로 제공했었다.

    →이것은 나일강에서 목욕하는 행위를 일종의 종교적 정결 행위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나일강의 힘을 통해 多産과 無病長壽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주석성서).

 

이스라엘 백성은 : 이집트의 잔인한 민족 말살정책 속에서 고통을 당하였지만

①하느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②해방의 싹이 움트도록 보살피셨으며,

③장차 당신의 해방 계획을 실현할 모세가 태어나고,

잘 성장하도록 숨어서 이끄신 것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의 여성의 사회적․법적 지위는 비교적 높았다.

          상속이 모계(母系)쪽으로 이루어져,

            여성들도 유산을 상속받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권리를 가졌기에

                           어느 정도 경제적 독립이 가능했다.

           따라서 공주는 자기 마음대로 즉석에서 유모 계약을 맺고

                      후에 아이를 양자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당시 메소포타미아 법에 따르면,

     유모가 자기 집에서 일정 기간 동안 아이를 젖 먹여 기르면

                그에 대해 삯을 주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기간(대략 2-3년)이 끝나 아이를 데려오면, 그 때 정식으로 양자로 맞았다.

     왜냐하면 당시의 유아 사망률이 몹시 높았기 때문이다(함무라비법 194조 참조).

     모세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밟았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