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7/3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윤 베드로 2021. 7. 3. 07:41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24-29
24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25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28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29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오늘의 묵상

성체 분배를 하다 보면 신자의 얼굴보다는 손을 더 많이 보게 됩니다.

때때로 여기저기 갈라진 틈 사이로 기름 때인지 흙먼지인지 모를 노동의 흔적이 남아 있는 손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험하게 살아 온 세월의 흔적을 보여 주듯 손가락의 한 마디가 없는 손도 있고,

          손바닥에 굳은살이 붙어 나무껍질 같아 보이는 손도 있습니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직접 대화하지 않아도 그가 얼마나 힘들고 고단하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 왔는지를 느끼게 해 주는 손입니다.

성체를 건네는 사제의 손을 숙연하고 미안하게 만드는 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손과 손이 만납니다. 한 손은 십자가의 상처가 남아 있는 손입니다.

뚫린 못 자국의 아픔과 핏자국이 아직 가시지 않은 손이지만, 괜찮다며 먼저 내밀어 주는 손입니다.

또 하나의 손은 확신을 바라는 손입니다. 또다시 실패할까 두려워 믿고 의지하지 못하는 손이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손입니다.

자신의 손짓 하나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오만과 자만의 손이며,

타인의 말과 감정을 듣지도 함께하지도 못하는 매정하고 비정한 손입니다. 그러한 두 손이 만납니다.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손가락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상처 입고 구멍 뚫린 손에 가 닿습니다.
그 한 번의 만남을 통하여 토마스가 모든 것을 깨달을 수는 없었겠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알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상처의 아픔이, 그 십자가 죽음의 고통이 바로 자신 때문이었음을 말입니다.

이 두 손의 만남은 어쩌면 공감의 마음일 것이고, 어쩌면 외면에 대한 미안함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 보십시오.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느낌을 통하여 그의 지나온 삶에 공감하고,

             조금은 미안함이 깃든 사랑을 만나 보셨으면 합니다.
(최종훈 토마스 신부)